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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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와 처벌』을 예고한 미셸 푸코의 숨겨진 문제작! “제가 올해 진행해보려고 하는 연구의 출발점은 예전에 제가 『광기의 역사』에서 시도했던 작업의 도달 지점이거나 그 중단 지점입니다. 저는 이 도달 지점에서 출발해 문제를 재검토해보고자 합니다. 하지만 몇몇 차이를 갖고 말입니다.” 푸코 사후 20여 년이 지난 2003년부터 출간되기 시작한 푸코의 콜레주드프랑스 강의가 학계에 이른바 ‘푸코 르네상스’를 일으킨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특히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에서 『생명관리정치의 탄생』에 이르는 강의들에서 푸코는 그동안 충분히 분석한 바 없던 근대 국가와 통치합리성의 계보학을 통해 신자유주의의 본성까지 선구적으로 파헤쳐 그 사유의 동시대성을 인정받았다. 『정신의학의 권력: 콜레주드프랑스 강의 1973~74년』는 앞서 언급한 강의들과 달리 현대 사회를 직접적으로 분석하지는 않는다. 그런데도 그 사유의 동시대성은 결코 빛이 바라지 않는다. 왜 그런가? 첫 번째 이유는 『정신의학의 권력』이 (이듬해 강의 『비정상인들』과 더불어) 푸코의 또 다른 걸작 『감시와 처벌』(1975)을 예고하고 준비한 책이기 때문이다. 『지식의 고고학』(1969) 이후 5년간 침묵을 지키다 발표한 『감시와 처벌』을 통해, 푸코는 인간의 신체에 직접적으로 작용해 인간을 지배하는 권력, 즉 규율권력의 메커니즘을 분석하며 자신의 사상을 스스로 혁신한다. 푸코 자신이 『감시와 처벌』을 일컬어 “나의 첫 번째 책”이라고 말하기까지 한 이유가 그 때문이다. 『정신의학의 권력』은 그런 『감시와 처벌』과 주제를 공유한다. 요컨대 『정신의학의 권력』은 정신의학이 정신이상자들을 어떻게 다뤄왔는지를 분석함으로써, 사실상 권력이 개인을 어떻게 정상화/규범화해 지배하는지를, 즉 규율권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파헤치고 있다. 이런 분석을 위해 푸코는 예전(『광기의 역사』[1961])처럼 광기의 ‘표상’만을 다루기보다는 광기를 둘러싼 치료법, 행정적 조치와 법률, 규칙의 배치와 건축의 정비 같은 이질적 요소들이 서로 결합되는 (정신의학) 권력의 ‘장치들’에 초점을 맞춘다. 이로써 푸코는 권력, 지식과 진실, 예속화의 관계라는 새로운 문제틀을 찾아낸다. ‘규율권력’이라는 개념뿐만 아니라 여기서 등장한 새로운 문제틀이 확장되어 (오늘날 푸코를 유명하게 만든) ‘생명관리정치’나 ‘통치성’ 개념이 나왔다는 점에서, 『정신의학의 권력』은 푸코 사유의 실험실이기까지 하다. 바로 이것이 『정신의학의 권력』이 그 사유의 동시대성을 잃지 않은 두 번째 이유이다. 푸코의 첫 번째 저서 『정신병과 인격』(1954)에서부터 『비정상인들』에 이르기까지 푸코의 사유가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총정리한 100쪽 분량의 「옮긴이 해제」를 길잡이 삼아, 푸코의 사유를 음미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