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의 아내

Osamu Dazai · Novel
12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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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도 ‘아쿠타가와(芥川) 문학상’을 수상한 일본의 개그맨 마타요시 나오키(又吉直樹)는 다자이의 소설을 읽으면 “웃음이 난다”며 그의 ‘유머’ 코드를 끄집어냈다. 자살, 고뇌 등 우리에게 각인된 다자이 오사무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으로 읽기를 요청한 것이다. 다자이 유머의 특징은 「비용의 아내(ヴィヨンの妻)」에서 주인공 오타니의 부인이 술집 주인의 심각한 이야기를 듣다가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리는 느낌을 닮았다. 웃으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이지만 웃음이 새어 나와서 곤혹스러운 그런 유머다. 집안의 기대와 외부의 시선을 신경 쓰며 유곽을 오가며 방황의 나날을 보내고, 마르크스주의 상실에서 비롯한 불안에 빠지고, 약물 중독 증세로 정신과 병동에 입원하며 ‘인간실격’의 충격을 받은 그가 선택한 길은 ‘광대 노릇’이었다. 그것이 인간에 대한 다자이의 마지막 구애였다. 인간을 극도로 두려워하면서도 인간을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던 사람. 다자이에게 유머는 고통을 잊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세상과 이어져 있기 위한 도구였다. 현실의 끝, 지독한 유머. 다자이 오사무를 다시 읽는 법. 『비용의 아내 ? 다자이 오사무 단편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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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의 아내 1947 6 다스 게마이네 1935 56 옮긴이의 말 110 작가 연보 121

Description

2009년은 다자이 오사무 탄생 100주년이었고, 2018년은 다자이 오사무 사후 70주기였다. 국내에서도 다자이 오사무 전집을 비롯해 단편집과 수필집이 출간되었다. 일본에서는 그의 작품이 영화화되기도 했다. 다자이 오사무를 캐릭터화한 애니메이션도 인기를 끌었다. 2015년도 ‘아쿠타가와(芥川) 문학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은 일본의 개그맨 마타요시 나오키(又吉直樹)는 다자이의 소설을 읽으면 “웃음이 난다”며 그의 유머 코드를 끄집어냈다. 다자이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붙던 자살, 고뇌의 이미지와 달리 새로운 세대는 다자이 오사무를 ‘유머’라는 코드로 다시 읽은 것이다. 다자이 유머의 특징은 「비용의 아내(ヴィヨンの妻)」에서 술집 주인의 심각한 이야기를 듣다가 오타니의 부인이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리는 느낌과 비슷하다. 웃으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인데 웃음이 새어 나와서 곤혹스러운 그런 유머다. 여기에는 다자이를 평생 괴롭혔던 아픔이 자리한다. 다자이를 힘들게 한 것은 가문이었다. 그의 본명은 쓰시마 슈지(津島修治)다. 아오모리(青森) 현에서 손꼽히는 대지주인 쓰시마 가문의 여섯째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중의원 의원과 귀족원 의원을 지냈다. 형도 훗날 아오모리 현 지사를 지냈다. 가문의 지위와 여섯째라는 위치에서 오는, 굳이 잘날 것도 없지만 못나서도 안 된다는 묘한 압박감을 그는 「고뇌의 연감(苦悩の年鑑)」이라는 수필에 적은 바 있다. “우리 가문에는 단 한 명의 사상가도 없고 학자도 없다. 단 한 명의 예술가도 없다. 벼슬아치도 장군조차 없다. 실로 평범한, 그냥 시골의 대지주였을 뿐이다. (…) 하지만 이 가문에는 복잡하고 어두운 부분이 한 군데도 없었다. 재산 싸움 따위도 없었다. 다시 말하면, 그 누구도 추태를 부리지 않았다. 지역에서 가장 품위 있는 집으로 손꼽힐 정도였다. 이 가문에서 남들이 손가락질할 만한 멍청한 짓을 저지르는 건 나 한 사람뿐이었다.” 이처럼 다자이는 일부러 열등생처럼 굴었고, 어떤 지저분한 짓이라도 태연하게 하려고 마음먹었다. 집안의 기대와 외부의 시선을 모두 신경 쓴 것이다. 어릴 적에는 우등생으로 살았지만, 무거운 존재였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존경하는 작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龍之介)마저 사망하자 다자이가 충격을 받고 유곽을 오가며 방황의 나날을 보낸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1920년대 중반, 다자이는 당시 유행하던 프롤레타리아문학의 영향으로 마르크스주의에 빠진다. 1929년 다자이는 첫 자살을 시도한다. 이유는 자기 자신이었다. “부자는 모두 나쁘다. 귀족은 모두 나쁘다. 돈이 없는 천민만이 옳다. 나는 무장봉기에 찬성한다. 기요틴이 없는 혁명은 의미 없다. 하지만 나는 천민이 아니다. 나는 기요틴에 걸리는 쪽이다. 나는 열아홉 살 난 고등학교 학생이었다. 반에서 나 혼자 눈에 띄게 화려한 옷을 입고 있었다. 죽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을 것 같았다.” - 「고뇌의 연감(苦悩の年鑑)」 마르크스주의를 방해하는 존재가 ‘자신’이라는 아이러니. 다자이는 상황을 극복하려고 했지만, 운동 계열에서는 그를 ‘돈줄’로 취급했다. 결국 형의 설득으로 좌익운동을 포기했지만 마르크스주의 상실은 불안감으로 귀결되었다. 그 불안감이 우리에겐 행운이었을까. ‘다자이 오사무’라는 필명으로 소설가의 길을 걷게 되었으니 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다자이는 ‘돈’을 갈망했다. 1935년, 「역행(逆行)」이 아쿠타가와 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하지 못했다. ‘파비날’이라는 마약성 진통제에 중독되어 약값이 필요했던 다자이는 상금 때문에라도 수상이 간절했다. 하지만 심사위원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는 “작가의 최근 생활에 음울한 구름이 가득하여 재능을 있는 그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그를 낙담시켰다. 다자이의 약물 중독 증세는 심해졌고 동료들은 그를 정신과 병동에 입원시킨다. ‘인간실격’의 충격이었다. 그가 선택한 길은 대표작 「인간실격(人間失格)」의 주인공 오바 요조의 길이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광대 노릇이었습니다. 그것은 인간에 대한 저의 마지막 구애였습니다. 저는 인간을 극도로 두려워하면서, 그러면서도 인간을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이겠지요. 그래서 저는 광대 노릇이라는 선에서 아주 조금이나마 인간과 이어질 수 있었던 겁니다. 겉으로는 끊임없이 미소를 지어 보이지만, 속으로는 필사적으로 그야말로 천 번에 한 번 성공할까 말까 싶은 위기일발의, 사력을 다한 서비스였습니다.” 광대 노릇, 유머는 단순히 고통을 잊기 위한 도구가 아니었다. 그것은 현실과 이어져 있기 위한 실존적 도구였다. 다자이는 작품에 자신을 투영시켰다. 이 책에 실린 「비용의 아내」의 오타니, 「다스 게마이네(ダス・ゲマイネ)」의 바바가 대표적이다. 인물들의 헛짓거리를 보고 있자면 오타니의 부인이나 사노 지로자에몬의 심정이 이해되어 울분이 터진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오타니와 바바는 밉지 않다. 그들의 솔직한 고백이 애처롭고 우스워 자신도 모르게 실실 웃게 된다. 북노마드 일본단편선 시리즈 『비용의 아내 – 다자이 오사무 단편선』은 그동안 다자이에 따라붙던 청춘의 열병, 고뇌의 기수라는 이미지와는 다른 다자이 오사무의 ‘유머’를 느낄 수 있는 색다른 선택이다. 다자이를 새롭게, 다시 읽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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