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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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대표하는 호러 미스터리의 거장 미쓰다 신조가 선사하는 인간 본연의 공포! “다~레마가 죽~였다……” 전화벨이 울리고, 어둠의 저편에서 노랫소리가 들려오면 죽음을 부르는 술래잡기가 시작된다! 호러 미스터리의 신경지를 개척하며, 한국과 일본 양쪽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미쓰다 신조가 새로운 작품으로 한국 독자들을 찾았다. 민속학과 괴담, 미스터리가 결합된 특유의 복잡하면서도 독특한 세계관과 인물, 정교한 트릭으로 매 작품마다 독자들을 놀라게 했던 미쓰다 신조. 그가 이번에는 기존의 작품들과는 다르게 현대를 배경으로 한 호러 미스터리를 선보인다. 《일곱 명의 술래잡기》는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어린 시절 옛 친구들과의 추억과 전화, 그리고 자살이라는 낯설지 않은 소재를 다루고 있다. 민속적인 요소가 강한 배경이나 독특한 성격들의 인물들을 주로 등장시키곤 했던 그의 기존 작품들과는 사뭇 다르다. 그러나 잔인하거나 엽기적인 묘사 없이 담담한 서술만으로 자아내는 섬뜩한 공포, 그리고 여전히 정교한 추리와 놀라운 반전은 왜 미쓰다 신조가 ‘호러 미스터리의 거장’으로 불리는지 다시 한 번 알려준다. 미쓰다 신조는 특유의 작풍 덕분에 수많은 마니아를 확보하고 있는 작가다. 그러나 그 독특한 세계관과 복잡한 인물관계, 그리고 민속적인 분위기 때문에 일반 독자에게는 다소 난해하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일곱 명의 술래잡기》는 저자 특유의 분위기는 유지하면서도 도시를 배경으로 그의 세계관을 훨씬 대중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미쓰다 신조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에게는 작가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작품으로, 그의 작품을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는 부담 없는 입문작으로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작품이다. 사건은 한 통의 전화에서 시작되었다 자살 방지를 위한 단체 ‘생명의 전화’에서 전화 상담원 자원봉사를 하던 누마타 야에는 어느 늦은 밤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자살을 계획하고 있다는 한 남성, 그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 남아 있는 산 위의 벚나무에 밧줄을 묶어놓고 매일 밤 소꿉친구들에게 전화를 걸고 있다고 한다. 단 한 명이라도 전화를 받지 않으면 바로 밧줄에 목을 매고 자살하기 위해……. 야에는 남자의 자살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그의 위치를 파악해낸다. 다음 날도 죽음을 건 전화게임은 계속될 것이고, 남자는 다시 그 자리에 올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야에와 사람들은 남자가 전화를 걸었던 벚나무로 찾아가지만, 그곳에는 아무도 없다. 오직 엄청난 양의 혈흔만이 남아 있을 뿐. 남자의 전화를 받았던 소꿉친구 중 한 명이자 호러 미스터리 작가인 하야미 고이치는 친구의 기묘한 실종 사건을 전해 듣고 불길한 느낌을 받는다. 작가로서의 호기심과 친구의 고민을 헤아려주지 못한 죄책감에 고이치는 어린 시절의 추억과 벚나무가 남아 있는 ‘표주박산’으로 발걸음을 향하는데……. 그때까지 고이치는 물론 경찰조차도 전혀 짐작하지 못했다. 이것이 30년 전 함께 놀던 친구들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끔찍한 연쇄살인 사건의 시작이었다는 사실을. 미쓰다 신조, 하면 괴담과 미스터리가 절묘하게 융합된 독특한 분위기와 민속학적인 요소가 곳곳에 깔려 있는 독특한 세계관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된다. 편집자로서도 호러와 관련된 다양한 기획을 진행했던 그는 작가로 데뷔한 이후에도 꾸준히 호러 미스터리 작품을 발표해왔다. 특히 본격 미스터리를 표방하며 수수께끼의 트릭을 중시하는 스타일의 추리를 지향해온 미쓰다 신조는 지극히 논리적인 추리와 비논리적인 호러라는 상반되는 장르를 훌륭하게 조화시켜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그러나 그 독특한 작품세계는 일반 대중들이 그의 작품을 어렵게 여기도록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일곱 명의 술래잡기》는 그간 소개되어왔던 미쓰다 신조의 작품들과는 조금 다르다. 그가 많은 작품에서 다루었던 민속적인 배경이나 복잡한 인물관계를 버리고 어린 시절 함께 놀던 소꿉친구, 나이를 먹어버린 후 느끼는 그 시절에 대한 막연한 향수, 현대 도시에서의 각박한 생활 같은 보다 보편적인 소재를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호러 미스터리 작가로 알려지면서도 대중성에서는 약간 부족한 면을 보여주곤 했던 미쓰다 신조가 과감하게 독자에게 다가간 것이다. 미쓰다 신조의 새로운 도전, 그 결과는? 보통 독특한 색깔로 마니아들의 지지를 얻던 작가가 새로운 도전을 한다고 하면 우려의 목소리부터 나오기 마련이다. 지금까지 독특한 작품들을 선보여 왔던 미쓰다 신조의 새로운 도전 역시 그의 작품을 사랑해왔던 독자들에게는 위험한 시도로 비칠 수도 있다. 그러나 《일곱 명의 술래잡기》에 한해서만은 그런 우려를 잠시 접어두어도 무방할 것 같다. 미쓰다 신조는 이 작품에서 그간 고수해왔던 어려운 설정들을 잠시 내려놓고 현대 도시를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에 과감히 도전한다. 그리고 그 도전의 결과는 대성공이라고 표현해도 지나침이 없다. 작가 특유의 독특한 세계관과 호러 요소, 그리고 메타 픽션적인 요소들 등 장점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일반 독자들에게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던 요소들만을 훌륭하게 제거해냈기 때문이다. 그는 현대 도시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그간 여러 작품을 통해 구축해왔던 자신만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려낼 뿐 아니라, ‘전화’라는 일상적인 소재를 통해 읽는 이의 공포심을 효과적으로 자극한다. 또한 저자 본인을 투영한 듯한 호러 미스터리 작가 하야미 고이치라는 주인공은 미쓰다 신조의 기존 작품들과의 연결점과 메타 픽션적인 재미를 제공하면서 읽는 이가 작품의 세계에 쉽게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다리 역할을 한다. 놀라운 점은 미쓰다 신조의 특성이라 여겨져 왔던 서술이나 분위기, 인물 등이 도시를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에도 잘 어울린다는 점이다. 오히려 왜 진작 이런 시도를 하지 않았는지 아쉽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미 일본 호러 미스터리 장르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으로 인정받고 있으면서도 그것에만 만족하지 않고 보다 많은 대중에게 사랑받는 미스터리를 쓰고자 했던 작가적 고민이 빚어낸 결과다. 기존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개성과 어떤 독자가 읽어도 납득하고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을 동시에 갖춘 《일곱 명의 술래잡기》에서 미쓰다 신조가 보여주는 새로운 도전과 성취는 작가로서 그가 아직 보여주지 않은 무한한 가능성을 기대하게 한다. 잔인한 묘사나 과장된 연출 없이도 읽는 이를 극한의 공포로 몰아가는 호러 작가로서의 표현력, 그리고 기막힌 반전과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개연성을 갖춘 추리 작가로서의 구성력, 그리고 다양한 소재와 배경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다양한 개성까지 겸비한 미쓰다 신조가 과연 앞으로 어떤 작품을 선보일지 추리소설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기대를 품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