기획배경
성공을 맹목적으로 지향하는 자기계발류의 서적보다는 마음에 위로와 자존감을 전하는 에세이 류의 서적이 그 어느 때보다 서점가에서 많이 팔리는 시기다. 그만큼 경제가 어렵고, 탈출구는 잘 보이지 않는 시기다.
출판 역시 경제 상황을 반영하다 보니 에세이들도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위로’를 담은 <아프니까 청춘이다> 같은 류의 에세이가 한 동안 서점가를 휩쓴 후에 ‘독설’로 대표되는 김미경의 <언니의 독설>같은 책들이 그 다음 트렌드를 이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내려놓음’으로 대표되는 책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내려놓음’은 당장 마음의 위안과 안식은 얻지만 사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위로 뒤에 바로 독설이 따랐듯이, 내려놓음 뒤에는 대안에 대한 니즈가 따를 수밖에 없다.
이 책의 출간 이유
는 작가가 대학강단이나 방송, 라이브 TV 등으로 만났던 10만 명 이상의 학생들과 나눈 대화, 이야기, 조언, 생각들이다. 그의 이야기들은 최우선적으로는 실용적이다. 그러면서도 상대방의 마음을 보호하고, 현실적인 대안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구체적이기 때문에 설득력이 있다.
자존감이 중요해지고, 경제는 어려워지는 요즘 같은 시대에 딱 맞는 ‘실용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한 이야기’를 통해 합리적이며 깊이 있는 작가의 사고를 엿볼 수 있다.
● 노력하지 않고 쉽게 얻으려는 도둑놈 심보
책의 제목만 보고 그렇게 판단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작가는 “노력하고 싶지 않은 이유”에 대해 말한다. 노력만으로는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는 시대, 노력에 따르던 보상과 인정이 없어지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노력이 사라진 자리에 운, 인맥, 빽 등이 치고 들어오고 그것들의 존재감 앞에서 청년들은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었다. 자신에게는 주어지지 않았지만 그것이 있어야 세상살이가 편해진다는 것을 알고 난 뒤에는 더 이상 노력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질 않는다. 노력해 봐야 별다른 성과가 없으니까 말이다.
‘노력은 싫지만 성공은 하고 싶다’는 마음을 도둑놈 심보라고 말하기 전에,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노력으로 안 되는 것을 운, 인맥, 빽을 통해 되도록 만든 사람들, 바로 그들이 도둑놈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
● 최선을 다하지 마라, 올인하지 마라, 대충해야 지치지 않는다
교과서에 나와 있지 않고, 부모님께 듣던 말과 반대로 말하는 작가. 작가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그 증거를 제시한다.
와튼 스쿨의 애덤 그랜트 교수는 게으르고, 올인하지 않고, 구체적인 계획도 없는 제자들이 찾아와 투자를 부탁하기에 거절했는데, 나중에 그들이 만든 기업이 기업가치 12조 원을 넘어서 2016년에는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이를 의아하게 여긴 교수가 “도대체 창의적인 사람들은 어떻게 다른가”를 연구하고 책으로 출간하기도 했다.
그의 연구에 의하면 창의적인 사람은 세 가지 면에서 다르다고 한다. 혁신가들은 생각보다 일을 미적미적 미루고, 한 가지 일에 확신을 가지고 올인하지 않고, 수없이 많이 실패했다는 것이다. 전부 끌리는 이야기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들도 충분히 독창적인 혁신가, 오리지널스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니까 말이다.
작가는 자신의 경우를 사례로 들기도 한다. ‘80대 20’의 법칙이 그것이다. 당장 돈 버는 일에 80의 시간을, 당장 돈은 안 되지만 앞으로 유망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20의 시간을 투자하는데,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20이 50이 되고 60이 되는 일이 발생한다. 그만큼 시대 흐름에 부응하는 일이기 때문인데, 이게 50을 넘어서는 순간부터 ‘돈 되는 일’로 바뀌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취준생들이 자소서를 쓸 때도 마찬가지다. 100대 1의 경쟁률에서 자소서를 면밀하게 검토해 개인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기업은 거의 없다는 것이 작가의 말이다. 아무리 길어 봐야 8분 안팎의 시간 동안 심사를 받게 될 자소서에 목숨 걸지 말고, 대충 써서 가능한 많은 곳에 입사 원서를 집어넣는 것이 취업성공의 비결이라는 것이다. 쉽게 말해, 복권에 당첨되려면 1장을 사는 것보다 100장을 사는 것이 확률이 높아지니 한 장 쓰느라 에너지를 다 쓰지 말고 확률을 높이는 데 집중하라는 조언이다.
작가가 대학 강의에서 “자소서 대충 쓰세요”라고 한 말이 수강생들에게 감동을 주었다는 내용은 바로 여기에서 비롯되었다. 사실 취준생들에게 자소서는 입시보다 더한 부담이었기 때문이다.
작가는 사회의 어른으로서, 대학 교수로서, 강사로서의 시각을 내려놓고 철저히 청년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그들이 어떻게 하면 주눅 들지 않고 건강하게 삶을 헤쳐 나갈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혹자는 그의 시각이 시니컬하다고 평가하지만, 낱낱이 읽다 보면 청년들을 향한 그의 따듯한 애정이 느껴진다.
● 도전하지 않는 사람은 실패하지 않는다
‘탈락’ ‘부적격’이라는 도장을 받으면 낙심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결과가 자존과는 큰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선뜻 믿기 힘든 시스템의 기준에 자신이 안 맞을 뿐, 개인의 역량과 생각이 ‘부적절한 것’이 결코 아니다. 자존감이 낮아질 이유가 없고 자신감을 저당 잡힐 필요가 없다. 많은 실패의 경험 과정에서 치명상만 입지 않으면 결국 그 전투에서 획득한 경험치들은 이후 이어지는 후속 과정에 큰 도움을 준다.
다른 도전 역시 마찬가지다. 실패가 싫긴 하지만 그렇다고 실패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실패는 성공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한다. 실패하지 않은 사람은 성공해 본 적도 없을 것이다. 오직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만 실패하지 않을 수 있다.
작가는 지금까지 열여섯 개의 직업을 가졌다. 여러 가지 시도들을 통해서 다양한 경험을 하였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 깨달음을 얻는 등 인생을 풍부하게 살아왔다. 작가는 그러한 경험을 통한 고마움과 나름의 생각들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서 이 책을 썼다. 그리고 이런 세상에서도 ‘잘’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