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주의 결투

마누엘 마르솔
10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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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프랑스 몽트뢰유 아동도서전 ‘최고의 그림책’ 선정도서. 2019년 ‘프랑스의 칼데콧상’이라 불리는 ‘마녀상’(Prix Sorcières) 픽션 부문 수상작. 한 인디언과 카우보이의 목숨을 건 한판 승부가 ‘대결’에서 시작해 ‘우정’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한 편의 콩트처럼 위트 있게 묘사한다. 개척 시대 미국 서부, 황량한 들판에 인디언과 카우보이가 마주 서 있다. 개울을 사이에 두고 활과 총을 겨눈 채로. 인디언은 카우보이보다 먼저 활시위를, 카우보이는 인디언보다 먼저 방아쇠를 당겨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하지만 청둥오리 한 마리가 카우보이의 시야를 가리면서 대결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든다. 그리고 결투는 이후로도 거듭해서 미뤄진다. 머리 위를 지나는 구름 모양에 정신이 팔려, 저 멀리 지나가는 고물 기관차의 소리가 거슬린 탓에, 혹은 각자의 말들이 서로에게 호감을 갖고 함께 사라지는 바람에. 여기 더해 사막 동물들도 둘의 대결을 늦춘다. 인디언과 카우보이는 서로가 자신의 목숨을 위협하는 유일한 상대라고 여기지만, 발 밑의 독사와 사막 언덕을 넘어 돌진해 오는 버펄로 같은 자연의 위협 앞에서는 같은 편에 설 수도 있음을 알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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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프랑스 몽트뢰유 아동도서전 ‘최고의 그림책’ 선정 2019년 ‘프랑스의 칼데콧상’이라 불리는 ‘마녀상’(Prix Sorcières) 픽션 부문 수상 의심할 여지없는 올해 최고의 청소년 그림책 중 하나! 이 책엔 ‘쿠엔틴 타란티노의 어떤 것’이 존재한다 서부영화 <백주의 결투>의 진화 버전! <France inter> 그림책 전문 출판사 로그프레스에서 스페인 작가 마누엘 마르솔의 『백주의 결투』를 내놓았다. 『백주의 결투』는 『거인의 시간』(2016년 출간)에 이어 로그프레스가 발행한 마누엘 마르솔의 두 번째 그림책이다. 마누엘 마르솔은 『백주의 결투』에서 한 인디언과 카우보이의 목숨을 건 한판 승부가 ‘대결’에서 시작해 ‘우정’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한 편의 콩트처럼 위트 있게 묘사한다. 황야의 ‘동화’ 개척 시대 미국 서부, 황량한 들판에 인디언과 카우보이가 마주 서 있다. 개울을 사이에 두고 활과 총을 겨눈 채로. 인디언은 카우보이보다 먼저 활시위를, 카우보이는 인디언보다 먼저 방아쇠를 당겨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하지만 청둥오리 한 마리가 카우보이의 시야를 가리면서 대결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든다. 그리고 결투는 이후로도 거듭해서 미뤄진다. 머리 위를 지나는 구름 모양에 정신이 팔려, 저 멀리 지나가는 고물 기관차의 소리가 거슬린 탓에, 혹은 각자의 말들이 서로에게 호감을 갖고 함께 사라지는 바람에. 여기 더해 사막 동물들도 둘의 대결을 늦춘다. 인디언과 카우보이는 서로가 자신의 목숨을 위협하는 유일한 상대라고 여기지만, 발 밑의 독사와 사막 언덕을 넘어 돌진해 오는 버펄로 같은 자연의 위협 앞에서는 같은 편에 설 수도 있음을 알게 된다. 마누엘 마르솔은 서부영화 대표작 중 하나인 킹 비더 감독의 <백주의 결투 Duel In The Sun>(1946)에서 책 제목을 따왔다(또 다른 대표적인 서부영화인 프레드 진네만 감독의 <하이 눈 High Noon>(1952) 또한 국내에서 종종 ‘백주의 결투’로 번역된다). 마누엘 마르솔이 할리우드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된 작품이 어린 시절 부모님과 함께 본 존 포드 감독의 <수색자 The Searchers>(1956)였던 만큼, 그에게 서부극은 오랜 애정이 깃든 장르다. 하지만 마누엘 마르솔은 『백주의 결투』에서 서부극 전통을 그대로 따르지 않았다. 특히 그가 추구하는 가치관은 서부극처럼 대립을 강조하지 않는다. 할리우드 서부극의 바탕 정서는 ‘남성적인 개척자 정신의 강조 또는 찬미’에 있지만, 마누엘 마르솔은 ‘강한 남자’에 방점을 두기보다 황야라는 거대하고 삭막한 자연 앞에 놓인 두 명의 인간과 그들의 연대에 초점을 맞춘다. 이들의 결투는 주변 상황에 따라 자주 번복되고, 이러한 상황이 반복될수록 둘은 서로 다르다는 것이 싸움의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없음을 깨닫는다. 붓으로 태어난 서부영화 마누엘 마르솔은 2012년 전업 그림책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기 전까지 3년여간 광고 분야에서 활동했고, 『백주의 결투』에는 작가의 영상작업 경험이 십분 활용돼 있다. 책은 한낮에 뜬 태양을 비추며 시작하는데, 이어지는 장엔 황야를 뒹구는 둥근 회전초가 앞선 그림과 똑같은 구도로 등장한다. 뒤따르는 장면은 인디언의 붉은 맨발을 클로즈업한 모습. 그리고 다음 장엔 카우보이의 장화가 앞의 맨발처럼 클로즈업되며 두 사람이 마주 서 있는 상황임을 암시한다. 『백주의 결투』는 황야를 가로지르는 개울을 사이에 두고 맞선 인디언과 카우보이 구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작가는 클로즈업과 롱쇼트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프레임에 반복과 변주를 가한다. 또 대칭되는 장면 묘사를 적절히 활용해 둘의 대치 상황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하면서 이야기에 긴장과 여유를 불어넣는다. 마누엘 마르솔은 그림책 작업 과정이 “한 편의 영화를 만드는 것과 같다”고 말한 바 있는데, 구도와 프레임에 조금씩의 변형을 가함으로써 인디언과 카우보이가 처한 상황과 감정 묘사를 완벽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백주의 결투』는 그림으로 만들어낸 짧은 영화라 할 만하다. 실제 마누엘 마르솔은 『백주의 결투』에 영화처럼 엔딩 크레디트를 붙여 위트를 더했다. 극의 주인공인 인디언과 카우보이는 물론 오리와 독사, 버펄로 등 등장인물 모두를 소개하고, 로케이션 정보를 담았다. 여러 동물이 등장하는 만큼, “이 그림책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다친 동물은 없음”을 밝혀 독자(혹은 관객)를 안심시키는 센스 또한 잊지 않는다. 마누엘 마르솔은 『백주의 결투』가 아동부터 어른까지, 전 연령대의 독자와 소통하길 바란다. 그는 “존 포드의 영화가 단순한 듯 복잡하고, 또 그 안에 희망을 품고 있는 것처럼 『백주의 결투』 역시 독자마다 다양한 층위에서 해석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성인 독자가 책에서 인디언과 카우보이가 놓인 상황의 아이러니와 서부극의 묘미를 발견할 수 있다면, 어린이 독자에게 『백주의 결투』는 두 남자의 우정 이야기로 읽힐 수 있을 것이다. 한낮부터 한밤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색조로 변화하는 황야의 풍경을 살펴보는 재미 또한 남다르다. 마누엘 마르솔은 그림책을 만들 때마다 체코 출신의 애니메이션 명감독, 얀 쯔반크마이어가 한 다음의 말을 떠올린다고 한다. “우리가 보낸 유년 시절의 깊은 곳에 진정한 보물이 숨어 있다.” 『백주의 결투』에 녹아 있는 마누엘 마르솔의 유년기 기억의 조각과 책 전반에 흐르는 넉넉한 유머가 성인 독자는 물론, 한창 유년기를 보내고 있는 어린이 독자에게도 전달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