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지식장과 상징폭력

김경만
26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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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학계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쳐온 사회학자 김경만 서강대 교수의 논쟁적인 책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과학지식사회학, 과학철학 전공자답게 그간 전문화되고 세분화된 영역의 난해한 이론서를 주로 출간했던 저자가 이번 책에서는 한국 사회과학계, 나아가 학술문화와 지적 풍토 전반에 대한 신랄한 비판의 칼을 들이댄다. 과거에도 우리 학술문화를 쇄신하고자 하는 학문적 시도는 있었다. 하지만 이토록 과감하고 도발적인 비판, 이토록 뜨거운 학문적 열망을 표명한 책은 없었다. 망설임 없이 핵심에 육박하는 주장은 힘차고 거침없고 그 이면에선 자기해부의 고통 또한 감지된다. 그의 진정성 어린 고언은 한국 사회과학자들뿐만 아니라 예외 없이 자신도 겨누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강신표, 김경동, 한완상 등의 원로 사회과학자나 강정인, 조한혜정 같은 중견 사회과학자를 향한 비판은, 글로벌 지식장에 참여해 지그문트 바우만, 앤서니 기든스, 로익 바캉 등 세계적인 학자들과 논쟁을 통해 학문적 성숙에 이르는 과정이 예시된 저자의 자기민속지와 절묘하게 조응하면서, 읽는 이로 하여금 ‘여우와 신포도’ 같은 핑계나 빈말이 아닌, 진정한 학문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장의 구조를 변형시켜 세계 학계에서 우리만의 이론을 창출해낼 수 있는가에 대한 묵직하고 깊은 성찰적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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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나는 이 책을 왜 썼는가 ― 미래 한국의 피에르 하버마스들에게 제1부| ‘한국적’ 사회과학이라는 신기루 1장| 수입도매상 대 독창적 한국이론? … 19 2장| 여우와 신포도 … 47 3장| 또 유학사상인가? … 86 4장| 글로벌 지식장과 상징폭력 … 103 제2부 글로벌 지식장 안으로 1장| 우리에게 ‘학자 경력’은 있는가? … 141 2장| 자기민속지로 살핀 글로벌 지식장의 동학 … 147 책을 마치며 ―방관자에서 참여자로 … 245 감사의 글|참고문헌|찾아보기

Description

오랫동안 하고 싶었지만 한국 학술문화에서는 하기 어려웠던 이야기 “나는 이런 종류의 이야기를 ‘지적 도발’이라 부르고 싶다!” 지난 수십 년 동안 한국 사회과학의 궤적을 이렇게 날카로운 입장으로 ‘비판’하는 작업은 일찍이 누구도 시도하지 못했다. 이러한 작업 자체만으로 하나의 학문적 성과다. 그는 자신이 세계 학계에서 이룩한 확고한 ‘이론적 배경’과 ‘학문적 성과’가 있기에, 지금까지와는 다른 엄밀한 방식으로 한국 사회과학을 점검한 것이다. 그는 한국에서도 ‘글로벌 지식장의 하비투스’를 체화한 연구집단이 출현하기 위해 이러한 비판은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라고 믿고 있다. 그의 증언은 이 시대의 중요한 기록이다. 아울러 한국 사회과학이 새로운 수준에 이르렀음을 확인시켜주는 작업이다. ____강신표(인류학자, 인제대학교 명예교수) 【개요】 세계 학계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쳐온 사회학자 김경만 서강대 교수의 논쟁적인 책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과학지식사회학, 과학철학 전공자답게 그간 전문화되고 세분화된 영역의 난해한 이론서를 주로 출간했던 저자가 이번 책에서는 한국 사회과학계, 나아가 학술문화와 지적 풍토 전반에 대한 신랄한 비판의 칼을 들이댄다. 과거에도 우리 학술문화를 쇄신하고자 하는 학문적 시도는 있었다. 하지만 이토록 과감하고 도발적인 비판, 이토록 뜨거운 학문적 열망을 표명한 책은 없었다. 망설임 없이 핵심에 육박하는 주장은 힘차고 거침없지만 그 이면에선 자기해부의 고통 또한 감지된다. 그의 진정성 어린 고언은 한국 사회과학자들뿐만 아니라 예외 없이 자신도 겨누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강신표, 김경동, 한완상 등의 원로 사회과학자나 강정인, 조한혜정 같은 중견 사회과학자를 향한 비판은, 글로벌 지식장에 참여해 지그문트 바우만, 앤서니 기든스, 로익 바캉 등 세계적인 학자들과 소통과 논쟁을 거듭하며 학문적 성숙에 이르는 과정이 서술된 자기민속지와 절묘하게 조응하면서, 읽는 이로 하여금 ‘여우와 신포도’ 같은 핑계나 빈말이 아닌, 진정한 학문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장의 구조를 변형시켜 세계 학계에서 우리 이론을 창출해낼 수 있는가에 대한 묵직하고 깊은 성찰적 울림을 준다. 밀도감 있는 서술로 채워진 이 책은 두 부분으로 나뉜다. 먼저 1부는 “우리는 왜 세계적인 학자를 배출하지 못하는가?”라는 질문에 “한국적인 것, 토착적인 것의 추구”라는 답을 제시했던 대표적인 국내 학자 다섯 명의 주장을 요모조모 뜯어 반박하고, 이들의 논의에 힘입어 한국 학계의 중심 담론으로 자리해온 ‘서구 종속성 재생산 논쟁’이 왜 허구일 수밖에 없는지를 논증한다. 또 서구의 이론은 한국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른바 ‘적실성’ 문제를 부르디외 사회학의 주요 개념들로 적용해 ‘이론의 이해’를 도모함과 동시에 그 오류를 지적하고 한국 학계의 그릇된 관성이 어떻게 구조화됐는지를 논리적으로 밝힌다. 2부에서는 저자 자신이 세계 학계에 참여해 그렸던 지적 궤적이 자기민속지 서술로 생생히 예시된다. ‘과학전쟁’이 정점에 달한 1980년대 말 시카고 대학에서 과학지식사회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학문장 진입 초기부터 부르디외의 수제자 바캉과 논쟁했던 최근의 일까지, 세계 학자들과 어떻게 교류를 했고 어떻게 이론적 투쟁을 벌여왔는지, 그 사이 글로벌 지식장의 구조와 동학은 어떻게 바뀌었는지, 학자로서 누린 행복과 고통의 실체는 무엇이었는지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책 소개】 “한국 사회과학의 서구 종속성을 극복하려면 한국 사회에 부적합한 서구이론의 무분별한 차용을 지양해야 한다는 당위적인 구호가 아니라 서구이론을 대체할 수 있는 이론이 필요하다.” ―김경만 서구 종속성 재생산 논쟁의 허구성 - 강신표, 김경동, 한완상 비판 1부 1장에서 이 논쟁을 주도한 강신표, 김경동, 한완상 등 한국을 대표하는 세 원로 학자의 논의를 분석해 그 주장의 타당성 여부를 검토한다. 서구 종속성 논쟁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으로 저자는 강신표가 김경동을 “문화제국주의 시대의 매판사회학자”라고 몰아붙인 사건을 거론한다. 강신표는 김경동이 외국 이론을 소개하는 일은 잘하고 있지만, 한완상의 사회학과 달리, 그 이론은 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저자는 그의 비판이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것이라고 본다. 먼저, 김경동은 2차 문헌에 근거해 표절에 가까운 요약으로 외국 이론을 소개할 뿐 잘했다고 볼 수 없다. 김경동의 ‘가핑클의 민속방법론’ 소개가 그 증거다. 다음으로, 한국 현실에 부적합한 외국 이론을 수입해 불필요한 공해를 야기했다는 강신표의 지적은 이론이 효용을 지녀야 한다는 것을 부당하게 전제하는데, 이는 이론의 ‘적실성’ 문제라는 잘못된 씨앗을 발아시킨다. 이론을 현실에 마구 적용하는 것은 이론이란 무엇인가를 알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경동이 ‘기’와 ‘한’을 이용해 한국사회를 분석한 사례는 그 전형이다. 개념 정의도 없을뿐더러 이론적 검증, 물리적 측정이 가능한 과학적 방법의 구사도 아예 없다. 그렇다면 ‘민중의 사회학’을 주장한 한완상은 강신표의 평대로 제대로 자기주장을 펼쳤을까? 볼로냐파솔라의 ‘지식인은 사라져야 한다’는 선언에 근거한 ‘사회학의 민중화, 민중의 사회학’ 역시 자기모순에 빠져 있긴 매한가지다. 한완상은 민중을 사회화할 어떤 프로그램도 제시하지 못했으며 끝에 가서는 민중이 아닌 계몽된 지식인의 결정에 의탁하는 자가당착의 논리를 펼치기 때문이다. 결국 이들의 논의는 성급히 문제제기만 하고 치밀하게 따지고 파고드는 학술적 논의가 없는 우리 문화의 슬픈 자화상을 보여준다. 이상의 논의를 통해 저자는 이 책 전체에서 다뤄질 주요 논점 몇 가지를 추출해낸다. 먼저 ‘한국적 이론이란 무엇인가’이고, 그다음으로 더 근본적인 ‘이론이란 무엇인가’이며, 마지막으로 ‘이론은 현실에 적합성을 지녀야 한다’는 이론의 ‘적실성’ 문제다. 바깥에서는 통하지 않는 규칙과 기준 - 조한혜정 비판 1부 2장과 3장에서는 탈식민주의를 외치며 우리식 글 읽기와 쓰기를 주장해 선풍을 일으켰던 조한혜정과, ‘서구중심주의를 넘어서’ 우리 이론을 만들자고 제안해 토착적 이론을 위한 논의의 종합을 이뤘다는 호평을 받은 강정인조차 이전 세대의 논의를 그대로 답습했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한때 주입식 강의가 아닌 민주적인 대화식 강의로 인기를 끌었고, 또 그 기록을 세 권의 책으로도 출간한 바 있는 조한혜정에 대한 비판은 ‘성찰적인 글 읽기와 삶 읽기’에 집중된다. 그는 말만 앞세운 이런 세미나는 실제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단언한다. 개념 설명과 이해, 비판이 논점과 맥락을 따라 선행돼야 하건만, 중구난방 자의적인 해석과 막연한 주장만 횡행하기에 논의가 헛돌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런 예로 레이먼드 윌리엄스의 ‘토대와 상부이론’에 관한 조한혜정과 학생들 간의 토론을 자세히 검토한다. 이 강의에선 정통 마르크스주의자 윌리엄스의 사유를 파악하지 못한 채 자의적인 해석으로, 윌리엄스를 자신이 하지도 않은 말을 한 꼴이 되게 하고 결국 바보로 만들어버린다고 독설을 퍼붓는다. 옳은 독해는 없고 임의적으로 읽으면 된다고 하면서 그런 몰이해를 자율적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강의실 안에서는 통할지 몰라도 그 바깥에서는 무의미한 그들만의 옹알이로 그칠 뿐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조한혜정 교수가 연구년에 케임브리지대에 갔을 때, 그들의 세미나 원고가 바로 책으로 출간되고, 이것이 다른 대학 교재로 사용되는 것을 보며 ‘아차’ 했다는 말에 주목한다. 그런 각성이 있었다면 글로벌 지식장의 게임 규칙을 알려주고 그 장에서 투쟁할 역량을 길러줬어야 마땅하건만, 어째서 탈식민지 시대의 글 읽기와 삶 읽기라는 허울뿐인 자율적 읽기만 내세우고 지식장을 멀리한 채 안이한 자기만족에 빠져 진지한 대결을 회피했느냐는 것이다. 이런 의식 기저에는 그렇게 장의 투쟁을 해봐야 우리의 것이 아닌데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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