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미래의 달까지 얼마나 걸릴까?

N. K. 제미신
57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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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진 대지」 3부작으로 휴고 상 최우수 장편상을 3년 연속 수상하며 전례 없는 새로운 역사를 쓴 N. K. 제미신의 첫 단편집이다. ‘검은 미래의 달까지 얼마나 걸릴까?’는 제목은 저자가 흑인 여성으로서 SF와 판타지를 사랑하기가 얼마나 어려웠는지를 주제로 쓴 동명의 에세이에서 따온 제목으로, 2004년부터 2017년까지 쓰인 22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으며, 로커스 상 최우수 작품집상과 미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하는 알렉스 상을 수상했다. 장편 시리즈를 구상하는 데 바탕이 된 작품(「위대한 도시의 탄생」, 「스톤 헝거」, 「수면 마법사」) 및 SF 거장 어슐러 르 귄과 로버트 하인라인의 걸작에 대한 재해석, 휴고 상·네뷸러 상 최우수 단편상 후보에 올랐던 「비제로 확률」 등 제미신의 폭넓은 작품 세계를 조망할 수 있는 단편들이 담겼다. 비행선이 보편화된 19세기 미국 배경의 스팀펑크물, 23세기 외계 생명체와의 무역 협상 등 그야말로 천차만별의 시공간과 소재를 다루었지만, 다양한 색깔의 인물들 그리고 낡은 질서와 틀에 대한 저항 의식이 작품집 전체를 관통하며 “작가로서, 그리고 운동가로서 성장한 과정을 기록한 연대기”라는 작가의 말을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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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책머리에 7 남아서 싸우는 사람들 15 위대한 도시의 탄생 33 붉은 흙의 마녀 61 연금술사 95 폐수 엔진 119 용 구름이 뜬 하늘 167 트로이 소녀 187 졸업생 대표 221 이야기꾼의 대리인 249 천국의 신부들 267 평가자들 287 깨어서 걷기 313 엘리베이터 댄서 341 퀴진 드 메므아 349 스톤 헝거 371 렉스 강가에서 405 수면 마법사 427 헤노시스 475 너무 많은 어제들, 충분치 못한 내일들 487 유 트레인 505 비제로 확률 517 잔잔한 물 아래 도시의 죄인들, 성자들, 용들 그리고 혼령들 535 감사의 글 568

Description

SF 판타지의 새로운 지평, N. K. 제미신의 첫 단편집 스팀펑크, 어반 판타지 등을 망라한 22편의 작품 수록 로커스 상·알렉스 상 수상 세계환상문학상·영국환상문학상 후보작 「부서진 대지」 3부작으로 휴고 상 최우수 장편상을 3년 연속 수상하며 전례 없는 새로운 역사를 쓴 N. K. 제미신의 첫 단편집이 출간되었다. ‘검은 미래의 달까지 얼마나 걸릴까?’는 제목은 저자가 흑인 여성으로서 SF와 판타지를 사랑하기가 얼마나 어려웠는지를 주제로 쓴 동명의 에세이에서 따온 제목으로, 2004년부터 2017년까지 쓰인 22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으며, 로커스 상 최우수 작품집상과 미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하는 알렉스 상을 수상했다. 장편 시리즈를 구상하는 데 바탕이 된 작품(「위대한 도시의 탄생」, 「스톤 헝거」, 「수면 마법사」) 및 SF 거장 어슐러 르 귄과 로버트 하인라인의 걸작에 대한 재해석, 휴고 상·네뷸러 상 최우수 단편상 후보에 올랐던 「비제로 확률」 등 제미신의 폭넓은 작품 세계를 조망할 수 있는 단편들이 담겼다. 비행선이 보편화된 19세기 미국 배경의 스팀펑크물, 23세기 외계 생명체와의 무역 협상 등 그야말로 천차만별의 시공간과 소재를 다루었지만, 다양한 색깔의 인물들 그리고 낡은 질서와 틀에 대한 저항 의식이 작품집 전체를 관통하며 “작가로서, 그리고 운동가로서 성장한 과정을 기록한 연대기”라는 작가의 말을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당시 편집자와 출판사와 에이전트 들은 막연하게 “모든 시각에 열려 있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했지만, 실제로 그렇게 했다는 증거는 없었다. 진실을 보려면 잡지의 목차나 출판사 웹사이트를 열어, 저자 목록에 여성의 이름이나 ‘이국적’인 이름이 얼마나 드문지만 확인하면 되었다. 백인이 아닌 것으로 묘사되는 인물이 얼마나 되는지—혹은 안 되는지—나는 유심히 살펴보았다. 내가 쓰는 소설에서 나 자신을 제외시킬 수는 없어서, 나는 여전히 작품에 흑인 캐릭터를 넣었다. (중략) ‘검은 미래의 달까지 얼마나 걸릴까?’는 내가 2013년에 쓴 에세이에서 따온 제목이다. (중략) 그 글은 아프리카 미래주의자의 한 아이콘인 아티스트 저넬 모네이에 대한 뻔뻔한 찬양이기도 하지만, 내가 흑인 여성으로서 SF와 판타지를 사랑하기가 얼마나 어려웠는지에 대한 사색이기도 하다. SF와 판타지 그리고 그 업계에서 뿜어 내는 인종차별과 내가 스스로 내면화한 인종차별에 맞서 얼마나 치열하게 싸워야 했는지. 내 민족에게 미래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음을 깨닫고 얼마나 무서웠는지. 그리고 마침내 나 자신을 받아들이고 내가 보고 싶은 미래를 자아내기 시작하자 얼마나 흐뭇한지.―책머리 중에서 하지만 그 어린 시절에도 취미 생활의 대부분에 나 같은 사람이 없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었다. 이때는 첫 흑인 여성 우주 비행사 메이 제미슨이 등장하기도 전이었고, 판타지 세계에서 비백인과 가장 가까운 존재는 오크였다. 백인이 아닌 캐릭터가 나오는 작품으로 바로 떠올릴 수 있는 예가 몇 가지 있긴 하다. 어슐러 르 귄의 「어스시 연대기」와 아서 클라크의 소설 『유년기의 끝』. 그 정도가 다다. (중략) 이 글을 쓰는 지금은 미국에서는 흑인 역사의 달(Black History Month)인 2월이다. 모두들 1년 중 가장 짧은 달에 흑인의 역사를 축하한다고 농담을 하곤 하지만, 흑인의 ‘미래’를 검토하고 축하하며 혹은 상상하는 데 바칠 시간이 없다는 사실에 의아해하는 사람은 없어 보인다.―에세이 「검은 미래의 달까지 얼마나 걸릴까?」(2013) 중에서 “그러니 보시라. 저기 미래가 있다. 모두 함께 출발하자.” 완벽한 이상 사회부터 인간만이 증발하는 종말까지! 다채로운 사고실험의 향연 첫 번째 수록작인 「남아서 싸우는 사람들」은 어슐러 르 귄의 단편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의 배경과 비슷하게 행복과 번영이 가득하며, 기술적으로는 훨씬 발전된 도시 ‘움-헬라트’를 무대로 펼쳐진다. 그렇다면 다양성이 존중받고 구성원이 서로를 보살피는 이곳 역시, 오멜라스처럼 지하실의 아이를 희생양 삼아 지탱되고 있을까? 제미신은 도전적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을 결말에서 보여 준다. 인류의 육체를 지배하는 신체 강탈자를 다룬 로버트 하인라인의 단편 「꼭두각시의 비밀」을 모티브로 삼은 「깨어서 걷기」에서도 마찬가지다. 환경 재앙으로 오염된 지구에서 살아가거나 우주로 도피하는 두 가지 선택지 하에서 인류가 분화된 미래를 그린 「용 구름이 뜬 하늘」, 사이버 공간 속의 생명들이 인간 사회로 진출하는 「트로이 소녀」와 「졸업생 대표」 연작, 우주 탐사 중 식민 행성에 무슬림 여성 연구자들만이 살아남는 「천국의 신부들」, 외계 생물에 대한 지적 탐구에서 무역 협상에 이르는 과정을 기록한 「평가자들」, 종교적 도그마에 지배당하는 통제 사회를 배경으로 한 엽편 「엘리베이터 댄서」도 제각기 독특한 상황에 놓인 이색적인 인물들을 인상적인 방식으로 전달한다. 종말이라는 테마를 지극히 일상적이고 친근한 방식으로 풀어 나간 작품들도 있다. 「렉스 강가에서」서는 인류가 갑자기 지구상에서 사라진 후에 믿어 줄 신자들이 없어 정처 없이 거리를 누비거나 스타벅스에 들르러 줄을 서는 신과 정령 등의 추상적 존재들이 등장하며, 「너무 많은 어제들, 충분치 못한 내일들」은 채팅이나 이메일 등 온라인상에 남은 기록을 제외한 모든 것이 매일 리셋되는 현실에 놓인 채 타인과의 연결을 갈구하는 개개인을 다룬다. 휴고 상·네뷸러 상 후보작 「비제로 확률」은 지하철 사고 같은 재앙이 빈번히 일어나고 중병이 쉽사리 치유되는, 말하자면 어떤 사건이 발생하는 확률이 역전되어 버린 뉴욕에서 적응해 나가는 소시민의 일상을 그렸다. “하지만 잠깐만. 뒤로 돌아가 보자. 그렇다, 흑인 캐릭터라고 했다.” 머리말에서 제미신은 과거에 작가든 작품 내에서든 업계에서 여성과 유색인이 소외당하던 현실을 고하며, 스스로를 제외시킬 수 없었기에 이야기에 꾸준히 흑인 캐릭터를 넣었다고 밝힌다. 수록된 모든 작품에서 그러한 노력이 엿보이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민권운동이 확산되던 1960년대 앨라배마 주를 무대로 사악한 요정에게서 딸을 지키려는 여성의 분투를 다룬 「붉은 흙의 마녀」, 혁명을 통해 노예 제도에서 벗어난 최초의 흑인 공화국인 아이티의 첩자 여성과 미국 혼혈 여성 사이의 로맨스가 그려지는 「폐수 엔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닥친 뉴올리언스에서 ‘괴물’이라는 형태로 실체화된 혐오에 대항해 분투하는 인물들을 다룬 「잔잔한 물 아래 도시의 죄인들, 성자들, 용들 그리고 혼령들」은 공고하게 유지되고 있는 인종차별의 현실이 나날이 민낯을 드러내는 지금, 더욱 호소력을 띤 채 강렬한 잔상을 남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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