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외상태

조르조 아감벤 · Social Science
19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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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지구적 내전'에 직면한 21세기의 새로운 정치적, 지적 과제를 도발적으로 제시한 세계적 철학자 아감벤의 문제작. 이 책은 '예외상태'라는 개념으로 근대의 정치사와 민주주의 역사, 오늘날의 테러리즘 시대를 새롭게 해부한다. '예외상태'는 나치 공법학자로 알려진 칼 슈미트가 히틀러의 독재 체제를 정당화하기 위해 만든 용어이다. 이 책은 도발적인 이 개념을 사용하여 온갖 학문 분야를 아우르며 21세기의 현실을 분석한다. 민주주의의 본산이라는 미국이야말로 민주주의와는 정반대의 것을 의미하는 '예외상태'가 가장 빈번하게 출현했던 나라 중 하나라고 말하는 식이다. 예외상태의 고고학을 펼치며 지적인 자극을 도발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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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What's up 총서를 발행하며 01 통치 패러다임으로서의 예외상태 02 법률의 힘 03 유스티티움 04 공백을 둘러싼 거인족의 싸움 05 축제, 추도, 아노미 06 권위와 권한 옮긴이 후기 인물 소개 참고 문헌

Description

‘역사의 종언’과 ‘민주주의의 승리’가 아니라 ‘전 지구적 내전’에 직면한 21세기의 새로운 정치적.지적 과제를 가장 도발적으로 제시한 세계적 철학자 아감벤의 문제작 출간!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패러다임을 일소한 9.11 테러 이후 전 세계 지성계의 패러다임 쉬프트를 주도해온 아감벤, ‘예외상태’라는 낯선 개념으로 근대의 정치사와 민주주의 역사 그리고 오늘날의 ‘테러리즘’ 시대를 새롭게 해부한다.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 미국의 애국법에까지 이르는 장구한 시대를 가로지르며 ‘국가=정치’와 ‘법’이 인간의 생명에 가한 지배의 양태를 새로운 인식틀에서 압축적으로 재해석하면서 현대가 ‘호모 사케르’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는 것을 증언하고 있는 본서는 정치는 모두 사라지고 법치만이 남아 있는 듯한 오늘날 인간의 자유와 해방을 위해 고민하는 모든 사람들의 필독서가 될 것이다. □ 통치 패러다임으로서의 예외상태라고? “게다가 오늘날의 지배적인 통치 패러다임을 분석하기 위해 민주주의 대 독재라는 말라비틀어진 대립 도식을 이용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 책의 1장의 제목, ‘통치 패러다임으로서의 예외상태’는 이 책이 얼마나 도발적이고 도전적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잘 알려진 대로 이 ‘예외상태’라는 말은 ‘나치 공법학자’로 알려진 칼 슈미트의 용어로 히틀러의 독재 체제를 정당화하기 위해 주조해낸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1930~1940년대의 독일의 히틀러 독재 체제를 가리키기 위한 용어가 아니라 프랑스 혁명 이후부터 최근의 미국의 부시의 애국법에 이르는 서구의 정치와 ‘민주주의’ 그리고 법의 역사를 해부하기 위한 핵심 개념으로 채용하는 것은 만용 아니면 대단한 도전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심지어 저자는 법의 효력 정지를 의미하는 광의의 ‘예외상태’는 부르주아 혁명기의 프랑스에 기원을 두고 있다면서 더 나아가 히틀러와 무솔리니를 독재자로 정의해서는 부시가 ‘전시 군 총사령관’으로 등장하는 21세기 정치의 역설을 전혀 이해할 수 없다고까지 주장한다. 뿐만 아니라 아감벰은 민주주의의 본산이라고 하는 미국이야말로 민주주의와는 정반대의 것을 의미하는 ‘예외상태’가 가장 빈번하게 출현했던 나라 중의 하나로, 그것도 링컨과 윌슨 그리고 뉴딜(New Deal)로 유명한 루스벨트를 걸쳐 부시에 이르기까지 ‘민주주의의 수호’를 내세운 이 민주주의의 모범 국가의 심장 한가운데는 ‘예외상태’가 자리잡고 있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이것은 냉전 체제의 붕괴와 함께 후쿠야마를 필두로 운위된 민주주의의 최종적 승리나 포스트모더니즘이 내건 역사의 종말 등을 통해서는 우리 시대의 고민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이것은 아감벤이 포스트모더즘의 환상이 9?11 테러와 함께 산산조각나면서 서구 지성계의 새로운 스타로 부상하게 된 계기와 정확히 일치하게 된 이유를 설명해주기도 한다. 벤야민의 정치철학적 텍스트에 대한 정교한 독해자로 출발해 하이데거의 철학과 슈미트의 정치 철학을 함께 버무리면서 ‘호모 사케르’라는 독특한 형상을 통해 우리 시대의 정치 철학을 새롭게 주조내해고 있는 아감벤이 보기에 진보 대 보수, 민주주의 대 독재, 혁명 대 개혁 등의 과거의 패러다임은 전혀 엉뚱한 헛다리 집기이다. 이것은 지난 10년 동안 진보 대 보수, 민주주의 대 독재, 혁명 대 개혁이 요란하게 충돌만 할 뿐 제도 내외의 정치가 어떠한 신선한 흐름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우리 현실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특히 왜 법률의 힘은 예외상태라는 공백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도 현대에 들어와 정치적 행동은 모두 사라지고 호모 사케르의 생명을 포획/배제하는 법치만 달랑 남았는가라는 핵심적인 문제의식을 기저에 깔고 있는 아감벤의 이 역작은 미디어법처럼 국민의 대의 기관인 입법법부의 결정이 다시 헌법 재판소의 법률적 판단에 최종 회부되고 있는 우리 현실에 대해서도 많은 성찰의 단서를 제공해줄 것이다. □ 법이 생명을 포획/배제하기 위해 탄생했다고? “이 탐구의 목적은 ― ‘그 안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예외상태의 긴급성에 직면해 ― 이러한 우리 시대 최고의 지배의 비밀을 관장하고 있는 픽션을 백일하게 드러내는 보이는 것이다. 권력의 ‘비밀 상자’ 중의 비밀 상자가 자신의 한 가운데에 숨겨 놓고 있는 것은 예외상태이다.” 아감벤은 온갖 학문 분야를 아우르며 “예외상태”의 고고학을 펼쳐 보이며 지적인 자극을 도발한다. 마치 푸코가 감시와 처벌이라는 새로운 에피스테메로 근대의 제도의 비밀 중의 하나를 파헤쳤다면 아감벤은 호모 사케르라는 형상으로 서구 정치사의 패러다임을 재구축하려고 한다. 그는 이 호모 사케르 연작 시리즈의 두 번째 권인 이 저서에서 호모 사케르의 생명을 법이 정치를 제외하고 왜 독점적으로 포획/배제하게 되었는가를 탐구한다. 그리하여 우리 시대에 정치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되묻고자 한다. 이를 위해 그가 주목하는 형상은 푸코의 광인에 비견될 수 있는 호모 사케르들인데, 아감벤이 보기에 근대의 법(치)과 민주주의는 푸코의 정신병원의 대감금 장치에 비견될 수 있는 어떤 것이다. 예를 들어 나치의 강제 수용소와 관타나모 수용소는 근대의 일탈이나 우연이 아니라 필연에 가까운 어떤 것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서구의 민주주의, 특히 법에 기반한 합법적 통치에 기초한 민주주의라는 픽션에 의지해온 서구의 정치에 대한 철저한 전복을 의미한다. 아감벰은 민주주의=법치라는 환상이 서구 민주주의의 근본적 환상이며, 오히려 그러한 패러다임을 생명의 포획을 둘러싼 한 법과 정치의 갈등으로 바꿀 것을 제안한다. 하지만 아감벤이 보기에 인간의 생명을 제도 속으로 포획/배제하는 ‘법’과 폭력이야말로 철학이 사유해야 할 핵심적인 범주이지만 데리다의 '법의 힘'이라는 책이 전형적으로 보여주듯이 아무도 자본주의 최고의 비밀에 대해 깊이 있게 사유하지 못했다. 따라서 법의 공백이자 법의 아포리아라고 할 수 있는 ‘예외상태’야말로 법률과 폭력이 생명과 맺고 있는 관계를 따져볼 수 있는 사유의 출발점이다. 따라서 이 예외상태를 앞서 말한 대로 민주주의의 반대 개념으로 생각해서는 절대 안 된다. 우리의 경우에도 1970년대에 선포된 유신은 ‘민주주의의 수호’를 명분으로 내걸었으며, 미국의 공항에서는 “Your security is our priority”라는 문구가 상징하는 대로 이제는 상례가 된 예외상태를 일상적으로 마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1970년대의 미니스커트와 장발 단속이나 또는 미국 공항에서의 지문 재취처럼 유독 인간의 생명을 중심으로 한 ‘포획/배제의 메커니즘’을 일상적으로 작동시키고 있는 것 또한 주목할 만하다. 따라서 아감벤이 지문 채취를 이유로 미국 방문을 거부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제스처가 아니라 이처럼 그의 철학적 입장에 따른 확고한 정치적 실천인 것이다. 이 책은 9.11에서 로마법을 거쳐 벤야민/슈미트 논쟁의 재구성뿐만 아니라 축제의 의미에 대한 재해석 등에 이르기까지 온갖 학문 분야를 종횡무진하고 있다. 그러면서 아감벤은 우리 시대의 ‘호모 사케르’의 슬픈 초상을 그려보이는 동시에 법치=민주주의라는 환상을 넘어 법을 중심으로 짜여져 있는 ‘기계’를 멈추기 위한 새로운 계몽에의 용기를 촉구한다. 아마 이처럼 작은 소책자에 이처럼 우리가 당면한 현실을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치밀하게 분석하고 있는 아감벤의 책은 포스트모더니즘의 안개 속을 헤매던 우리에게는 청량한 지적 자극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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