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부터 지켜 주는 세계

쓰카모토 하쓰카 · Novel
32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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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제7회 ‘생활의 소설’ 대상 수상작. 가정 불화로 고통받고 있는 여자아이와, 여자로 태어난 남자아이. 부모님의 불화로 몸이 양쪽으로 찢겨 나가는 고통에 괴로워하는 가오루코. 여자로 태어난 아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모님에게 유형·무형의 폭력을 당하는 아키오. 가정에서도 보호받지 못하고 학교에서도 소외되는 이들. 한창 성 정체성이 확립되는 사춘기. 어른이 되는 문턱에 선 두 사람은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고스란히 체현한다. 같은 학교, 같은 반의 아이들이 당면한 현실의 상처를, 그들의 눈을 통해서.

"우리가 사랑한 마법의 공간"

35주년 기념 재개봉, 극장에서 다시 만나요

왓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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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3 4 5 6 7 8 9 10 옮긴이의 말

Description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에 두 아이가 있다 가정 불화로 고통받고 있는 여자아이와, 여자로 태어난 남자아이. 부모님의 불화로 몸이 양쪽으로 찢겨 나가는 고통에 괴로워하는 가오루코. 여자로 태어난 아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모님에게 유형·무형의 폭력을 당하는 아키오. 가정에서도 보호받지 못하고 학교에서도 소외되는 이들. 한창 성 정체성이 확립되는 사춘기. 어른이 되는 문턱에 선 두 사람은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고스란히 체현한다. 같은 학교, 같은 반의 아이들이 당면한 현실의 상처를, 그들의 눈을 통해서. 《세계로부터 지켜 주는 세계》는 2020년 제7회 ‘생활의 소설’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분야와 소재를 뛰어넘어, 자유로운 발상의 이야기를 선정하는 문학상’답게 일상 밖의 일상이 내 안으로 다가온다. 선입견을 뒤집는다. 아직 어리기에 세상을 바꿀 힘은 없다. 그러나 어리다고 해서 무력한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그렇기에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고, 정면으로 부딪칠 수 있다. 그래서, 결국은, ‘나는 무엇인가’ 그리고 ‘어떻게 살아 나갈 것인가’ 하는 울림을 전한다. “지금, 사라지고 싶다고 생각하거나, 죽고 싶다고 생각할 만큼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아무리 작더라도 당신의 세계를 지켜 주는 세계가 존재하길 바랍니다”라고. 내 마음이 정말, 여자일까 나는 정말, 남자가 아닌 걸까 “나는 지금 겉모습은 남자지만, 마음은 여자입니다.” 학급 회의 시간에, 아키오는 돌연 커밍아웃을 한다. 선생님은 당황한다. 정형화할 수 없는 성의 다양성을 인지하고 있는 학생들. 공격하거나 배제하지는 않지만, 점점 거리가 벌어지며 ‘내가 차별주의자였던가?’ 하는 의문을 쌓아 간다. 세계의 붕괴를 느낀다. 아키오는 누나에게 물려받은 여학생 교복을 입고 등교한다. 그러나 교문에서 붙잡히고 만다. 집에서는 폭력이 이어진다. 아버지는 남자 훈육을 시키고, 어머니는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 머리를 밀리고, 여학생 교복을 찢긴다. 맞는다. 그의 고뇌는 더욱 깊어 간다. “내 마음이 정말, 여자일까. 나는 정말, 남자가 아닌 걸까. 여자로 살아가려고 했더니, 그 순간 남자인 내가 나 자신 속에서 선명하게 떠올랐어.”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이 취하는 행동을 폭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자기가 나쁘다고 생각한다 가오루코의 아빠는 물건을 부수고 소리를 지르며 아내를 위협한다. 가오루코의 엄마는 언어로써 남편의 인격을 깨부순다. 아빠는 물리적 폭력으로 딸의 세포를 파괴하고, 엄마는 언어적 폭력으로 딸의 자존감을 부순다. 자신을 가장 괴롭게 만드는 동시에 가장 사랑하는 두 사람. 미워할 수 없다. 부모님 사이를 중재하지 못하는 자신을 탓한다. 그러나 숨쉬기마저 어렵다. 집 안에서, 숨을 곳이 없어 침대 속으로 파고든다. 책의 세상으로 떠난다. 학교에 가도 친구는 하나뿐이다. 얼마 전 커밍아웃을 한 아키오. 아키오는 미인이다. 키도 크고 공부도 잘해서 왕자님 같았다. 커밍아웃 이전까진. 가오루코는 못생겼다. 키도 작고 뼈대도 굵다. 외모에 변화를 주었더니 반 아이들이 뒤에서 조롱한다. 그러나 그 순간에, 유일한 친구는 어디에도 없었다. 나는 무엇일까 우리는, 어떻게 살아 나가야 할까 중이병. 중학교 2학년 또래의 청소년들이 사춘기를 겪으며 흔히 가지게 되는 불만이나 가치관 혼란과 같은 심리적 상태를 빗대어 이르는 말. (국립국어원 우리말샘) 우리나라에서도 익숙한 이 단어는 ‘중학교 2학년’으로 대변되는 사춘기 청소년들을 향한 표현이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는 이들. 어른도 아이도 아닌 나이. 폭발적인 세포분열이 이루어지고 이성이 분화되는 시기. 그래서 소설은 그들의 시선을 필요로 한다. 그들의 눈을 통해, 그들의 행동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다. 더 직접적으로, 더욱 곧게 세계를 바라봐야 하기 때문에. 《세계로부터 지켜 주는 세계》는 사회에 물들기 직전의, 아직 사회적 가치관이 완전히 자리 잡지 않은 눈으로써 세계를 걸어간다. 귀찮다고 외면하고 있으면 개인은 편할 수 있다. 그리고 관계는 단절된다. 상처는 아물지 않는다. 문제를 만든 어른들은 외면으로써 편한 길을 택하지만, 아이들은 오히려 정면에서 부딪힌다. 살 길을 찾아야 하니까. 두 아이 모두 죽으려는 생각을 했으니까. 가족이라는 울타리, 사회의 보호, 이런 것들이 무너진 상태로 노출된 가오루코와 아키오는 서로가 서로의 피난처였다. 세계를 향해 온몸으로 부딪친 이들에게, 누나는 남동생에게 세일러복을 물려주고, 증조할아버지는 숨을 곳을 선물해 준다. 부부의 불화, 아버지의 폭력성, 이를 잇는 집안의 분위기, 아집, 소통의 부재. 등장인물들의 자기중심적 가면이 하나씩 벗겨지는 동안, 가면 너머의 이유가 하나씩 드러난다. ‘그 사람의 진실은 겉보기와는 다를 수도 있다’라는. 마침내 주인공들의 주변 인물들에게도 하나씩 숨구멍이 트인다. 개개인으로서 ‘나’에게 살아 있는 다면성을 보인다. 서로에게 피난처이자 구원이 되어 주는 그들의 우정은 현실에서의 구원이 아니라 존재 자체가 구원임을 의미한다. 완벽한 해답은 없다. 영원한 해결책도 없다. 가오루코와 아키오는 서로 다른 시간에, 서로 다른 장소에서, 어떻게든 현재를 추스르며 내일로 힘겹게 한걸음 더 나아간다. 그리고 우리 귓속에 작은 목소리로 속삭인다. 아무리 작더라도, 우리에게는 ‘세계로부터 지켜 주는 세계’가 존재한다는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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