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덕일기

오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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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 상영된 후 SNS 상에서 순식간에 화제가 된 영화가 있다. 연이은 영화제에서 초단위로 매진되는 바람에 아이돌 콘서트 피켓팅 전쟁을 방불케 했던 영화, 바로 한예종 영화과 학생 오세연 감독이 만든 다큐멘터리 [성덕]이다. ‘성덕’은 성공한 덕후를 줄인 말이다. 성공한 덕후의 조건으로는 내가 좋아하는 스타가 나를 알아봐주는 것을 포함한다. 감독 오세연은 누가 뭐래도 ‘성덕’이었다. 오빠에게 나를 각인시키기 위해 한복을 입고 사인회에 갔고, 10대 시절에 벌써 오빠의 팬으로서 공중파 방송에도 출연한 감독이다. 그렇다고 학생의 본분을 뒷전에 둔 적은 없다. 콘서트에 가겠다고 미친 듯이 공부해 전교 1등을 하기도 했다. 그뿐인가, 열심히 공부하라는 오빠의 응원에 부산출신 감독은 서울에 있는 좋은 대학에 들어갔다. 그런데 이 다큐멘터리는 분노와 슬픔과 낭패감이 뒤섞인 감독의 복잡한 표정으로 시작한다. 이어서 등장하는 법원 장면. 관객들은 동시에 아, 하고 한숨을 내뱉는다.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준영의 1차 공판일, 법원이었다. 열렬하게 좋아했던 나의 최애가 배신한 순간, 감독은 또다른 최애가 아닌 상처받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기로 한다. 그리고 영화과 학생이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오빠의 이야기가 아닌 성덕, 자신의 이야기를 짓는다. 영화 [성덕] 속 이야기의 의미는, 이야기를 짓는 감독이 당사자면서 관찰자라는 데에 있다. 팬덤 문화의 한가운데에 있는 이가 그 문화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자로 나아간다. 그런 이유로 이 영화는 아이러니하게도 마음껏 유쾌하다. 제 3자가 조심스러운 태도로 관찰하듯 만든 팬덤 문화 다큐멘터리도, 팬들끼리만 알아챌 수 있는 덕후 이야기도 아닌, 완전하게 새로운 이야기. 이 책은 영화 [성덕]이 갖는 이러한 의미에 주목하여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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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작가의 말 1부 성덕일기 촬영계획서 어느 날, 오빠가 범죄자가 되었다 두 번의 실시간 검색어 1위 무제 굿즈 장례식 익숙한 풍경들 선택 2020 짝사랑 같아 쓰고 만들 자격 자기소개서 무제2 감정 소모 죄 없는 죄책감 그때의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 영화 이야기 무제3 무제4 I 선생님 영화 고민 잊지 말아야 할 것 목포 여름밤의 생각 엄마의 오빠 중심 잡기 민경이 드디어 지원금 정산 완료 조연출 효정의 말 경계선 0221 마음 제주 여행 산 사람들의 말 D-1 week 완성 희한한 날들 귀한 경험 팬 할머니 무제5 그냥 문득 떠오르는 어떤 날 무주 2부 우리들의 인터뷰 걔한테 팬이라는 건 뭐였을까? 무지개인 줄 알았는데 신기루였다 팬들도 피해자인 것 같아 내 마음 속의 유죄라고 덕질은 그냥 행복한 거야 아무튼 뭐 잘해보세요 불안하지만 일단은 믿어 가장 상처받은 사람은 본인이에요 사람 보는 눈도 유전되는 걸까? 〈성덕〉 스틸 컷 3부 관객과의 대화 하지 못했던 말 영화 〈성덕〉을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영화에 출연한 사람들은 어떻게 섭외하셨나요? 처음 ‘사건’을 접했을 때 어땠나요? 덕질을 할 때 가족들의 반대는 없었나요? 영화 속 기차 장면들이 유독 기억에 남습니다 덕질이 끝난 후, 굿즈는 어떻게 됐나요? 덕질을 하면서 어떤 영향을 받았나요? 지금도 덕질하고 계신가요? ‘성덕’들에게 하고 싶은 말

Description

“어느 날 오빠가 범죄자가 되었다. 나는 실패한 덕후가 되었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최고 화제작 <성덕> 미공개 일기와 인터뷰집! ● 성공한 덕후가 되고 싶었다 2021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 상영된 후 SNS 상에서 순식간에 화제가 된 영화가 있다. 연이은 영화제에서 초단위로 매진되는 바람에 아이돌 콘서트 피켓팅 전쟁을 방불케 했던 영화, 바로 한예종 영화과 학생 오세연 감독이 만든 다큐멘터리 <성덕>이다. ‘성덕’은 성공한 덕후를 줄인 말이다. 성공한 덕후의 조건으로는 내가 좋아하는 스타가 나를 알아봐주는 것을 포함한다. 감독 오세연은 누가 뭐래도 ‘성덕’이었다. 오빠에게 나를 각인시키기 위해 한복을 입고 사인회에 갔고, 10대 시절에 벌써 오빠의 팬으로서 공중파 방송에도 출연한 감독이다. 그렇다고 학생의 본분을 뒷전에 둔 적은 없다. 콘서트에 가겠다고 미친 듯이 공부해 전교 1등을 하기도 했다. 그뿐인가, 열심히 공부하라는 오빠의 응원에 부산출신 감독은 서울에 있는 좋은 대학에 들어갔다. 그런데 이 다큐멘터리는 분노와 슬픔과 낭패감이 뒤섞인 감독의 복잡한 표정으로 시작한다. 이어서 등장하는 법원 장면. 관객들은 동시에 아, 하고 한숨을 내뱉는다.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준영의 1차 공판일, 법원이었다. ● 2019년 단톡방 사건, 그리고 영화 기획서 2019년 3월 정준영 단톡방 사건이 터진다. “오랜 시간 나의 우상이었던 그가 단톡방에서 친구들과 나누었던 대화 내용은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지경이었다. 여성을 혐오하고 모욕하는 행위들에 분노가 일었고, 그와 함께했던 좋은 추억들이 전부 먼지가 되어버린 것 같았다.” (본문 16쪽) 나중에 영화를 만들면 오빠에게 음악을 의뢰하면 어떨까, 성덕의 꿈을 차근차근 실현시키던 오세연 감독은 사건 2개월 뒤인 2019년 5월,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누군가를 뜨겁게 사랑했던 시절을 추억하는 것만으로 왜 죄책감을 느껴야 하나? 사랑했던 상대를 원망해야 하는 우리가,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것조차도 조심스러워해야 하는 우리가 참 안쓰럽다.”(18쪽) 열렬하게 좋아했던 나의 최애가 배신한 순간, 감독은 또다른 최애가 아닌 상처받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기로 한다. 그리고 영화과 학생이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오빠의 이야기가 아닌 성덕, 자신의 이야기를 짓는다. “덕질은 이미 일상이다. 누군가에게 매료되어 열성적인 ‘덕후’로 살아본 경험이 없다 해도 일상에서 팬덤 문화의 영향을 한 차례라도 받지 않은 이는 없을 것이다. 모두 무언가에 미쳐 있다.”(20쪽) 영화 <성덕> 속 이야기의 의미는, 이야기를 짓는 감독이 당사자면서 관찰자라는 데에 있다. 팬덤 문화의 한가운데에 있는 이가 그 문화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자로 나아간다. 그런 이유로 이 영화는 아이러니하게도 마음껏 유쾌하다. 제 3자가 조심스러운 태도로 관찰하듯 만든 팬덤 문화 다큐멘터리도, 팬들끼리만 알아챌 수 있는 덕후 이야기도 아닌, 완전하게 새로운 이야기. 이 책은 영화 <성덕>이 갖는 이러한 의미에 주목하여 만들어졌다. ● 촬영계획서에서 시작된 성덕일기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해본 경험도, 상처받은 경험도 모든 게 처음이었듯, 영화를 만드는 일 역시 처음이었던 오세연 감독은 촬영계획서를 꼼꼼하게 작성했다. 그는 혼자서 감독, 각본, 촬영, 편집을 모두 책임져야 했기에 촬영계획서를 완벽하게 써야 했다고 말한다. 시간과 장소, 촬영동선 등이 촬영계획서의 기본이라면, <성덕>의 촬영계획서에는 특별한 이야기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마음의 변화를 일기처럼 기록해놓은 것이다. 이 마음의 기록은 『성덕일기』의 토대가 되었다. 영화 제작과 단톡방 사건 재판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던 이유로, 감독의 촬영계획서 자체가 ‘성덕일기’가 되었다. ● 누군가를 너무 많이 사랑한 감독과 9명의 이야기 영화 <성덕>은 감독의 내레이션과 감독이 진행하는 인터뷰로 구성되어 있다. 인터뷰이는 모두 감독의 친구이거나 지인이거나 감독의 어머니(!)다. 감독과 같은 처지에 있는, 너무 사랑한 것이 죄가 되어버린 ‘팬들’이다. 영화의 새로움은 인터뷰이들이 ‘친구’라는 점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인터뷰라는 형식 때문에 처음엔 객관적인 거리를 지키려 하지만, 이내 섞여든다. 그리고 다시 거리를 둔다. 이 방식은 감독과 인터뷰이와 관객들에게 두 가지 시선을 선사한다. 내부자가 되어 웃고 울다가, 외부자의 시선으로 자기 자신을 바라보게 만든다. 그래서 관객들은 <성덕>이 상영되는 영화관이 치유의 공간처럼 느껴진다고 말한다. “영화를 시작할 때는 오직 분노로 가득했는데, 사람들을 만나고 시간이 흐르면서 심층적이고 복합적인 감정이 자꾸만 생겨난다. 처음에는 그저 재미있고 화나고 같이 욕하면서 서로를 위로했더랬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더 생각나고, 더 마음 아프고, 상실감을 느끼고, 동시에 죄책감을 느낀다. 이 감정의 복잡한 층위가 보여야 한다. 한 사람을 사랑했던 사람이 말할 수 있는 최대치는 “나가 뒈져라”가 될 수 없다.”(54쪽) 이 책의 2부에 이들 9명의 인터뷰를 실었다. 영화에서 공개하지 않았던 내용까지 정리해넣은 미공개 수록본이다. ● 우리들이 새롭게 여는 길, 관객과의 대화 <성덕>을 본 사람들은 OTT 시대에 극장에서 영화를 본다는 것의 의미를 100퍼센트 알려준 다큐멘터리라고 입을 모은다. 우리가 지금, 여기 함께 있어 좋은 이유를 알려주는 영화라고 말한다. 오세연 감독은 이런 관객들의 질문을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이라 여긴다. 그 질문을 통해 사랑하다 상처받은 우리가 함께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길 희망한다. 관객의 질문을 주제로 하여 쓴 에세이 10편은 오세연 감독의 데뷔작(영화)에 대한 데뷔작(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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