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또 하나의 ‘이름 없는 문제’ …7
2장 바통을 넘겨주다 …37
3장 두 갈래 길 …79
4장 중간 다리 집단 …107
5장 베티 프리단이 틀린 것과 맞은 것 …141
6장 조용한 혁명 …181
7장 혁명을 보조하는 보조생식술 …219
8장 사라지지 않는 격차 …249
9장 변호사와 약사 …289
10장 온콜 …319
에필로그 코로나 확대경이 보여 준 것: 여정이 계속되어야 하는 이유 …359
감사의 글 …387
도표 목록 …394
온라인 도표 및 출처 목록 …396
부록1 도표 설명: 출처와 주석 …399
부록2 출처 설명 …407
주석 …414
참고문헌 …468
찾아보기 …480
커리어 그리고 가정
클라우디아 골딘 · Social Science
488p

성별 소득 격차라는 고질적인 사회적 이슈의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한 기념비적 저작. 하버드 경제학과 여성 최초의 종신 교수, 클라우디아 골딘(Claudia Goldin)의 최신간 《커리어 그리고 가정Career and Family》이 출간되었다. 노벨 경제학상 후보로 늘 거론되는 경제학자이지만 국내에 저서가 번역되어 소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골딘 교수는 주로 역사적 고찰을 통해 현재 이슈들의 기원을 탐구하는데 성별 소득 격차, 여성 노동, 소득 불평등, 기술 변화, 교육, 이민 등 다양한 주제를 연구해 왔다. 이번에 출간된 《커리어 그리고 가정》에서는 평생 연구해 온 성별 소득 격차라는 문제의 원인을 밝히면서 그 해결책을 제시했다. 저자는 지난 100여 년간의 미국의 대졸 여성들을 다섯 세대로 나누어 분석해 성별 소득 격차를 추격해 나가는데, 2017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넛지》의 공저자인 리처드 세일러는 이를 두고 “역사 소설과 같은 대작을 통해 완벽한 답을 제시한다”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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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의 성적이 더 뛰어나고 대졸자도 여성이 더 많은데
대체, 왜, 여전히 여성은 남성보다 적게 버는가?
1963년 미국의 페미니스트 작가이자 사회운동가 베티 프리단(Betty Friedan, 1921~2006)은 대학을 나온 여성들이 ‘전업 맘’이 되어 느끼는 좌절을 묘사하면서 이들이 ‘이름 없는 문제(이름조차 붙여지지 않은 문제)’를 겪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 후 60년 가까이 지난 오늘날에는 대학을 나온 여성 대부분이 직장에서 일하고 있지만, 똑같이 대학을 나온 남성에 비해 소득과 승진에서 한참 뒤처지고 있다. 여전히 여성들은 ‘이름 없는 문제’를 겪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여성들이 대학 교육을 받는 것조차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남성들보다 더 많은 여성이 대학을 졸업하고, 학업 성적도 훨씬 더 뛰어나며, 기업에서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도 여성들이 더 우수한 성적으로 입사하고 있다. 그런데도 왜 여전히 성별 소득 격차는 그 간격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일까?
어떤 사람들은 이 문제를 ‘직종 분리(occupational segregation)’ 때문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여성과 남성은 젠더 고정관념에 따라 직업을 택하게 되는데, 그렇게 젠더에 따라 패턴화된 직종들(예를 들어 간호사-의사, 교사-교수) 사이에 임금 격차가 존재한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데이터가 말해 주는 진실은 사뭇 다르다. 미국 인구총조사 목록에 있는 약 500개 직종을 살펴보면, 성별에 따라 발생하는 소득 격차의 3분의 2는 ‘직종 간’의 요인이 아니라 ‘직종 안’에 있는 요인으로 발생했다. 가령, 여성이 남성만큼 의사가 되고 남성이 여성만큼 간호사가 된다고 해도, 현재의 소득 격차 중 3분의 1 정도밖에 없애지 못한다는 것이다.
미국 인구총조사와 미국 지역사회조사 데이터를 자세히 보면, (대학 또는 대학원) 졸업 직후에 여성과 남성의 임금 수준은 놀랄 만큼 비슷하다. 대학을 막 졸업했거나 MBA 학위를 취득하고 직장에서 1, 2년 차 정도 된 사람들 사이에서는 성별 소득 격차가 작은 편이었고, 여성과 남성이 대학에서 선택한 전공이나 취업 분야의 차이로 대부분 설명이 가능했다. 즉, 여성과 남성은 거의 동일한 출발선에서 시작한다. 다만 이들은 매우 비슷한 상황에서 다소 상이한 선택을 하고, 여기에서 초기 임금 격차가 약간 발생한다. 그러다가 졸업 후 10년 정도가 흐르고 나면 남녀 사이에 상당한 임금 격차가 드러난다. 또한 이제 여성과 남성은 노동시장의 서로 다른 부분에서 일하고 서로 다른 회사에서 일한다. 그리고 예상되듯이 이 변화는 대개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 한두 해 뒤에 시작되는데 언제나 여성의 커리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성별 소득 격차는 차별 때문만도, 여성이 적극적이지 않아서만도 아니다
가장 중요한 원인은‘탐욕스러운 일(greedy work)’때문이다!
그동안 여성들은 남성 동료들보다 돈도 적게 벌고 커리어에서도 뒤처지는 이유가 여성들 본인 탓이라는 말을 누누이 들어왔다. 경쟁에 공격적으로 달려들지 않아서, 수완 있게 협상을 하지 못해서, 자기 자리를 적극적으로 주장하지 않아서, 주장한다 해도 충분히 요구하지 않아서 그렇다는 것이다. 동시에 여성들은 그게 여성들 본인 탓이 아니라는 말도 누누이 들어왔다. 여성들이 이용당하고, 뒤통수 맞고, 차별당하고, 성적 괴롭힘에 노출되고, ‘남성들만의 클럽’에서 배제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요인 모두가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이 문제의 근원인가? 이 요인들을 다 합하면 남녀 사이에 발견되는 소득과 커리어상의 차이가 거의 다 설명되는가?
우리는 젠더 라인을 따라 발생하는 불균등의 어마어마한 규모와 오랜 역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곤 한다. 문제 있는 회사를 하나 더 지적하고, 이사회에 여성이 한 명 더 들어가고, 소수의 진보적인 테크 업계 남성 임원이 육아휴직을 쓰는 등의 해법은 흑사병으로 고통받는 사람에게 반창고를 내미는 격이나 마찬가지이다. 이런 대응은 이제까지 성별 소득 격차를 없애지 못했다. 또한 앞으로도 이런 대응이 젠더 불평등의 완전한 해법을 제공하지는 못할 것이다. 원인이 아닌 증상만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대응으로는 여성들이 커리어와 가정을 둘 다 갖는 데 남성들만큼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남녀 사이의 소득 격차를 없애고 싶다면, 아니 줄이기라도 하려면 더 깊게 근원을 찾아 들어가서 문제에 좀 더 정확한 이름을 붙여야 한다. 이 문제의 이름은 ‘탐욕스러운 일(greedy work)’이다.
성별 소득 격차를 줄이는 것은 성평등만이 아니라,
경제성장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성별 소득 격차는 여성과 남성의 젠더 갈등과 성평등 문제만이 아니라 경제 성장의 문제와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사회 곳곳에서 충분히 일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여성들이 일을 못하게 되면, 우선 개인의 손실이기도 하지만 나아가 경제·사회적인 손실이다. 가령 미국의 경우만을 보더라도 대공황 말기에는 여성 노동력이 전체 노동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았지만, 오늘날에는 전체 노동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경제는 절반의 노동력만 가지고 돌아갈 수 없다(1960년대 이후 미국 경제성장의 20%는 여성들의 경제적 진출 확대 때문이라는 연구도 있다).
《커리어 그리고 가정》을 쓴 골딘 교수는 우리 사회가 더 높은 수준의 성평등을 이루고, 성별 소득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노동이 구조화되어 있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미국에서 약사 직군의 변화를 끌어낸 사례에서 목격한 것처럼 탐욕스러운 일자리에만 막대하게 주어지던 보상을 덜해야 하고, 지금보다 유연한 일자리가 더 늘어나고 그 일자리가 더 생산적일 수 있게 만들어야 하며, 그 과정에서 부모를 비롯한 돌봄 제공자들이 우리 경제에 더 생산적인 일원이 될 수 있도록 사회적 차원에서 돌봄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커리어 그리고 가정》은 커리어와 가정, 그리고 공평한 관계에 대한 열망이 지난 한 세기간 어떻게 생겨났으며 오늘날 어떻게 달성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하나의 간단한 해법은 없다. 하지만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올바른 이름을 붙인다면, 더 나은 방향을 향해 길을 놓을 수 있을 것이다. 더 많은 여성들이 커리어도 가지면서 “내가 원하는 것을 원하는 남자”도 만날 수 있게 말이다.



하루 한편
5.0
유연한 직업(언제든지 휴가를 쓸 수 있는) vs 탐욕적 직업(언제든지 일을 하는)… 성별 소득 격차에 대한 새로운 해석. 육아…
골드피쉬
3.0
여러가지로 논의되는 성별소득격차의 원인중 허수들을 걸러내고 핵심원인인 시스템 한가지를 규명하여 2023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지금 읽기엔 다소 낡은 논의들과 당연하지만 어려운 탁상공론식 해법들. 이 책의 시작은 인상적이다. 자주 논의되던 임금격차의 원인중 대부분을 쳐내고 호모이코노미스적으로만 접근한다. 그 결과 <유리천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식의 파격적 제목이 가능했음에도(물론 역설이지만 객체의 범위에 따라 완전히 역설은 아니라는 점에서 자극적 제목욕심이 났을듯) 너무 얌전한 제목을 택해 판매부수에서 손해 본 느낌까지 준다. 두 배는 더 팔리지 않았을까? 남녀소득차이는 편견, 할당제나 가정친화적 정책의 부족 등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미국과 같은 고도의 자본주의사회에서 동일 퍼포먼스(저자의 표현인 동일'노동'보다는 동일 성과가 저자의 의도에 가깝다고 생각된다)에 동일 보수는 비교적 잘 지켜진다(솔직히 한국은 아님. 고용시장의 뻣뻣함이 이유라 생각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도태되니까. 커리어의 가장 중요한 시기에서 출산과 육아가 문제. 여성이 탐욕적 업무보다 유연한 업무를, 성과보다 워라벨을 선호하게 되는 이유(젠더 규범의 문제). 여성은 가정에 대해 온콜상태. 남성은 업무에 대해 온콜상태(여성이 육아때문에 칼퇴하는 것에 '회사'는 관대하며, 남성이 승진때문에 야근하는 것에 가정-배우자와 아이-은 관대하다. 각각 반대성별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렇단 얘기). 따라서 남성은 불규칙하고 유연성이 적은 일을 하게되고 동일노동을 하더라도 남성이 더 많이 받는다. 여성에게 변호사보다 약사가 훨씬 권장되는 이유. 저자의 해법 - 구체적이지 못하다. 책 내려고 어쩔수 없이 억지로 덧붙인 느낌. 1.돌봄과 육아의 공동체 책임.(사회적 분업의 강화) 모든 아이가 '고아'원에서 자라지 않는한 한계는 명확하지 않나? 2.부부의 공동책임 완화는 되겠지만 역시 한계도 있다. 모든 업무에는 주책임자와 부책임자가 있다. 완전한 공동책임은 존재하지 않는다. 디폴트값은 한몸이었던 아내가 주책임자. 대부분의 아내조차도 아이에 대한 1차적 권한을 원할것이고 권한과 양육책임은 함께 간다. 또한, 이 경우 가부장이든 가모장이든 강한 분업 가정을 이길 정도로 약한 분업 가정이 경쟁력이 있는가?에 대한 고찰이나 분석이 없다. 개인적으로 궁금한 부분. 3.직장과 사회구조가 덜 탐욕스럽게 바뀌는 것. 즉 시스템의 혁명 앞에 두개는 완화책이라도 되는데 이건 그냥 "국가와 기업들이 화석연료사용 줄여야 한다" 식의 답변. 걍 인공자궁과 로봇도우미(바이센테니얼맨)가 궁극의 답인듯. 피임약이 커리어우먼을 획기적으로 늘렸듯 언제나 과학과 기술이 답인가... 20년대에도 계속되는 화석연료사용 증가, 연금개혁이 무조건 필요함에는 동의하면서도 설문조사에 응한 기성세대들의 답을 보면 알수있듯 탐욕은 없애자 해서 없어지는게 아니다. 지난정권도 이번정권도 왜 쉬쉬하겠나. 이러다 다 망한다 다 죽는다 해도 안없어지는데 '겨우' 유리천장 없애자고 탐욕이 사라질까? 탐욕이라기보다 손해회피가 정확한 뇌의 본성. 약간의 손해에도 원숭이 이상의 뇌는 고통스러워 한다. +여성 개인의 입장에서도 굳이 시스템을 바꾸는 것보다도 약사나 선생, 공무원같은 이미 덜 탐욕적이고 유연한 직업을 택하는 것이 훨씬 전략적이라는 점도 시스템의 개혁을 방해한다. 변혁을 위해선 자본주의의 분업체계를 효율상에서 이길 무언가가 필요해 보인다. +유리천장은 개인적으로도 종종 생각해봤던 주제이기에 경제학자임에도(아니면 경제학자라서?) 직업적 성공과 헌신에 대한 사회적 인센티브-존중,매력,권위,자부심-의 성별차이에 대한 사회심리학적 고찰이 없는 점이 아쉽다. 여성이 '탐욕스러운 일'을 열심히 할 사회적 유인이 부족하다는 점(경제적 유인은 동일함에도)이 이 현상에 대한 또다른, 그리고 해법적으로는 더 유용한 프레임이라 생각한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돈많고 능력있는 여성은 똑같은 남성만큼 매력을 느끼거나 존중받지 못한다. 반대로, 똑같이 무능한 경우에는 남성이 더 사회적으로 무시받게 된다(마이너스 인센티브. 남성의 자살율이 높은 것도 이 때문이라 생각하며 남성의 높은 범죄율에도 어느정도 기여한다고 본다). 물론 저자의 논리에 따른다면 이런것들은 주요원인이 아니라 상관관계에 불과하다지만..과연 그럴까 의문이 남는다.
리지
4.5
다양한 통계 자료와 분석의 양이 어마어마해서 놀랐다 미국의 대졸 여성들의 커리어 위주로 분석한 책이라 지엽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과거보다 훨씬 평등해진 상태의 고학력 여성들이라 해도 탐욕스러운 일자리(greedy work)와 여전히 존재하는 젠더에 따른 돌봄 노동 차이 때문에 차별을 겪는다는 것은 결국 어떤 여성이든 차별을 당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는 생각이 든다. 일자리는 탐욕스러운 구조로 되어있어 가장 많이 일을 하는 사람이 가장 소득을 많이 올리게 되어 있는데, 돌봄 노동을 여성이 떠맡느라 남성이 일을 더 많이 하게 됨으로써 성별 소득 격차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바꾸기 위해 젠더 역할 규범도 달라져야 하고 사회적으로 돌봄에 대한 지원이 있어야하며 일자리의 구조도 바뀌어야 할 것이다
구본철
4.5
책을 읽으면서 엄마,아빠 생각이 많이 났다. 나는 어릴때 왜 설거지는 엄마만 하냐고 아빠도 하라고 고집을 부렸던 적이 있었는데, 머리가 좀 더 크니까 깨달은것이, 아빠는 3D 고강도의 직업을 오랫동안 해왔다는 점을, 밤9시에 퇴근하시는 분이 설거지까지 하기엔 버거운 일이었다는 점을... 동시에 엄마가 이 직업(간호조무사)가 높은 수익을 가져다주진 않지만 항상 나와 형을 키우고 학교에서 무슨 일 생길 때마다 달려갈 수 있는 직장에서 일할 수 있어서 만족했다는 점을. (어머니는 내가 6살이 된 해부터 전업주부를 그만두시고 일하기 시작하셨다. ‘너희들 키우고 일할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니’)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원하는 남자’가 될 의향이 산더미같다. 애들 좋아하기 때문에. 문제는 아직도 일터는 greedy work를 필요로 한다는 것... 나는 의사가 될 것인데, 사람들이 안다치는 시간대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누군가는 당직을 서야하고 응급수술을 잡아야하는데 이러한 greedy work를 없애는게, 줄이기라도 하는게 가능할까? 쉽지 않은 문제다......
Beaucoup
5.0
오늘날에는 어느 집을 봐도 일과 가정, 직업 세계와 가정 생활 사이에 균형을 잡느라 부부들이 이만저만 고전 중이 아니다. 이전 어 느 때보다 더 그렇다. 우리 사회는 돌봄 영역caregiving이 현 세대와 미 래 세대에게 갖는 중요성과 가치를 정신이 번쩍 들게 깨닫고 있다. 또한 우리 사회는 돌봄의 부담이 개개인에게 일으키는 전체 비용도 더 온전히 깨닫기 시작했다. 돌봄의 책임은 한부모 가정의 엄마나 아 빠에게 특히 막대한 부담이 될 뿐 아니라, 다른 가정에도 소득의 상 실, 커리어의 정체, 공평한 부부 관계를 희생해야만 하는 선택(이성 커플, 동성 커플 모두 마찬가지이다)과 같은 형태로 비용을 일으킨다. 코 로나 전에도 몰랐던 건 아니지만, 코로나 상황에서 너무나 극명하게 체감되면서 이 문제는 이제 우리 사회의 긴요한 관심사가 되었다. 1963년에 베티 프리단Bety Fitedan은 대학 나온 여성들이 '전업 맘'이 되어 느끼는 좌절을 묘사하면서 이들이 '이름 없는 문제'를 겪 고 있다고 언급했다. 60년 가까이 지난 오늘날에는 대학 나온 여성대부분이 직장에 다니지만, 똑같이 대학 나온 남자들에 비해 한참 못 미치는 소득과 승진을 보면서 여전히 옆으로 밀쳐지고 있다고 느 낀다. 이 여성들도 이름 없는 문제를 겪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문제는 수많은 이름을 하고 등장한다. 성차별, 젠더 편견, 유리 천장, 마미 트랙mommy track[육아 등을 위해 업무 시간과 일정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지만 승진 기회는 적은 일자리. 옮긴이], 린 아 웃lean-out[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 셰릴 샌드버그Sheryl Sandberg의 2013년 저 서 《린 인 Leon In》이 출간되면서 널리 쓰이게 된 표현으로, '린 인'은 조직에서 기회에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것을 의미하고 반대로 린 아웃은 임금 협상이나 프로젝트 배정 등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것을 뜻한다. 옮긴이] 등등 숱하게 떠올려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이 문제는 즉각적인 해법 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여성이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코칭을 제공하고 협상 기술을 교육하자'라든가, '경영진과 관리자의 암묵적인 편견을 드러내자"라든가, 기업 이사회의 성별 균형을 의무화하고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지켜지게 강제하자'와 같은 해법 말이다. 각지에서 여성들은 이러한 해법을 어느 때보다도 소리 높여 요 구하고 있고, 그들의 문제제기는 전국의 뉴스 헤드라인과 수많은 책 표지를 장식하고 있다. 자. 이제 여성들은 한층 더 강하게 밀어붙이 면 되는가? 더 적극적으로 '달려들면 (ean in' 되는가? 왜 여성은 승진 사다리를 남성만큼 빠르게 올라가지 못하는가? 왜 여성은 연차와 업 무 경력에 걸맞은 수준의 보수를 받지 못하는가? 여성들은 계속해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느낀다. 그들은 남편보다, 또 남성 동료들보다 돈도 적게 벌고 커리어 경로에서도 뒤 처진다. 여성들은 그게 여성들 본인 탓이라는 말을 누누이 들어왔다. 경쟁에 충분히 공격적으로 달려들지 않아서, 수완 있게 협상을 하지 모레서 자기 자리를 적극적으로 주장하지 않아서, 주장한다 해도 충 분히 요구하지 않아서 그렇다는 것이다. 동시에 여성들은 그게 여성 들 본인 탓이 아니라는 말도 누누이 들어왔다. 일견 여성들 스스로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게 맞다고 해도, 이것은 여성들이 이용당하고, 뒤 통수 맞고, 차별당하고, 성적 괴롭힘에 노출되고, '남성들만의 클럽' 에서 배제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요인 모두가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이 문제의 근원인가? 이 요인들을 다 합하면 남녀 사이에 발견되는 소득과 커리어상의 차이가 거의 다 설명되는가? 기적적으로 이 요인들이 전부 다 해소 된다면 여성과 남성의 세상, 부부와 젊은 부모의 세상이 지금과 완전 히 달라질 것인가? '또 하나의 이름 없는 문제'는 단지 이 요인들을 모두 합한 것인가? 배우자보다 소득이 줄어들게 된나. 하지만 누가 어디에 특화하느냐에서 젠더는 무시할 수 없는 요 인이다. 과거에나 지금이나 커리어를 희생하고 가정 일에 집중하기 로 하는 쪽이 대체로 여성이기 때문이다. 여성은 게으르지도 능력 이 부족하지도 않고 처음에는 남성과 거의 동등한 출발선에서 시작 한다. 그런데 뿌리 박힌 젠더 규범의 영향으로(뒤에서 더 상세히 알아볼 것이다) 야심 있고 능력 있는 여성조차 가족을 위해 커리어를 늦춰야 만 한다고 느끼게 된다. 남성은 가정도 갖고 커리어의 속도도 낼 수 있는데, 그것은 여성이 커리어의 속도를 늦추고 가정 일을 챙기기 때 문이다. 둘 다 무언가를 잃는다. 남성은 가족과의 시간을 버려야 하 고 여성은 커리어를 버려야 한다. 오늘날의 독자에게는 (속도를 내든 늦추든 간에) 여성이 커리어를 갖는다는 개념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그게 뭐 그리 주목할 만한 일인 가 싶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여성도 남성처럼 학교에 가고 여성도 남 성처럼 대학 교육과 고소득 직종의 커리어를 추구한다. 하지만 이것 이 얼마나 새로운 현상인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1900년에는 어 린아이가 있는 대졸 여성 중 아주 일부만 바깥일을 하고 있었고 '커 리어'라고 부를 만한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비중은 말할 것도 없 었다. 일에 매진하는 여성은 대개 아이가 없었고 꽤 많은 경우 미혼 이었다. 그런데 한 세기 남짓 지난 오늘날에는 여성들이 일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적지 않은 수가 유의미한 커리어도 가지고 있다. 그 리고 이들은 동등한 부부 관계 속에서 직업 세계를 가정 생활과 결합 시키고자 노력해 왔고 이루어 내기도 했다. 전 세계 어느 곳의 역사 를 봐도 전에는 결코 일어난 적이 없는 일이다. 인구 절반의 경제적 역할이 달라지면 이는 대대적인 역사적 전 환을 의미하게 된다. 그리고 이 전환은 막대한 파급 효과를 낳는다. 그런데 20세기에 경험한 전환이 이토록 긍정적이었다면, 왜 우 리는 여전히 남녀 사이의 임금, 직종, 직위상의 격차 때문에 씨름하 고 있는가? 왜 아직도 가족 구성원 사이에 부담이 지워지는 방식이 공평하지 못해 씨름하고 있는가? 오늘날 젊은 여성들은 (특히 코로나 위기의 와중에 더더욱) 불안해 하고 걱정스러워하며, 이들의 불안과 걱정은 괜한 것이 아니다. 증 조할머니, 할머니, 어머니 세대(윗 세대 여성들도 대부분은 불안해하고 걱정스러워했다)가 닦아 놓은 길을 밟아 가고는 있지만 이들은 여전 히 시간과 에너지를 커리어에 바치느냐 가정에 바치느냐 사이에 끼 어 있다. 테크놀로지가 발달하고 교육, 전문 학위, 커리어 기회가 확 대되면서 많은 장벽이 무너졌고, 여성이 성공적인 직장 생활을 해 나 가는 것을 가로막는 차별적 장애물도 치워졌다. 이 책에서 보겠지만, 한 세기간의 여정을 통해 겹겹이 쌓여 있었던 성별 격차가 깨졌고 여 성 고용을 가로막던 숱한 장애물이 철폐되었으며 수많은 시간 제약 도 사라졌다. 먹구름이 갈라지고 빛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빛으로 시야가 밝아지면서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성별 격차의 이유 가 명료히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다. 우리 사회는 더 높은 수준의 성평등과 부부간 공평성을 이루우리 사회는 더 높은 수준의 성평등과 부부간 공평성을 이루 기 위해 어떻게 '시스템'을 바꿀 것인지 질문할 수 있는 시점에 도달 했다. 어떻게 하면 이 둘을 모두 달성하기 위해 루카스의 탐욕스러운 일자리와 이사벨의 유연한 일자리가 그려진 기본적인 그래프를 바 꿀 수 있을까? 내가 이 책에서 내놓고자 하는 답은, 노동이 구조화되 어 있는 방식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야도란
4.0
그저 발박수 ---- 노벨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거친파도속의할머니
4.0
그래도 미국은 여기까지 나아갔다
JYH(ceps)
4.5
성별간 임금 격차에 대해 미국의 대졸 커리어 우먼을 대상으로 시계열적인 연구를 통해 원인을 찾는다. 2023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 미국의 대졸 커리어 우먼이라는 대상이 연구의 엄밀성과 보편성을 좁힐 수는 있겠으나 큰 틀에서는 꽤 먹혀들어가겠다고는 생각. 그러나 미국의 150년에 가까운 여성의 직장진출사를 절반 이하로 압축한 한국에서는 더욱 극적으로 나타나지 않을까. 저자는 임금의 성별격차가 온콜 상태에서 기인한다고 주장한다. 직장에서 성차별적인 계약이나 대우를 하기보다는 사회젠더적 규범이 여성 커리어는 가정에 온콜 상태를, 남성 커리어는 직장에 온콜 상태를 유지하면서 노동 시간과 임금 차이가 벌어진다는 것. 풍부한 데이터를 통해 이를 실증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에서 학자의 서술이란 게 눈에 들어온다. 다만 해결책에 대해서도 학자의 서술이라는게 눈에 들어온다는 점은 다소 아쉬운 지점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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