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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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문제는 범죄라는 상처로 드러난다” ‘치안강국’ 대한민국은 어쩌다 ‘범죄공화국’이 되었나? 범죄를 통해 한국사회를 진단하다 대낮 번화가에서 벌어진 묻지마 살인, 대규모 온라인 살인 예고 등 최근 한국사회에서는 흉흉한 뉴스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줄 알았던 ‘치안강국’ 대한민국이 어쩌다 ‘범죄공화국’이 된 것일까? 과연 한국은 안전하다고 느끼는 날이 다시 올 수 있을까? 범죄에 대한 사람들의 불안은 나날이 급증하고 있지만 사실 지난 10년간 살인, 강도, 폭력, 절도 등의 범죄는 193만건(2012년)에서 153만건(2021년)으로 점차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절대적인 범죄량이 줄어들고 있음에도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최근 범죄들의 ‘무차별성’ 때문이다. 전통적 범죄가 대개 서로 알던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했던 것과 달리, 언제 어디서든 모르는 사람에게 전방위적으로 범죄 피해를 당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시민들의 불안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재민은 이 책을 통해 한국사회가 무차별한 강력범죄가 평온한 일상을 위협하는 사회로 전락하게 된 경위를 분석하고, 강력범죄 문제와 현행 형사제도를 둘러싼 대중의 의문과 오해를 해소하며, 정의롭고 안전한 미래를 위한 제도 변화를 제안하는 데까지 나아간다. 법조인으로서의 생생한 경험담과 전문성이 결합된 이 책은 판사, 군검사, 법학박사, 법무심의관 등을 거치며 ‘범죄’에 관련된 모든 현장에 서보았던 저자 정재민만이 저술할 수 있는, 지금 한국사회에 가장 필요한 범죄 해설서다. 판사, 법무부 심의관, 국제전범재판소 연구관 등을 지낸 만능 법조인 정재민, 대한민국 범죄를 본격 해부하다 정재민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23년을 공무원으로 살아왔지만 그 이력을 살펴보면 한 사람의 삶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다채롭다. 사법시험에 합격해 판사로 일하다가 돌연 판사직을 그만두고 방위사업청 팀장으로 전직했다. 한번 사는 인생에서 한가지 일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방위사업청에서도 법률팀이 아니라 각종 무기체계를 검증하고, 방산 수출 및 군함 제작을 총괄하는 일을 했으며, 군검사, 국제전범재판소 연구관 등으로도 일했다. 2020년에는 최초의 판사 출신으로서 법무심의관에 임명되었고, 최장기 법무심의관으로서 약 20여건의 법안을 마련했으며, 2023년부터는 송무심의관에 임명되어 정부를 당사자로 하는 전국의 민사소송·행정소송을 지휘했다. 2024년 봄부터는 로펌 예문정앤파트너스를 설립해 대표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한곳에 정착하기를 거부하는 듯 군함을 건조 중인 바다 위로, 국제재판소가 있는 네덜란드로, 새로운 법을 만드는 법무부로, 그렇게 부단히도 새로운 세계를 여행하는 듯한 그가 『범죄사회』의 저자로 우리 곁에 돌아왔다. 『범죄사회』에는 정재민이 판사로서 형사재판을 담당했던 이력과 우리 사회의 범죄 대책을 마련하는 법무부에서 일한 경험, 그리고 tvN 「알쓸범잡」 등의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대중과 소통하면서 깨닫게 된 바 등이 종합적으로 담겨 있다. 그는 판사로 일할 때는 피고인 개개인의 특정 사건을 재판하는 데에만 몰두할 수밖에 없었지만, 법무부에서 일하게 되면서는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범죄 발생 추이나 범죄대응 시스템의 설계방식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는 범죄 사건이 일어나면 범죄자가 형량을 받고 교도소에 수감됨으로써 그 사건이 종결되었다고 생각한다. 범죄자는 결국 우리 사회로 돌아올 사람이라는 점을 간과하기 십상인 것이다. 하지만 아주 작은 범죄라 하더라도 그 사건에는 우리 사회의 여러 제도가 중첩되어 있고, 각 제도를 단계적으로 이행하게 되어 있다. 범죄가 발생하면 경찰이 수사를 하고, 검찰이 기소를 하며, 법원이 재판을 한다. 이후 교도소는 교정을, 보호관찰소는 범죄예방을 맡는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이 수많은 단계 중 언론이 떠들썩하게 조명하는 몇 단계(특히 수사와 기소의 단계)에만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관심은 집단적 분노로 쉽게 들끓지만 사회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지혜로 모아지지는 않는다. 정재민은 공직 생활에서 느낀 이러한 아쉬움을 바탕으로 범죄를 둘러싼 국가의 여러 기능이 균형을 이루어야 치안이 제대로 확립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이 책을 집필했으며, 독자들에게 우리 사회의 범죄대응 시스템을 함께 고민해보자고 제안하고 있다. 판사의 형량은 왜 낮은가? 사형제도는 유지되어야 하는가? 교도소의 환경은 어디까지 개선되어야 하는가? 범죄를 둘러싼 첨예한 논쟁에 답하다 이 책은 범죄를 둘러싼 여러 제도를 순차적으로 짚어나가면서 각 시스템에 대한 시민들의 궁금증을 반영해 분야별로 중요한 화두를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이 던지고 있는 질문들은 굉장히 첨예하고 논쟁적인데, 저자가 각 제도를 하나하나 해부하듯 펼치는 논리를 따라가다보면 독자 역시 그 주제에 대해 각자의 생각을 다듬어나갈 수 있게 된다. 1장은 수사를 다루면서 지문, DNA, 디지털포렌식 등 과학수사가 어떻게 발전해왔고 앞으로 어느 분야가 발전할 필요가 있는지를 살펴본다. 2장은 재판을 다루면서 판사가 정하는 형량은 왜 일반 시민들이 생각하는 수준보다 낮은지를 꼼꼼히 따져본다. 조두순 사건, 웰컴투비디오의 손정우 사건 등 국민들의 법감정에 비추어봤을 때 턱없이 낮게만 보이는 형량을 예로 들며, 양형이 판사 개인의 판단 문제가 아니라 형사재판 전반에 얽혀 있는 제도적 문제임을 분석한다. 더불어 일반 시민들이 생각하는 적정한 처벌 수위와 판사의 처벌 수위를 맞춰나가려면 형량 제도가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지 제안한다. 3장에서는 교정을 다루면서 우리나라 교도소 시스템이 출소자의 재범을 예방하는 효과를 충분히 발휘하고 있는지 검토해본다. 최근 교도소의 ‘황제식단’이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는데, 교도소가 고통을 주는 감옥으로 그칠지 출소 이후의 삶을 위한 교육의 공간이 되어야 할지 논의한다. 또한 제도로서 존속되고 있지만 사실상 거의 집행되고 있지 않은 사형제도에 대해서도 날 선 시각을 보여준다. 4장에서는 범죄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여러 요인들을 하나하나 짚어보고, 5장에서는 전자발찌나 화학적 거세 같은 제도가 실제로 범죄예방에 효과가 있는지를 검토해본다. 6장에서는 범죄를 제대로 막기 위해서는 법 자체를 고쳐야 할 필요가 있음을 역설하며 법무부 심의관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입법의 영역을 다룬다. 범죄를 막기 위해 저자가 어떤 입법을 추진했는지를 살펴보다보면 더 나은 사회에 대한 저자의 진정성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의 이면들, 소설 뺨치게 흥미진진한 범죄 이야기 이 책은 범죄를 둘러싼 제도와 시스템의 문제를 원론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들을 거론하면서 각 제도의 맹점과 대중의 오해 등을 파고들며 독자들의 흥미와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화성 연쇄살인사건, 서현역 ‘묻지마 흉기난동’ 사건, 전청조 사기사건 등 이미 널리 알려진 사건부터 저자가 직접 수사나 재판에 관여했던 사건들까지 실감나게 풀어내는 이야기들을 따라가다보면 그가 이미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탁월한 스토리텔러라는 걸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실제 사건뿐만 아니라 「살인의 추억」 「배트맨 비긴즈」 「쇼생크 탈출」 「슬기로운 감빵생활」 등 범죄를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를 풍성하게 논의에 끌어들임으로써 범죄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폭넓게 확장시켜준다. 우리는 이제까지 범죄사건이 일어나면 주로 범죄자 개인의 서사와 심리에 지나치게 집중해왔다. 그렇게 된 데에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방식으로 보도하는 언론, 범죄자 개인의 심리와 서사에 포커스를 맞춰왔던 전문가 집단의 발언이 미친 영향력이 컸을 것이다. 정재민은 이 사건들을 다시 논의의 장으로 불러들여 범죄를 둘러싼 제도와 기저에 깔린 사회구조를 주목해야 한다고, 그래야 이 사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