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진정한 ‘편의점 인간’의 생활 밀착 극한 에세이 24시간이 모자란 편의점 사장의 다사다난 업무 일지 누계 56만 부를 돌파한 일본의 극한 직업 일기 시리즈 마침내 한국 독자들과 만나다 국도변에서 30년 넘도록 편의점을 경영하며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 편의점 점주의 기록. 어느 순간부터 서점가에 ‘힐링 스폿’으로 자리잡은 편의점의 생생한 현실이 담겨 있다. 우리 일상에서 빠트릴 수 없는 친숙한 편의점이 누군가에게는 숨 가쁘게 돌아가는 노동의 현장임을 보여준다. 당연하게만 생각한 편의점의 24시간 365일 영업을 사수하기 위해 누군가는 휴일 없이 일하고 있음을 깨닫게 하는 이 삶의 단편들은 지금 우리 시대 자영업자의 초상을 섬세히 그리고 있다. 일본에서 극한 직업 에세이 시리즈로 대표되는 ‘땀과 눈물의 다큐멘터리 일기 시리즈’는 누계 56만 부를 돌파한 공전의 히트작이다. 그중 독자들로부터 가장 큰 지지를 받은 대표작인 『편의점 30년째』는 편의점 업계의 살아 있는 화석이라 불려도 이상하지 않은 저자가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으며 편의점을 경영한다면 해야 하는 일들을 총체적으로 망라하고 있다. 그 분주한 일과를 눈으로 좇다 보면 어느새 매일 똑같아 보이던 편의점이 전혀 다른 곳으로 느껴지기 시작한다. 편의점에는 당신의 혹시 모를 편의를 위해 24시간 동안 그곳을 지키는 또 다른 누군가가 반드시 있다. 그 삶을 30년간 이어온 진정한 ‘편의점 인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순간, 우리는 서로에게 조금 더 다정해질 수 있을 것이다. 휴일 없음, 알바 없음, 돈 없음의 쓰리 콤보 3無 사장의 생존을 위한 분투기 이 책의 저자이자 1990년대 중반부터 남편과 함께 편의점을 운영 중인 니시나 요시노 씨의 퇴근 시간은 새벽 4시, 남편이 교대하러 와준 뒤에야 가능하다. 밤 10시부터 출근해 혼자 편의점을 지키며 입고품을 정리하고, 가게를 청소하고, 중간중간 찾아오는 손님들을 상대하다가 떠오른 아침 해와 함께 퇴근한다. 코로나가 유행하기 시작한 이후로 1087일째 연속 출근 중인 그녀는 약 3년 가까이 단 하루도 쉬지 못했다. 알바생을 구하고 싶어도 시급이 센 야간 외에는 일하겠다는 사람이 없어 주변의 다른 편의점들과 손님만이 아닌 일할 사람을 두고도 경쟁해야 한다. 어렵사리 알바를 구했다고 해도 매출이 안 나오는 상황에서 나날이 치솟는 인건비를 감당하기란 불가능하다. 결국 돈이 없으니 알바생을 구할 수 없고 그로 인해 휴일도 없다. 그렇게 휴일 없이 일해 매출을 올리더라도 본사 로열티를 빼고, 간신히 구한 알바들의 급료를 지급하고, 전기세와 수도세, 그 외 가게 운영에 들어가는 필수 비용을 제하고 나면 여전히 수입은 제자리걸음이다. 벼랑 끝에 아슬아슬하게 서서 뒤로 밀려나지 않도록 있는 힘을 다해 버티는 것이 곧 편의점 경영의 진짜 현실이다. 『편의점 30년째』는 자영업자가 되고 싶었던 남편의 꿈을 위해 얼떨결에 편의점 업계로 투신한 저자가 매일같이 가게에 나가 계속해온 일과 일터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그러나 “가장 사적인 것이 가장 보편적인 것이다”라는 영화계의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의 명언처럼 각자의 일터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경험들이 응축되어 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닌 버틴 자가 강한 것임을 증명하는 이 희노애락의 기록은 오늘 하루도 성실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띄우는 응원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금요일마다 찾아오는 결벽증 환자부터 물건을 잃어버린 야쿠자와 은둔형 외톨이 중졸 알바생까지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는 편의점 24시간 편의점 업계에는 ‘천객만래(千客萬來)’라는 말이 흔히 쓰인다. 한자를 그대로 풀이하자면 천 명의 손님이 만 번씩 온다는 뜻이다. 특히 차량 통행량이 많은 국도변에 자리한 저자의 편의점은 가장 손님이 많은 시기엔 2000명 가까운 손님이 찾아왔을 정도였고 그만큼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오죽하면 동네 사람들 사이에서 ‘항상 문제만 생기는 편의점’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30년의 세월 동안 쌓인 ‘웃픈’ 에피소드들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매주 금요일마다 찾아오는 결벽증 손님은 꼭 저자한테만 계산을 맡겨야 해서 몸이 아픈 날에도 그 손님을 위해 출근해야 하고, 야쿠자의 분실물을 경찰에 가져다주었다가 곤란한 상황에 휘말린다. 단골의 아들인 은둔형 외톨이 청년을 알바생으로 고용해 계산대의 숫자 누르는 법부터 가르쳐야 하기도 한다.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상황에서 당면한 위기를 하나하나 해결해가는 저자의 모습은 나도 모르게 응원하고 싶어지는 마음을 품게 만든다. 평범한 편의점 점주인 저자는 사람을 대하는 데 특별한 스킬이 있거나, <생활의 달인>에 나올 법한 업무 노하우를 갖고 있지 않다. 영웅들의 필수적 덕목인 ‘꺾이지 않는 마음’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녀는 익숙지 못한 일에 좌절하고, 예의 없는 손님들을 만날 때마다 마음을 다친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일과 일터로부터 도망치지 않고 맡은 책임을 다한다. ‘꺾였는데도 그냥 하는 마음’이야말로 중요해진 지금 시대인 만큼 이런 평범함이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 이 수수하지만 굉장한 30년의 기록이 출근을 위해 오늘도 무거운 몸을 일으키는 당신을 조금이나마 위로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