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아성, 영화감독 홍지영 추천!
“결혼은 희로애락이 짙어지는 일.
더없이 사랑스럽다가도, 한순간 부아가 치미는 일.”
인스타그램에는 못 올리는, 신혼부부의 진짜 속사정!
“데이트가 피곤해 결혼했더니, 결혼이 더 피곤할 줄이야!”
난생처음 겪는, 결코 만만치 않은 감정의 롤러코스터
‘우리’가 그냥 ‘우리’라서 좋은 ‘나’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이해
신혼만 아는 찝찝함의 정체
인스타그램에 들어가 ‘#신혼 #신혼부부 #신혼일상’ 해시태그를 누른다. 외국 호텔을 방불케 하는 신혼집 인테리어와 아기자기하게 차려진 식탁, 꽃밭에 둘러싸여 다정한 포즈를 취한 신혼부부의 사진이 수만 장 떠오른다. 스크롤을 내려도 내려도 끝이 없다. 그들과 마찬가지로 신혼인 나는 불안해진다. ‘부부싸움은 우리만 하는 건가?’ ‘다들 알콩달콩 잘만 사는 것 같은데, 나만 이렇게 답답한 걸까?’
결혼을 후회하는 게 아니다. 누군가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 뭐냐고 물으면 망설임 없이 결혼이라고 답할 것이다. 남편(혹은 아내)이 싫은 건 더더욱 아니다. 싫기는커녕 세상에서 가장 고맙고 사랑스러운 존재는 배우자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그런데도 마음 깊은 곳에서 자꾸만 날 찔러대는 이 찝찝함의 정체는 무엇일까.
“이 책은 스스로 던진 물음표를 좇는 과정을 담았다. 택배 뜯다가 가출하고, 싱크대 앞에서 친정엄마가 떠올라 대성통곡했던 나날들. 어떤 날은 눈만 마주쳐도 좋은 남편이 왜 어떤 날은 김치 씹는 소리조차 싫은지. 깨소금 향기가 폴폴 나도 모자랄 신혼생활에 이따금 밥 타는 냄새 같은 순간이 들이닥칠 땐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결혼하고 나서야 알게 된 마음들을 고스란히 나눠보고자 한다.” _ 중에서
“결혼은 희로애락이 짙어지는 일.” 결혼 앞에서는 행복도 슬픔도 분노도 즐거움도 모두 곱절이 됨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이 만만치 않은 신혼생활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실마리가 보일지도 모른다.
어디 가서 말 못 할 이야기
배우자의 외도, 고부 갈등…. 우리가 결혼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흔히 떠올리는 갈등은 이런 것들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같이 극적인 사연보다 오히려 ‘종이에 베인 듯’ 사소한 일들이 더 아프게 다가왔음을 이야기한다.
“모든 남자가 성매매 업소에 가는 것이 아니고, 모든 시가가 눈에 불을 켜고 며느리를 잡진 않는다. 내가 결혼하고 가장 당혹스러웠던 것은, 이런 막장 사연보다 오히려 종이에 베인 듯 사소한 불평등들이 더 아프게 다가왔다는 점이다. 결혼 전엔 그 어디에서도 듣지 못했던 미세한 불균형. 목소리 높여 말하기엔 애매한, 그렇다고 모른 체하기엔 신발에 들어간 돌멩이처럼 종일 나를 아프게 만드는 불편함 말이다.” _<남편 검증> 중에서
결혼하고부터는 모든 것이 조심스럽다. 자신이 하는 말과 행동 뒤로 ‘결혼하더니 달라졌네’, ‘남편이 잘 안 해주나 보네’, ‘결혼하더니’라는 선입견이 쫓아올까 봐. 집 안에서는 또 어떤가. 쏟아지는 신혼살림 택배 박스를 뜯다 남편의 퉁명스러운 한 마디로 시작된 부부싸움, 그리고 가출. 바지락 된장찌개 때문에 엄마 생각이 나 대성통곡한 저녁….
이처럼 어디 가서 말 못 할, 미세하고도 모호한 기혼자의 상처들이 이 책에는 고스란히 담겨 있다. 결혼의 달콤함도, 힘든 이야기도 쉽사리 털어놓지 못하는 이들의 마음을 온전히 품어줄 수 있는 책이다.
그럼에도, 결혼
그럼에도 결혼을 택한 저자다. 비록 배우자와의 대화 주파수가 맞지 않아도, 자신들만의 대화 카테고리를 신설해 오롯한 둘만의 세상을 조금씩 넓혀간다. 교집합을 찾고, 함께 생활의 리듬을 맞춰가는 기쁨과 집 앞에서 아쉽게 헤어지지 않아도 되는 행복을 마음껏 누린다. 둘만이 아는 서로의 체취를 감당하며 우리가 우리일 수 있음에 편안히 미소 짓는다.
그리고 마침내 저자는 결혼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한 가지 깨닫는다. 결혼은 배우자가 아닌 ‘나를 감당하는 일’이었다는 사실을.
“결국 ‘나에 대한 이해’의 문제였다. 내가 어떤 말에 발끈하고, 어떤 상황에 나사가 풀리는지. 날 못 견디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결혼하고 나서 확실히 알게 됐다. 내가 나를 이해하고 나니, 더는 남편에게 이해받고 싶어 안달 나지 않았다. 날 좀 이해해달라고 아우성치는 대신 마음의 근육을 키운다. 덕분에 나를 감당하는 일이 쉬워졌다. 더는 내가 못 견디는 일 앞에 무너지지 않는다. 우리의 다름이 언제고 ‘조율 가능한 일’, 혹은 ‘변화 가능한 일’로 분류될 것을 알기에. 나의 예민함이 곧 무뎌질 걸 알기에.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그저 우리라는 트랙을 신나게 달리면 되기에. 그렇게 무아지경 땀을 빼고 나면, 나를 감당하는 일은 한 뼘 더 쉬어질 걸 알기에.” _ 중에서
저자는 이 책을 쓰고 난 후, 가슴 속 그늘이 사라졌으며 더없이 안온해졌음을 고백한다. 마찬가지로 결혼이라는 단어 아래, 어찌할 바 모른 채 외로워하고 있는 이들은 이 책을 펼쳐보길 바란다. 한 자 한 자 눌러 담긴 그만의 결혼 이야기, 혹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부터 각자에게 꼭 필요한 위안을 얻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