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텍쥐페리의 르포르타주

Antoine de Saint-Exupéry
16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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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중반, 전쟁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가던 유럽, 그중에서도 혁명의 도시 모스크바와 내전의 소용돌이 속에 휩싸인 스페인을 배경으로 한 생텍쥐페리의 르포르타주. 1935년, 생텍쥐페리는 5월 1일의 행사를 앞두고 러시아 혁명을 통해 최초의 사회주의 국가가 된 소련의 수도 모스크바를 방문한다. 그가 방문한 모스크바는 새로운 사회주의 국가의 수도답게 혁명의 축제를 준비하는 분위기는 활기찼고, 대기를 짓누르듯 하늘을 가득 메운 채 날아가는 비행 편대의 위용은 어마어마했다. 혁명을 통해 새로운 인간형을 만들어 내고 발전된 기술을 통해 막강한 위용의 군사력을 과시했지만, 그것보다 그의 시선을 더 사로잡은 것은 바로 모스크바와 그곳까지 가는 여정에서 만난 사람들과 그들이 사는 모습이었다. 특급열차를 타고 소련으로 가는 길에서 본 폴란드 출신의 노동자들. 그들은 대불황의 그늘 속에서 삶의 터전이었던 프랑스의 탄광 지역에서 추방되어 고국 폴란드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들은 3등 칸에 그들의 허름한 짐짝처럼 포개어져 잠들어 있었지만, 그가 그려내는 가난한 노동자 가족의 모습은 그럼에도 그들의 삶을 지속시키는 원동력이 무엇인가를 보여 준다. 그리고 생텍쥐페리는 혁명 전에 가정교사로 러시아로 왔다 혁명을 겪고 살아남은 프랑스 출신의 몇몇 할머니들의 삶의 이야기를 위트 넘치게 그리면서, 혁명으로 인한 또 다른 삶의 모습, 즉 혁명으로 인해 생사를 넘나들고 또 그에 발이 묶여야 했던 인간 군상들의 모습까지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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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모스크바 모스크바 전체가 혁명의 축제일을 축하했다 밤에, 기차에서는 고국으로 되돌아가는 폴란드 광부들 사이에서 아기 모차르트가 잠들어 있었다… 모스크바! 그런데 혁명은 어디에 있을까? 소련 법정에서의 죄와 벌 ‘막심-고리키’의 비극적 최후 ‘마드무아젤 그자비에’와 조금 술에 취한 10명의 왜소한 할머니들과 보낸 이국의 저녁, 그녀들은 자신들의 스무 살을 애달프게 그리워했다… 피로 물든 스페인 바르셀로나, 내전의 보이지 않는 전선 바르셀로나 아나키스트들의 풍속과 거리 풍경 내전은 결코 전쟁이 아니라, 병(病)이다 전쟁을 찾아서 이곳에서는 나무들을 벌채하듯 사람들을 총살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더 이상 서로를 존중하지 않는다 마드리드 마드리드의 저항 카라반첼 전선의 전쟁 이봐요, 중사! 당신은 왜 떠나왔습니까? 옮긴이의 글 작가 연보

Description

1. 르포 문학의 진수를 보여 주는 생텍쥐페리의 르포르타주 장-폴 사르트르는 『현대』지 창간호에 실린 「창간호에 부치는 글」에서, ‘르포는 문학 장르에 속하고, 문학 장르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하나의 장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직감적으로 그리고 순간적으로 사태의 의미를 포착하는 능력과 이 의미를 재구성하여 독자들이 즉각적으로 해독할 수 있는 전체적인 조망을 제시하는 수완’을 르포 작가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로 꼽았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행동하는 휴머니즘의 작가이자 『어린 왕자』로 유명한 생텍쥐페리가 1930년대 중반, 전쟁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가던 유럽, 그중에서도 혁명의 도시 모스크바와 내전의 소용돌이 속에 휩싸인 스페인을 배경으로 한 『르포르타주』야말로 사르트르가 말한 르포 문학에 잘 들어맞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 최초의 사회주의 국가에서 인간을 본다 1935년, 생텍쥐페리는 5월 1일의 행사를 앞두고 러시아 혁명을 통해 최초의 사회주의 국가가 된 소련의 수도 모스크바를 방문한다. 당시 소련은 호불호가 확연히 나뉘는 국가였다. 유럽 대륙의 지배자들에게는 그들을 위협하는 세력으로, 새로운 사회를 꿈꾸던 이들에게는 그 꿈이 현실로 이루어질 나라로 인식되었다. 그가 방문한 모스크바는 과연 새로운 사회주의 국가의 수도답게 혁명의 축제를 준비하는 분위기는 활기찼고, 대기를 짓누르듯 하늘을 가득 메운 채 날아가는 비행 편대의 위용은 어마어마했다. 혁명을 통해 새로운 인간형을 만들어 내고 발전된 기술을 통해 막강한 위용의 군사력을 과시했지만, 그것보다 그의 시선을 더 사로잡은 것은 바로 모스크바와 그곳까지 가는 여정에서 만난 사람들과 그들이 사는 모습이었다. 특급열차를 타고 소련으로 가는 길에서 본 폴란드 출신의 노동자들. 그들은 대불황의 그늘 속에서 삶의 터전이었던 프랑스의 탄광 지역에서 추방되어 고국 폴란드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들은 3등 칸에 그들의 허름한 짐짝처럼 포개어져 잠들어 있었지만, 그가 그려내는 가난한 노동자 가족의 모습은 그럼에도 그들의 삶을 지속시키는 원동력이 무엇인가를 보여 준다. 그리고 생텍쥐페리는 혁명 전에 가정교사로 러시아로 왔다 혁명을 겪고 살아남은 프랑스 출신의 몇몇 할머니들의 삶의 이야기를 위트 넘치게 그리면서, 혁명으로 인한 또 다른 삶의 모습, 즉 혁명으로 인해 생사를 넘나들고 또 그에 발이 묶여야 했던 인간 군상들의 모습까지도 보여준다. 3. 전쟁이 인간에게 던지는 물음을 생각한다 생텍쥐페리는 모스크바를 다녀온 이듬해(1936)에 내전이 발발한 스페인으로 간다. 스페인 내전은 1936년 프랑코 장군이 좌파 공화정부에 대해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일어났다. 이는 단순히 스페인 내부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어서, 좌파 공화정부를 소련과 각국에서 모여든 의용군이 지원하고, 반란군을 히틀러와 무솔리니의 파시즘 정권이 지원함으로써 2차 세계대전의 전초전 양상을 띠고 있었다. 1936년에 쓴 “피로 물든 스페인”은 내전 초기의 바르셀로나를 배경으로 한다. 아직 총성과 포성이 난무하는 전선은 형성되지 않았지만, 사람들 머릿속에는 이미 삶과 죽음을 가르는 전선이 형성되어 있었다. 그래서 카페 옆자리에서 차를 마시던 사람이 불심 검문에 체포되어 죽음을 맞기도 한다. 그리고 내전은 전쟁이 아니라, 병이라고 판단된다. 그래서 다른 사상, 다른 이념을 갖는 인간은 극복해야 할 대상, 격리하고 제거해야 할 대상이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나무를 벌채하듯 사람들을 총살하는 것이다.” 생텍쥐페리는 이런 상황 속에서 인간에 대한 한 가지 물음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이를테면, 갱도가 무너지고 한 명의 광부가 그 안에 갇혔을 때, 왜 사람들은 여러 희생을 감수하면서도 그 광부를 구해야 하는가 하는 물음 말이다. 물론 효율이나 경제적 가치가 먼저인 사람에게는 별 가치도 없는 물음이겠지만, 적어도 인간이 소중한 존재라고 인식하는 사람이라면, 나름의 답을 할 수 있어야 할 물음이다. 또한 이것은 우리의 역사를, 그리고 지금의 현실을 살펴볼 때,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물음이기도 하다. 4. 인간애를 깊이 있게 보여주는 작품 1937년, 생텍쥐페리는 또다시 스페인으로 향한다. 이번에는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마드리드 지역이다. 내전이 심화되면서 민간인의 피해도 심해진다. 이렇게 민간인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는 전쟁은 도대체 무엇을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서 자신이 직접 목격한 사건을 하나 언급한다. 폭격은 한 쌍의 연인의 운명을 갈라놓는다. 폭격이 끝나고 뿌연 먼지가 걷히면서 한 남자가 피투성이 드레스로만 남은 연인의 흔적을 발견한다. 폭탄이 떨어지기 직전까지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걷던 그 사람이 형체도 알아볼 수 없게 된 것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야 되는가? 그리고 적의 포진지를 파괴하기 위해, 몇 걸음 내딛지도 못해 죽음을 맞이해야 할 어처구니없는 명령을 받아들고 잠든 한 민병대 중사를 보며, 그가 왜 자신의 안락한 생활을 버리고 죽음을 각오하며 이 전쟁에 참전했는지 생각해 본다. 그는 그것이 ‘사랑’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부당한 현실에 맞서 한 인간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릴 각오로 참여하게 만드는 숭고한 신념의 사랑 때문이라고. 이렇듯, 생텍쥐페리는 “마드리드”에서 스페인 내전의 복잡한 면모를 서정적인 필치로 깊이 있게 드러내면서 그의 보편적 주제인 “인간애”를 두드러지게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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