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로스의 감옥

문영심
38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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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의 탄생(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 작 사건의 진실)>을 쓴 문영심 작가가 고심 끝에 쓴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에 관한 책이다. 민혁당 사건을 겪으면서 이석기 전 의원이 합법정당 운동과 선거혁명에 뛰어들게 된 과정, 2013년 합정동 5.12 강연의 실상, 법원이 ‘RO(혁명조직)’의 실체가 없음을 인정하고 내란음모가 무죄라 하면서도 내란선동을 이유로 피고인들에게 중형을 선고한 이른바 내란음모 사건의 진실에 대해 조망했다. 제목에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이카로스’를 붙인 것은 2012년 태양이라는 권력에 가까이 다가간 통합진보당이, 결국은 크레타 섬을 탈출하다 태양의 열을 견디지 못해 날개를 잃고 바다로 추락해 사망한 이카로스의 운명을 닮았음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작가는 분명한 자기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객관적인 거리두기를 하지 않고 최대한 ‘피해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았으며, 이 사건이 기본적으로 ‘말로 한 내란’에 불과하며 사법적으로 처벌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본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생각과 말을 처벌하고 의견과 표현을 제한하는 일을 수수방관한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을 저버리는 일”이라는 점을 전달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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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머리말 4 추천사 14 프롤로그 18 1. 10×3+9 26 2. 합법정당, 선거혁명 노선으로 40 3. 양날의 칼, ‘부정선거’와 ‘종북’ 52 4. 깨어진 자유의 종 84 5. 적과의 동침 104 6. 대한민국 국회의원 이석기 124 7. 타오르는 촛불 140 8. 체포 154 9. 내란음모죄, 33년 만의 부활 174 10. RO, 혁명조직이라는 이름의 혁명조직 192 11. 아니다 아니다 아니다 210 12. 생각을 처벌하다 220 13. 억울하다 미안하다 괜찮다 252 14. ‘RO’는 국정원과 이성윤의 합작품 270 15. 학자의 양심 284 16. ‘말’로 하는 내란 한국에만 있다 298 17. 내란의 추억 312 18. 유대인 332 19. ‘내란 선동’ 은 정치적 알리바이 348 20. 적반하장의 역사 362 에필로그 384

Description

제가 아벨을 지키는 자입니까? *나는 돌을 던진 가해자가 아닌가? 함세웅 신부는 이 책의 추천사를 통해 “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은 오늘 우리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그들에게 돌을 던진 가해자라고 고백하고 진심으로 뉘우쳐야 하는 사건”이라고 말한다. 2012년 본격적으로 시작된 종북낙인 찍기는 진보진영 내부에서 시작됐고, 진보당 내부 경선 사태를 악용한 박근혜 정권에 의해 종북몰이가 본격화됐다. 이념 공세를 두려워 한 제도권 보수야당은 수수방관했으며, 보기 드물게도 수구보수 언론과 자유주의 언론이 이구동성으로 종북몰이에 가세했다. 그 결과 대중과 여론으로부터 철저히 고립된 진보당은 종북마녀사냥과 해산이라는 화형식을 당해야 했고, 그 불쏘시개로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이 활용됐다. 비록 그 이유는 조금씩 다르다 해도 오랫동안 모두가 ‘돌을 던진 가해자’였던 것이다. *증오의 함성으로써 나를 맞아주었으면 이 책의 저자인 문영심 작가도 예외는 아니었다. 문 작가가 이 사건에 관한 보도를 처음 접했을 때는 “요즘 세상에 사제폭탄을 만들고 총기를 구입해서 폭동을 일으켜? 국가기간시설을 파괴하고 유류저장고를 습격해? 진짜 제정신이 아니구나.”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던 문 작가가 제정신이 아닌 ‘종북세력’을 변론하는 책을 쓰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문 작가는 국정원이 증거를 조작해 간첩을 만들려던 탈북인 유우성 사건을 파헤친 《간첩의 탄생(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 작 사건의 진실)》(2014)을 썼다. 이 책을 쓰면서 무죄추정의 원칙이 소중함을 절실히 느꼈다. 책이 출간되고 나서 몇 개월이 지났을 때, 그 사건의 변호인 중 한 사람인 민변 소속 변호사가 전화를 걸어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의 전모를 밝히는 책을 써 줄 수 있겠냐고 했다. 처음엔 선뜻 그러겠노라는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유우성 간첩조작 사건은 국정원과 검찰의 증거조작이 밝혀져 이미 무죄가 확정된 사건이었기 때문에 쓰는데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은 비록 RO는 없었고, 내란음모 혐의는 무죄라 판결했지만, 내란선동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건이다. 무엇보다 언론의 융단폭격을 받아 시민들의 시선이 차가운 사건이었다. 그런데 사건 기록을 꼼꼼히 살펴보니 ‘과격한 언사’를 했다는 것 외에 9년 징역형에 처할 만한 일은 아니었다. 문제가 된 이석기 전 의원의 5.12 강연의 발언은 애국가 발언과 마찬가지로 비대중적이라고 비난하거나 공격할 수는 있을지언정 구속하고 처벌할 사법적 대상은 아니었다. 국제 앰네스티와 한국의 인권운동가들은 그런 정도의 발언은 절대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사상의 자유나 의견을 가질 권리에 속한다고 보았다. 이 정도의 표현을 처벌하는 국가보안법이 오히려 국제적으로도 문제라는 의견이었다. 오랫동안 방송국 작가로 일하다가 강원도로 귀촌해서 자연생활을 즐기던 문 작가가 이 책을 쓴다고 했을 때 가족이나 친구들은 하나같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그들은 “종북’이잖아? 왜 하필 그런 책을 쓰는데?”라며 우려와 비판이 섞인 반응을 보였다. 두렵지 않느냐는 말도 들었다. 두렵지 않다고 했지만 책을 다 쓰고 나서야 작가 자신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문 작가는 책을 끝마칠 때쯤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이라는 소설의 마지막 문장이 생각났다. 모든 것이 완성되도록 하기 위해서, 내가 덜 외롭게 느껴지기 위해서, 나에게 남은 소원은 다만, 내가 사형집행을 받는 날 많은 구경꾼이 와서 증오의 함성으로써 나를 맞아주었으면 하는 것뿐이다. 사형 집행을 앞둔 주인공 뫼르소의 심경을 묘사한 글이다. 문 작가는 망각과 무관심의 감옥에 갇혀 있는 사람들에게는 차라리 증오의 함성이 더 반가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작가는 에필로그에서 “욕먹을까봐 두렵고, 비난받을까봐 두렵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실은 가장 두려운 것은 “아무도 이 책에 대해서 관심을 갖지 않을까봐” 가장 두렵다고 했다. *내란음모가 아닌 말과 사상에 대한 재판 작가는 이 책을 쓰면서 분명한 자기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첫째, 객관적인 거리두기를 하지 않고 최대한 ‘피해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았다.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의 피고인들은 법정에 서기도 전에 여론재판으로 심판을 받았다. 온 세상이 다 덤벼들어 피고인을 때리고 물어뜯었다. 일부 지식인은 ‘빌어먹을 놈의 무죄추정의 원칙’이라며 빈정거렸다. 그들을 비난하는 목소리는 차고 넘쳤다. 그래서 작가는 객관적인 거리 두기를 포기했다. 사실을 토대로 하되, 피해자의 입장을 변론하기 위해 주력했다 둘째, 이 사건이 기본적으로 ‘말로 한 내란’에 불과하며 사법적으로 처벌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본다. 이는 표현의 자유, 사상의 자유에 해당하는 문제이고, 토론의 대상이지 사법적 판단의 문제가 아니었다고 본다. 사법부는 처음에 검찰이 제기했던 RO의 실체가 없고, 내란음모가 무죄라고 판결하면서도, 내란선동이나 국가보안법을 동원해 중형을 선고한다. 생각과 말을 처벌한 것이다. 정치인이 비대중적인 언사를 할 경우 비판, 비난을 할 수 있을지언정 법적으로 문제 삼을 수는 없는 일이다. 작가는 ‘생각’과 ‘말’을 처벌하는 나라에서 더 이상 민주주의라는 말을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느꼈다. 변호인단 역시 “이 재판이 본질적으로 무력을 사용해서 폭동을 음모했는지에 대한 재판이 아니라 ‘말과 사상’에 대한 재판이라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래서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무엇보다도 “생각과 말을 처벌하고 의견과 표현을 제한하는 일을 수수방관한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을 저버리는 일”이라는 점을 전달하고자 했다. 그리고 이 사건은 “무죄추정의 원칙이 완전히 무시된 채 언론을 통한 무분별한 왜곡보도와 마녀사냥으로 피의자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사건”이라는 것을 알리려고 애썼다. *연대가 사랑이다. 김상근 목사는 이 책의 추천사에서 구약성경에 나오는 가인과 아벨의 예를 들어, 우리 모두에게 종북몰이의 협조자, 방관자가 되지 말 것을 촉구한다. 하나님께서 가인에게 물었습니다. ‘네 아우 아벨은 어디 있느냐.’ 가인은 반문하였습니다. ‘모릅니다. 제가 아벨을 지키는 자입니까?’ 이에 비추어 오늘 우리 자신에게 물어봅니다. ‘이석기 의원과 그 형제들은 어디 있느냐’ 한국 사회의 대답이 ‘제가 이석기를 지키는 자입니까?’이어서야 되겠습니까. 김상근 목사는 “너와 나, 우리 모두는 연대적 존재입니다. 그것이 성경 말씀입니다.”라고 말한다. 성경은 ‘연대가 사랑’(창 4:1~12 롬 8:18~25)임을 반복해서 증언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작가는 망각과 무관심의 감옥에 갇힌 자들을 위해 글로써 연대를 했다. 연대의 목표는 다른 무엇보다도 석방이다. 작가는 말한다. 나는 다만 그가 건강한 몸으로 빨리 감옥에서 나오기를 바랄 뿐이다. 그가 세상 밖으로 나와서 다시 정치활동을 하면서 소신껏 발언하고 비판받을 일이 있으면 정당하게 비판받기를 바란다. 그가 자신의 ‘말’이나 ‘생각’ 때문에 감옥에 갇혀 있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