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오해를 받는 인물인 오스카 와일드의 미학과 예술 철학. 오스카 와일드는 파격적인 삶의 경로 때문에 극단적 자유주의자로 불리기도 한다. 실제로 그는 모든 사회적 억압을 거부하는 개인주의자였으며 예술을 위한 예술을 추구하는 유미주의자였다. 그런데 뜻밖에도 오스카 와일드의 개인주의와 유미주의의 토대는 사회주의였다.
그는 사회주의가 실현되지 않으면 개인주의 역시 불가능하다고 믿었다. 그리고 사회주의를 위해서는 이타주의적 미덕이나 도덕적 가난이 아니라 제대로 된 개인주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오스카 와일드에게 진정한 개인주의와 사회주의의 원형은 예수 그리스도였다. 그는 예수의 개인주의로부터 유미주의로 나아간다. 오스카 와일드의 유미주의는 엘리트주의적 성격이 강했다. 사회주의를 부르짖으면서도 대중을 혐오하는 듯 보인다. 이는 그에게 대중이 기존 사회 질서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오스카 와일드는 빈곤과 그것에 수반되는 고통을 없애자고 제안했다. 세상에 ‘빈곤과 그것에수반되는 고통’이 있는 한, 미학과 정치학을 교차시키면서 고통의 원인을 분석하고 고통의 극복 방법을 제시하는 『사회주의에서의 인간의 영혼』은 텍스트로서 가치를 가질 것이다. 오스카 와일드는 개인주의가 ‘자연스럽고 필연적으로 인간에게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오스카 와일드 이후의 시대인 현대에도 ‘빈곤과 그에 수반되는 고통’이 있는 한 오스카 와일드가 찬미한 ‘기쁨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개인주의’가 더더욱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