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35권. 전위적인 폴란드 작가 비톨트 곰브로비치의 장편 소설. 소설가 밀란 쿤데라가 "우리 시대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하나"라 칭송했던 곰브로비치가 남긴 네 편의 장편 소설 가운데 마지막 작품이다.
곰브로비치 자신이 "스스로 스토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 주는 소설"이라 정의하기도 했던 이 작품은, 작가 자신과 이름이 같은 주인공이 마주하는 그로테스크한 상황과 사람들, 그로부터 생겨나는 기묘한 감정들을 묘사하면서 20세기 사상들을 반영하고 또 동시에 해체하는 철학 소설이다.
화자인 '나'(곰브로비치와 마찬가지로 이름이 '비톨트'이다.)는 푹스와 함께 자코파네라는 한적한 곳의 외딴 집에서 하숙을 하게 된다. 특별한 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곳이지만 비톨트의 눈에는 모든 것이 낯설고 기이해 보인다. 숲에서 발견한 목매달린 참새와 집주인 레온의 딸 레나의 새하얀 다리, 하녀 카타시아의 윗입술에 난 상처는 점점 그의 무의식 속으로 스며들어 그를 불안하게 한다.
곰브로비치의 모든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불완전한 의식, 미완성의 정신세계"는 <코스모스>에서도 주요한 모티프로 사용되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세계는 인물들의 무의식 속에서 점점 "낯설고, 모호하고, 기괴하며, 음험하기까지" 한 상황으로 변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