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 여행의 속도를 바꿨더니 보이는 풍경도 달라졌다 - 인류문명의 폭과 깊이를 느끼며 달린 3만 킬로미터의 여정 - 역사덕후 저널리스트의 현실 밀착 여행기 “나는 지구 한 바퀴를 돌고 있어. 비행기를 타지 않는 ‘노플라잇(no-flight)’ 세계여행이야.” “왜? 지구온난화나 환경 문제 때문에 비행기를 타지 않는 거야?” “아니 그런 건 아니고, 나는 그냥 천천히 여행하면서 이 지구가 얼마나 큰지 직접 느껴보고 싶었어. 또 육로로 여행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의 인종과 문화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보고 싶었어.” -프롤로그 중 저자는 인천에서 페리를 타고 중국으로 건너가 중앙아시아, 러시아, 유럽을 거쳐 크루즈로 대서양을 건넌 후 미국 시애틀까지 111일간 여행한다. 기차와 배와 자동차로 이동하며 본 세상은 어떻게 달랐을까. 비행기를 타면 어디든 하루 만에 갈 수 있는 시대에 ‘노플라잇 여행’은 우리에게 어떤 영감을 줄까. 저자는 가까운 제주도나 일본이라도 비행기 대신 배를 타고 다녀와 보길 권한다. 무지개 스펙트럼처럼 서서히 변하는 풍경과 사람들이 인생과 닮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우리 삶도 비행기 여행처럼 단번에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한다. 단 한번에 사원에서 CEO로 승진하거나 단 한 순간에 무일푼에서 부자로 점프하기 어렵고, 한 번에 20세에서 40세로 나이들지도 않는다. 스스로 경로를 찾아가며 한 발씩 나아간 이 여행은 한번 시작하면 읽기를 멈출 수 없는 재미와 함께 우리 안의 여러 편견들을 뒤흔든다. 때로는 ‘번 아웃’을 의심하며, ‘나다운 삶’을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여행이 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영감을 선사할 것이다. “지리적 탐구심과 인간에 대한 호기심의 기록” <노플라잇 세계여행>은 “내가 살고 있는 이 지구라는 행성을 다른 속도와 방식으로도 보고 싶다”는 지리적 탐구심과 인간에 대한 호기심의 기록이다. 여행의 동기는 2008년 저자가 영국 옥스퍼드로 유학가면서 일부 여정(중국-파키스탄)을 육로로 여행해 본 경험에서 시작되었다. 무심코 해보았던 ‘육로로 국경 넘기’는 평생 반도에서 살아온 한국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2022년에는 미국(LA-시카고)을 자동차로 여행했다. 두 번의 장거리 육로여행을 노플라잇 세계여행이라는 도전으로 이어준 건 대서양 횡단 크루즈였다. 직장생활에 지치고 건강에도 이상이 온다 싶었던 2023년 가을, 저자는 ‘비행기를 타지 않는 여행’을 다시 떠올리고 대서양을 횡단하는 크루즈 노선을 찾게 된다. 인생의 변곡점에서 시도한 ‘노플라잇’ 여행에서 저자는 무엇을 보았고,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모험가의 열정과 저널리스트의 식견으로 조망한 여행의 일곱 장면을 소개한다. 1. 마르코 폴로의 여정을 따라 역사와 문명을 보다 중국 항저우에서는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을 읽으며 서호를 둘러본다. 800년 전 폴로가 기록한 서호 풍경이 오늘의 서호와 크게 다르지 않다. 폴로의 여정과 저자의 여정이 겹치는 우연도 놀랍다. 이탈리아와 그리스에서는 오스만 제국의 흥망성쇠를 떠올리고, 미국 횡단은 루이스와 클락 탐험대의 서부개척 루트를 따라간다. 마틴 루서 킹 기념관과 지미 카터 센터에서는 ‘흑인의 미국’과 ‘백인의 미국’을 본다. 2. 중앙아시아 국경넘기와 러시아 환전 대소동 카자흐스탄에서 우즈베키스탄과 러시아를 거쳐 조지아까지. 모든 국경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까? 저자는 고생 끝에 국경을 넘는 기차나 버스 노선을 찾아내고, 대중교통이 없는 곳은 공유 자동차 앱으로 자가용 택시를 구해 이동한다. 한 명 뿐인 관광객을 서로 태우려는 수십 명의 택시 기사들 사이에 내던져져 곤란한 상황을 겪기도 했다. 러시아에서는 ATM기계에서 현금 인출이 되지 않고, 달러를 루블화로 환전해 주지도 않는다. 물 한 모금 사 마실 수 없는 위기에 처하면서 전쟁과 경제제재의 여파를 온몸으로 느끼게 된 것이다. ‘눈물의 환전소동’을 겪고 기차에서 언어와 민족이 뒤섞인 중앙아시아 사람들을 만나면서 저자는 국경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하나의 민족, 하나의 언어, 하나의 이해관계가 당연한 한국이 무척 예외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3. 체력의 한계를 시험하다 : 51시간 장거리 기차와 러시아산 항생제 중국과 중앙아시아 대륙은 주로 기차로 이동했다. 체력은 자신 있지만 장거리 이동에는 언제나 변수가 따른다. 중국에서는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에 걸린 채 33시간짜리 장거리 기차를 타야했고, 우즈베키스탄 부하라에서 러시아 볼고그라드 구간은 난방이 고장나 얼어죽을 것 같은 기차로 51시간이나 걸렸다. 아무리 약을 먹어도 낫지 않던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증상은 러시아산 항생제를 ‘실수로’ 과다 복용하고 단번에 나았다. 4. 재미있는 나라 그리스, 살아보고 싶은 나라 이탈리아 몰려오는 난민과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어수선한데 힙한 나라 그리스. 그래서 친구하고 싶은 나라, 땅이 아니라 바다(에게해)까지 영토라고 생각하는 진정한 해양민족의 나라. 그리스는 저자에게 가장 강렬한 기억을 남긴 나라 중 하나다. 로도스 섬에서 크루즈선에 타는 일이 <노플라잇 세계여행>의 가장 큰 난관이었다. 외관상으로는 관광객들과 구분되지 않는 난민들이 배에 타는 걸 막으려는 해운당국과, 어떻게든 타려는 난민들 사이에서 하마터면 배를 놓칠 뻔 한 것. 저자는 한국을 제외하고 살아보고 싶은 나라로는 이탈리아를 꼽았다. “이탈리에선 커피 한잔 마시는 것도 중요하고 특별한 일이더라고요. 사람들도 귀엽고. 그런 곳이 좋아져요” 5. 대서양 횡단 크루즈 ‘니우스테이든담’ 호를 타다 3,000명의 승객과 1,000명의 선원을 태우는 초대형 크루즈 여행은 어떤 모습일까. 저자는 크루즈 탑승을 손꼽아 기다린다. 육로 여행에 지친 몸과 마음을 모처럼 푹 쉴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크루즈 시설과 매일 제공되는 식사를 즐기면서 먹고 자고 놀기만 하면 되는 곳, 그래서 ‘크루즈 아기’가 될 수 있는 곳. ‘싱글 나잇’에는 할어버지들을 먼저 보낸 할머니 싱글들이 나오시는 그 곳. 하지만 할머니와 농구게임을 했다가 대패하는 굴욕을 겪는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수천명 병사들을 수송하는 극한 상황에서도 하루 세 끼 잘 먹이고 재웠다는 자부심 넘치는 선박회사의 강연에서는 ‘업의 본질’을 배운다. 6. 스페이스X 로켓, 그랜드 올 올프리 쇼, 델타 핵미사일 기지 중국과 실크로드를 거쳐 크레타섬의 미케네 문명을 봤으니 미국에서는 미래 문명의 열쇠가 있는 케네디 우주센터로 간다. 스페이스X 로켓발사 현장을 직접 보기 위해서다. 기술 문제로 발사가 한번 취소된 후 언제 발사될지 기약이 없었지만 저자는 일론 머스크 전기를 읽으며 인내심있게 기다려 마침내 팔콘9 발사 장면을 지켜본다. “징기스칸이 기마병을 이끌고 유라시아 대륙을 호령했던 시절에 그의 군대에는 300만 마리의 말이 있었다고 한다. 즉 원나라는 300만 마력馬力의 힘을 운용하던 제국이었다. 미국 정부가 우주왕복선 애틀랜티스호를 띄우기 위해 사용한 로켓은 3700만 마력이었다고 한다. 또 일론 머스크가 준비 중인 대형 우주선 스타십은 4000만 마력 이상이며 이는 현재 전 지구에 있는 말들의 70퍼센트에 해당하는 힘이라고 한다. 에너지의 사용량으로 권력의 힘을 측정한다면, 일론 머스크 한 명의 권력이 징기스칸의 10배 이상 커진 셈이다.” 비행기를 타지 않는 여행은 우리를 뜻밖의 장소로도 데려간다. 그중 하나는 테네시주 네슈빌에 있는 컨트리 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