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과 IS 전쟁을 둘러싼 정치적·군사적 상황의 극적인 전개를 추적하다
방대한 자료를 꼼꼼하게 추적함으로써 이라크 전쟁의 구체적 실상과 여러 세력 간의 갈등의 복잡한 메커니즘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이와 더불어 미시적 사건에 대한 추적을 거시적 국제정치의 권력구조 및 전쟁의 양상 변화의 맥락과도 연관 지어 설명함으로써, 독자가 나무와 숲을 함께 볼 수 있도록 안내한다. _윤영관(서울대학교 교수, 전 외교통상부 장관)
빠르게 재구성되고 있는 21세기 세계 정치 지형에서 미국의 이라크 전쟁은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현재 국제정치를 이해하는 데 이라크 전쟁에 대한 분석은 필수적이다. 중국의 부상은 미국이 이라크 전쟁에 발목이 잡혀 있었던 21세기 초 상황과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 저자는 국제정치이론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방대한 양의 자료를 철저히 분석해 이라크 전쟁의 구체적 실상과 여러 세력 간 갈등의 복합한 메커니즘을 쉽게 풀어내고 있다. 저자가 이라크 전쟁을 통해 분석한 국제정치 속 미국과 중국, 러시아, 중동국가들의 갈등과 경쟁, 대립과 타협의 구성물은 현재도 진행 중인 아프가니스탄 사태에도 시사점이 있을 것이다.
미군 철수 후의 이라크와 IS 전쟁을 철저히 분석했다
개정판에서는 초판 내용인 이라크 전쟁 발발부터 2011년 철군까지를 현재 시점에 맞게 개정하고 그 이후 이라크 내부와 아랍의 봄, 시리아 내전 등 주변국의 정세와 IS 전쟁부터 현재까지 10년간의 내용을 추가했다.
2014년 IS가 이라크를 침공하면서 또 다른 전쟁이 시작되었다. 2014년 6월 모술 방어전에서 이라크는 2개 사단을 동원했으나, 3만 명에 달하는 이라크 정규군은 48시간의 전투에서 1500명 정도의 IS 병력을 막아내지 못하고 붕괴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만연한 부패로 이라크군 및 경찰 병력은 전투 의지가 없었다. 미군은 이라크군과 경찰을 재건하는 데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여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다. 시아파와 수니파의 갈등과 지역 무장 세력의 난립, 그리고 부패한 중앙정부가 IS 성장의 토양이 되었다. 오바마 행정부는 미군 병력을 직접 투입하여 이라크에서 IS 세력을 격퇴하는 대신 폭격을 통해 IS 군사력 및 자원을 파괴하면서 동시에 특수부대를 통해 이라크 군사력을 재건하도록 했다.
저자는 국제 정치 이론 전문지식으로 방대한 자료를 취합해 전체상을 그려냈다. 이라크 전쟁의 전개 과정을 상세히 짚어냈을 뿐만 아니라 전쟁 이후 이라크 내부 세력들을 발흥 성쇠를 추적했다. IS 세력이 이라크에서 어떻게 영토국가를 형성할 수 있었는지 그 배경과 토양을 분석해 놓았다.
이라크 전쟁으로 이득을 본 세력은 어디인가.
이라크 수니파 세력은 후세인 정권 몰락으로 신흥 지도층이 되었다. 특히 전통적인 지도층 보다 무장단체를 기반으로 하는 신흥 지도층의 부상이 두드러진다. 시아파 민병대는 이란의 비호를 받으며 크게 성장했다. 이라크 정부는 이 세력을 군대 안으로 포함시키려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쿠르드 족도 얻은 것이 있다. IS 전쟁에서 특히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이었지만 자체적으로 무장하여 IS에 대항했으며 그 결과로 자치정부 수립과 하나의 정치세력으로서 인정받게 되었다. 이란은 가장 적은 희생으로 가장 많은 이득을 얻었다. 중동에서 봉쇄된 상태였던 이란은 이라크에 시아파 정권이 들어서자 고립에서 벗어났으며 육로로 같은 시아파 정권인 시리아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저자는 미국은 분명 패자라고 말한다. 미국은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를 제거하고 민주정부를 세우겠다는 당초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전쟁이 무력을 통한 정치의 관철이라고 한다면 미국은 모든 전투에서 승리했으나 전쟁에서는 승리하지 못했다. 게다가 현재 미국의 위상은 부시가 이라크를 침공했을 때에 비하면 상당히 추락했으며 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라크 전쟁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미국의 이라크 전쟁은 미래 세계에서 벌어질, 더욱이 우리도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게 될, 전쟁의 형태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바로 이 때문에 우리는 이라크 전쟁을 이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