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는 슬픔 기쁨은 조각보

유형진 · Poem
19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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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중앙시선 39권. 유형진 시인의 세 번째 시집. 그는 첫 시집에서 아스팔트조차 밟지 않고 모니터만 바라보면서 살아가는 '모니터킨트'들을 대변하며 2000년대 중반 '미래파'의 선두 주자로서 문단의 주목을 받았고, 두 번째 시집에선 한층 더 심화된 동화적 상상력을 펼쳐내며 알록달록한 유토피아 '랜드 하나리'로 우리를 초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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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1부 허니밀크랜드에서 봄씨와 나무와 누구누구씨 결손 옛날 아일랜드에 목요일 꿈에 사소한 이야기 하나―斷頭臺 사소한 이야기 둘―불면증에 걸린 블랙체리 씨 허니밀크랜드의 체크무늬 코끼리 허니밀크랜드의 털실로 짠 호수―산정캠프의 검은 고양이 띰띰이에게 허니밀크랜드의 털실로 짠 호수에서의 플라잉 낚시―우산꼭지 같은 버섯기둥이 낚아 올린 것들 허니밀크랜드의 안개 아침 허니밀크랜드의 녹슨 이마와 축축한 손 허니밀크랜드의 영원한 스무고개―나는 무엇일까요? 늦은 밤 어둠과 빛의 춤―왈츠와 마주르카 인공낙원 가정요리 시간 雲井 1 雲井 2 雲井 3 雲井 4 雲井 5 雲井 6 雲井 7 2부 새 이름을 부릅시다 폴란드 그릇 가게 선회하는 옥수수 치통의 세계 눈물 쌓이는 밤 우유는 슬픔 기쁨은 조각보 아무도 모르는 각설탕의 角 검은 우주는 검지 않다 새 이름을 부릅시다―시인 이영주에게 기쁨과 슬픔과 절망의 트라이앵글―7년 전의 7년 전 일기 할머니 미미 아지랑이 소야곡 기라는 남자 무무라는 여자 픽셀의 심연 유리모래가 있는 분홍 호수 番外의 야드 춤추는 플라밍고―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지만 모든 걸 배울 수 있는 <에뛰드 하우스>에서 로코코 여인의 검은 구멍 無言歌 지고이네르바이젠風, 코리아타바코앤진생컴퍼니의 안녕 봄, EXIT 3부 피터 판과 친구들 피터 판과 친구들―프롤로그 피터 판과 친구들―에피소드 1: <허니밀크랜드>의 이상한 삼겹살 파티 피터 판과 친구들―에피소드 2: <허니밀크랜드>의 <풍비박산호텔>에서의 휴식 피터 판과 친구들―에피소드 3: <풍선머리조종사>의 고행, 고공비행 피터 판과 친구들―에피소드 4: <초록코털괴물>의 채식 이야기 피터 판과 친구들―에피소드 5: <옷걸이요정>의 깨진 유리구슬의 단면같이 찾아온 슬픔 피터 판과 친구들―에피소드 6: 사라진 꽃잎들은 어디로 가나 피터 판과 친구들―에피소드 7: <풍비박산호텔>의 블라인드 스팟 피터 판과 친구들―에피소드 8: 꿀이 흐르는 헝겊인형과 젖먹이 <정말아기> 피터 판과 친구들―에피소드 9: 동쪽으로 해가 지는 언덕의 <초록코털괴물>과 <옷걸이요정> 피터 판과 친구들―에피소드 10: Peace-8-11-2 <달빛과 별빛은 우리에게> 피터 판과 친구들―에필로그 해설

Description

언어의 마블링이 그려내는 ‘있지도 없는 세계’ 유형진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우유는 슬픔 기쁨은 조각보』가 문예중앙에서 출간됐다. (2014년 출간된 전자책 소시집 『피터 판과 친구들』을 포함하면 네 번째 시집이다.) 그는 첫 시집(『피터래빗 저격사건』)에서 아스팔트조차 밟지 않고 모니터만 바라보면서 살아가는 ‘모니터킨트’들을 대변하며 2000년대 중반 ‘미래파’의 선두 주자로서 문단의 주목을 받았고, 두 번째 시집(『가벼운 마음의 소유자들』)에선 한층 더 심화된 동화적 상상력을 펼쳐내며 알록달록한 유토피아 ‘랜드 하나리’로 우리를 초대한 바 있다. 그의 시가 어떤 길 하나를 내고, 그 위에 우리의 삶을 자신만의 언어로 담아내려 했다면, 그는 적어도 그 지점에서는 아직 방향을 틀지 않았다. 유형진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언어의 차원에서 자행되고 있는 편견과 권위, 통념을 떨쳐낸 자유로운 상상력의 공간 “허니밀크랜드”를 펼쳐 보인다. 그곳은 환상이나 공상으로 지어올린 허구가 아닌, ‘지금-여기’ 살아 숨 쉬는 생생한 말들의 풍경과 잔치 속에서 빚어낸 독창적인 공간이며,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낯섦의 거처를 현실의 평면 위로 들어 올린 것이다. 삶의 다채로운 결들에 상상력을 덧입힐 줄 아는 유형진 시인이 그려낸 칼레이도스코프(만화경)의 세계, 그러나 결국 현실인, ‘있지도 없는 세계’가 지금 이곳에 펼쳐진다. 언어와 사물, 세계 사이에 존재하는 틈입들 유형진 시인은 우리가 일상에서 쓰고 있는, 저 구석구석에서 발견되는 ‘언어’에 촉수를 내민다. 매우 낯설고 기이하게 활용되는 언어들을 기반으로 시를 모색하고 공간과 세계를 창안한다. 어쩌면 그는 정말 자신이 본 대로, 느낀 대로, 삶의 각 층위에 스며들어 있는 그 언어들 그대로 기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언어들은 모두 필요성의 산물이자, 이 시대의 감수성과 정서를 반영하며, 나름의 고유한 뜻을 품고서 제 삶의 터전을 모색하고, 생존의 방식을 궁리하기 때문일 것이다. 매일매일 밤샘통화를 하다 다시 꺼낸 바람막이를 입고 테라스의 칼바람을 맞이하고 있었어. 그때 내 발 아래로 단풍나뭇잎 한 장이 떨어지더라. 아, 얼굴이 너무 건조해지는 계절이야. 나는 쫀쫀 모공 머드팩을 하고 잘 거야. 찬바람이 좀 더 불어준다면 나는 핑크밍크코트를 입고 너의 야상의 품안에서 잠들고 싶어. 공원에 나가 보니 바람맞은 카멜 트렌치를 입은 여자가 바스락 낙엽 소리를 내며 지나가는데 나는 갑자기 따뜻한 뱅쇼 한 모금이 간절했어. ―「춤추는 플라밍고―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지만 모든 걸 배울 수 있는 <에뛰드 하우스>에서」 부분 위의 인용된 시에서 밑줄 친 시어들은 모두 <에뛰드 하우스>에서 판매되는 네일아트의 상품명이다. 서로 다른 네일아트 이름들이 조합되어 또 다른 야릇한 무늬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런 말들이 빚어내는 아주 미묘한 차이로만 존재하는 고유한 세계가 또한 있다. 유형진 시인은 이 신조어에 가깝다고 해야 할 말들이 모국어와 충돌하며 빚어내는 섬세한 차이를, 집요한 관찰과 끈질긴 고안의 결과라고 해도 좋을 빼어난 상상력으로 최대한 밀어붙이면서, 현실의 경계를 한껏 확장해낸 풍경, 현실 속의 현실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그는 특정 소수가 전유한다고 여기진 말들, 특정 계층의 몫으로 이해되어온 표현들, 지나치게 감상적이거나 가볍다고 폄하되어온 발화, 지극히 일상적이라고 생각하고 지나쳤던 표현들은 말할 것도 없이, 그 어법이 지닌 고유하고 새로운 가치에 대해 “정확한 설명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오히려 “이 세계의 가장 큰 비극”(「아무도 모르는 각설탕의 角」)이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조재룡 문학평론가는 “언어와 사물, 세계 사이에 존재하는 틈입이나 결여는 유형진에게는 추상적 관념의 대상이 아니다. 그러기는커녕, 그는 그 틈새에 거주하며 삶 속에서 차오르거나 삶에서 갑작스레 빠져나간 추이들을 그 모습에 제각각 호응하는 말로 집요하게 수집하고 궁리하여 그러모은 후, 제 방식대로 배치해보고 이상한 이접(離接)을 허용하는 작업에 몰두하면서, 아무도 밟지 않고 드나들지 않았던 세계를 이 삶에서 창안하는 데 몰두하”는 것이 유형진의 시라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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