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 셜록 홈즈와 쌍벽을 이루는 괴도 신사 아르센 뤼팽!
괴도의 대명사, 변장의 천재 등 수많은 별명으로 유명한 아르센 뤼팽은 프랑스의 국민 작가이자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은 작가 모리스 르블랑이 만들어낸 인물이다. 1905년에 프랑스의 대중 잡지 <주 세 투> 발행인은 십수 년 전 <스트랜드 매거진>이란 잡지에서 추리소설 《셜록 홈스》를 선보여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자 강렬한 영감을 얻어, 당시 신인작가였던 모리스 르블랑에게 ‘셜록 홈즈’ 같은 인물이 등장하는 소설을 써달라고 제안했고, 이 제안을 받아들인 모리스 르블랑에 의해 처음 세상에 나와 20여 편 이상의 소설에서 맹활약을 펼친 끝에 프랑스의 국민적 영웅이 되었다.
뤼팽은 도둑과 탐정의 1인 2역을 멋지게 소화해 내는가 하면, 헐록 숌즈(셜록 홈즈, 영국의 코난 도일이 자신의 주인공을 조롱한 데에 대해 항의를 하자 철자를 바꾸어서 표기함)와 국경을 넘은 대결을 벌이고, 독일에 대항해 프랑스인의 애국심을 고취시키기도 했다. 가슴속에 따뜻한 인간미와 낭만을 잊지 않은 채 항상 약자의 편에서 활약하는 뤼팽 시리즈는 프랑스식 독특한 추리소설의 백미로 통한다.
모리스 르블랑은 아르센 뤼팽이라는 캐릭터에 열정을 가지고 수많은 작품을 만들어냈다. 단편부터 장편에 이르기까지 그의 뛰어난 창작열은 다양한 작품을 창조했고, 이 책 《아르센 뤼팽 단편 걸작선》에는 그 중 가장 재미있고 우수한 작품만을 선정하였다.
도둑의 시점으로 추리소설을 이끌어나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작가는 때로는 관찰자의 시점으로, 때로는 뤼팽의 시점으로 사건을 풀어나가면서 독자들이 무릎을 치도록 하는 명쾌한 결론을 이끌어냈다.
또한 이 책에 소개된 작품 중 <체포된 아르센 뤼팽>이나 <한 발 늦은 셜록 홈즈> 등에서는 뤼팽이 사랑하는 여인 ‘넬리 언더다운’에 대해 언급함으로써 냉철하고 현명하지만, 지독한 로맨티스트이기도 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왕비의 목걸이>에서는 뤼팽의 가난하고 외로웠던 어린 시절이 드러나는 대목이며, <앵베르 부부 금고의 비밀>에서는 완전무결할 것 같은 뤼팽도 상대방에게 어이없게 당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좀 더 읽기 쉽고 이해하기 좋게 문장을 다듬고 또 다듬었지만, 독자들에게는 매력적인 도둑 뤼팽, 마치 홍길동과도 같이 약자를 돕는 의적으로 활약하는 뤼팽, 또 때로는 범죄를 해결하는 명탐정 뤼팽, 영국이나 독일에 대항해서 프랑스인들에게 뜨거운 애국심을 불러일으키는 애국자로서의 뤼팽 등 각각의 작품마다 변화무쌍하게 변신하는 뤼팽의 모습을 모두 보여주기에 필력은 한계가 있다. 독자들 모두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더욱 생생한 상황을 연출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