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기억하지 마라! 그 고통에 죽을 수도 있다!
에드거상, 앤소니상 수상작가
토머스 H. 쿡이 선보이는 독창적 미스터리
음울한 렌즈를 통해 보는 밤의 환상
기억하고 싶지 않은 그날의 비밀이 밝혀진다!
어린 시절 시골 농장에서 자신의 누나가 고문 끝에 살해당한 기억으로 괴로워하는 범죄소설 작가 폴 그레이브스. 죄의식과 공포에 사로잡힌 그는 잔인한 킬러 케슬러를 쫓는 미스터리를 창작한다. 케슬러는 자신의 친누나를 살해한 남자의 이름으로, 그의 집필은 그 자체로 고통이다. 소설이 완성되면 자신의 생도 마감하려던 그레이브스, 그는 어느 날 미국의 유서 깊은 가문의 대저택에 초대를 받는다. 그곳에서 그는 50년 전 살해된 딸이 죽은 이유와 살인자를 알지 못해 여전히 괴로워하는 어머니를 위해 범인을 밝혀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미스터리 소설 창작 기법을 이용해 진실을 추적해가던 그는 소녀의 죽음에 담긴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더욱 선명하게 떠오르는 과거 자신의 기억에 괴로워하기 시작하는데…….
토머스 H. 쿡은 “어두운 렌즈를 통해 밤을 그려내며 우리의 영혼을 사로잡는 작가”, “지성과 감성을 겸비한 천재 작가”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세계적 미스터리의 거장이다. 1996년 <채덤 학교 사건>으로 에드거상을 수상했고, 2006년 <낙엽>으로 배리상과 마틴 베트 상을 수상했으며 에드거상, CWA 던컨 로리 대거 상, 앤소니상에 노미네이트된 만큼 그의 작품들은 이미 전 세계 미스터리 독자들에게 정평이 나 있다.
<밤의 기억들Instruments of Night>은 <심문>에 이어 두 번째로 국내에 소개되는 쿡의 작품으로 ‘장르소설’이라는 틀이 무색할 정도로 유려한 문장과 표현이 돋보이는 소설이다. 서정시와도 같은 아름다움을 담고 있기로 유명한 그의 소설들은 그를 미스터리와 스릴러계에서도 독특한 위치를 점한 작가로 만들었다. 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집요하고 고통스럽게 파고들지만, 그 문체만큼은 너무나 섬세하고 아름다워 독자들은 공포와 함께 슬픔을, 절망과 함께 희망을 동시에 느끼며 묘한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곤 한다.
자신만의 독창적인 미스터리를 선보이는 그는 이미 미국에서는 현대 미국 문학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작가로 꼽히며, 가까운 일본만 해도 그의 저작들이 대부분 소개되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쿡의 작품 중에서도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밤의 기억들>은 단지 살인만을 다루고 있지 않으며 그 안에 잠재된 삶의 비밀과 인간의 가장 사악한 행동에서 드러나는 유혹의 목소리를 다루기에 그 깊이와 아름다움이 특별하다.
자살을 준비하고 살아가는 소설 속 주인공인 작가 폴 그레이브스, 독자들은 소설의 마지막에서 접하는 ‘그의 기억’ 때문에 책장을 덮고도 오랫동안 이 작품이 잊히지 않는 ‘기억’의 후유증을 앓게 될 것이다.
기억은 밤처럼 다가와
당신의 고통에 올가미를 드리운다!
진실에 한 걸음씩 다가갈 때마다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만 하는 순간이 조금씩 앞당겨진다면 어떤 기분일까? 뭘 보고 들어도 지난날 가장 괴로웠던 광경이 나타나고 끔찍했던 목소리가 들린다면? 스스로 죽는 것 말고는 괴로움과 눈앞을 채우는 환영을 사라지게 할 수 없다면? 게다가 세상에 자신을 도와줄 사람은커녕 알고 지내는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다면? 과거에 겪은 일로 괴로워하며 전혀 알지 못했던 소녀의 죽음까지 밝혀내야 하는 주인공을 따라 함께 추리를 하던 독자들은 지나치게 힘들어하는 그를 보며 묘한 스릴을 맛보게 될 것이다. 과연 그의 누나가 죽던 날 밤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얼마나 끔찍한 광경을 보았기에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고는 못 견딜 정도로 괴로워하는 것일까?
주인공 폴 그레이브스는 소설가로 뉴욕에서 혼자 살고 있다. 그는 단 한 가지의 연작소설만을 쓰고 있으며, 거기에는 악마와 같은 살인마 케슬러와 그의 조수 사이크스 그리고 그들을 쫓는 형사 슬로백이 언제나 등장한다. 케슬러는 그레이브스가 실제로 알고 있는 인물로, 어릴 적 시골농장에 침입해 부모 없이 그와 단둘이 살던 누나를 잔인하게 고문하여 살해한 인물이다. 아직도 그 범인은 잡히지 않았으며 어린 나이에 너무나 큰 고통을 겪어야 했던 그레이브스는 자신의 작품 속에서 슬로백과 동행하며 오늘도 케슬러를 쫓고 있다. 소설이 끝나면 자신의 생도 마감하려 준비하고 있는 그는 이미 올가미를 서랍 속에 넣어두고 있다.
소설의 결말을 두고 고심하던 어느 날, 그는 리버우드에 위치한 대저택의 주인 앨리슨 데이비스의 초대를 받는다. 그녀는 그에게 당혹스런 제의를 하는데, 어릴 적 자신과 함께 그곳에 살았던 친구 페이예가 살해된 사건의 진상을 밝혀달라는 것이다. 이미 경찰도 포기한 50년 전의 살인사건을 의뢰한 이유는 사건의 실상을 알지 못해 괴로워하는 페이예의 어머니가 죽음을 앞두고 있기 때문. 사건의 진실보다는 그럴 듯한 상상력이 필요하기에 소설가인 자신을 택했다는 앨리슨의 말에 고심하던 그레이브스는 결국 누이를 지키지 못해 오랜 시간 고통에 시달렸던 자신의 감정에 이끌려 이를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는 미스터리 소설 창작 기법을 이용해 사건을 하나씩 추적해간다.
당시 사건의 수사를 맡았던 형사 포트먼의 수사기록을 꼼꼼히 살펴가던 그는 모든 정황을 분석하고 추적하는 동안 소설가로서 수많은 상상을 하게 된다. 그것은 모두 끔찍하고 고통스런 장면들로 자신의 과거와 겹쳐 그를 더욱 힘들게 한다. 결국 소녀의 죽음에서 아무도 알지 못했던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 그레이브스. 그는 리버우드의 사람들이 차라리 모르는 게 더 나을 진실을 숨긴 채 그곳을 떠난다. 이제 자신의 집으로 돌아온 그는 소설의 결말을 집필하고 생을 마감할 준비를 한다. 하지만 목에 올가미를 걸고, 딛고 있는 의자를 차버린 순간, 소설은 끝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레이브스가 집필하던 연작소설도 끝나지 않으며, ‘밤의 기억들’도 아직 끝나지 않는다. 고통스런 그의 기억 속에 도사린 충격적인 사실은 다시 모든 것의 시작을 의미하게 된다.
과연 그날 밤 소년 그레이브스는 무슨 일을 겪었던 것일까?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이야기는 세 가지이다. 하나는 과거에 겪은 악몽을 마음속에 품고 늘 환상을 보며 살아가는 폴 그레이브스가 서랍 속에 자살 도구를 준비해둔 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모습. 또 하나는 50년 전에 숲 속으로 들어갔다가 싸늘한 시체로 발견된 한 소녀에게 벌어진 일. 그리고 세 번째는 소설가인 주인공이 자신의 어릴 적 끔찍한 경험을 토대로 창조한 인물들이 등장하는 연작소설 속 이야기이다.
현실, 50년 전에 벌어진 사건, 과거의 악몽 그리고 머릿속에 그려지는 작품의 이야기가 시도 때도 없이 환영으로 뒤섞이며 주인공의 눈앞에 나타난다. 정도는 다르지만 이 세 가지 이야기는 막바지에 이르러 각자 반전을 일으키며 결말을 맺는다. 그리고 이 결말들은 하나의 메시지가 되어 독자를 추궁한다.
‘가장 끔찍한 상황에서도 인간은 희망을 발견할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