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공포는 인간의 가장 오래된, 가장 강한 감정이다.” 미국 장르문학 공포소설의 대표주자인 러브 크래프트의 말이다. 또 어느 심리학자는 말한다. “스트레스는 인간의 능력을 배가시킬 수 있는 가장 유용한 정신작용이다.” 인간이 삶을 살아감에 있어 적당한 긴장감은 그 사람의 집중력을 강화시켜 일의 능률을 배가시킴은 물론 호르몬 작용을 활발히 하여 몸 각 기관들의 기능을 향상시킨다는 말이다. 어떤 이들은 말한다. 이성간에 같이 공포영화를 보면 사랑의 감정이 더욱 싹틀 수 있다고. 온몸에 소름이 돋는 순간적인 감정이, 우리가 사랑에 빠질 때 느끼는 짜릿한 감정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 불쾌하고 끔찍한 것을 보면서 그것을 피하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지켜보고 싶은 모순된 마음, 그리고 그 순간 느껴지는 짜릿함. 결국 공포와 쾌락이라는 감정이 한끝 차이라는 얘기다. 공포소설은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하지만 동양과 서양의 공포소설은 약간 분위기가 다르다. 동양에서는 귀신이나 영적인 존재를 통해 그들의 한이나 심리적인 문제를 바탕으로 공포감을 조성하지만, 서양에서는 괴기스러운 괴물이나 살인마 등을 통해 잔인함과 괴기성을 바탕으로 공포감을 조성한다. 하지만 역시 가장 무서운 것은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예상치 못한 것에 의해 느껴지는 감정이 아닐까? 공포 영화를 볼 때도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귀신의 모습에 소리를 지르며 무서워하는 것 역시 무지에서 오는 공포,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막막한 무언가에 대한 공포일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그런 소설들을 모아보았다. 피가 난무하고, 귀신이 돌아다니거나 드라큘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알 수 없는 모호한 공포, 정체는 알 수 없지만 가슴을 조여오는 심리적인 압박감, 환타지와 공포소설의 경계를 넘나드는 듯한 환상 괴기소설. 굳이 분류를 짓는다면 ‘초자연적 소설(Supernatural)’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소설은 재미있어야 한다. 그것이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즐거움이든 지적 충족감을 확보하게 하는 즐거움이든 독자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을 때만이 작품으로서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토털호러>는 재미있다. 신비롭다. 수록된 11편의 작품은 모두가 각기의 색깔과 특징을 지니고 있다. 수록된 작품은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공포스런 존재는 바로 인간이다.”라는 주제하에 선정되었으며, 그것을 독자들로 하여금 확인, 동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