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관광버스 짐칸에서 발견된 아이의 토막 시체 서서히 드러나는 한 가족의 추악한 비극 『내가 죽였다』, 『유괴의 날』 등으로 한국 스릴러의 대표 작가로 자리매김한 정해연의 최신 장편소설 『패키지』가 황금가지에서 출간되었다. 전작들을 통해 “한국 사회를 예리하게 투영하는 섬뜩한 묘사가 압권”이라는 평을 들은 바 있는 정해연 작가의 이번 작품은 아이의 죽음 뒤에 드러나는 한 가족의 추하고 비극적인 가정사를 특유의 냉정한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정해연 작가는 ‘부모라면 자식을 반드시 사랑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데이트 강간과 가정 내 폭력 등 어둡고 무거운 주제를 끝까지 긴장감 있게 이어간다. 『패키지』는 정해연의 일곱 번째 장편 스릴러 소설이며, 사건의 진범이 잡힌 이후 마지막에서 밝혀지는 강렬한 반전은 작가가 그동안 받아 온 “놀라운 페이지터너(page turner)”라는 찬사에 걸맞은 흡인력을 선사한다. 부모라면 반드시 아이를 사랑하는가? 한때 우리가 본능이라고 믿었던 자식 사랑을 향한 날카로운 냉소 사랑해서 아이를 낳고, 그 아이를 사랑으로 돌보는 일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부모라면, 정말로 반드시 자기 아이를 사랑하는가? 정해연 작가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처럼 『패키지』를 통해 아동학대가 벌어진 두 가정을 그리고 있다. 육아 우울증으로 인해 아이에게 폭력을 행사한 엄마, 아내가 불륜을 저질렀다는 의심으로 아이를 학대한 아빠. 작가는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의 시선을 빌어 우리가 한때 본능이라고 믿었던 모성애와 부성애에 대해 끝없이 의문을 제기한다. 실제 아동학대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장소가 가정이며, 학대자의 75%가 부모라는 통계를 생각할 때, 작가의 날카로운 냉소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다. ‘2019년 아동학대 연차보고서’에 의하면 아동학대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장소는 가정으로 발생 사례의 79%를 차지하고, 심지어 학대 행위자는 부모가 75.6%를 차지한다. 더구나 아동학대 사실이 발견되더라도 80%가 넘는 대부분의 아동들이 결국 원가정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아동학대로 인한 사망사고가 뉴스에 보도될 때면 공분이 일지만, 여전히 그런 학대에 대한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아동이 적지 않다. ------------------ 지난 8월 말 국회에 제출된 ‘2019년 아동학대 연차보고서’에 의하면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4만 1389건으로 전년 대비 13.7% 증가했다. 아동학대 발생 장소로는 가정에서 발생한 사례가 79% 이상으로 가장 높았고 주요 아동 돌봄 기관인 학교, 어린이집, 유치원 순이었다. 학대 행위자는 부모가 2만 2700건으로 75.6%에 이르고 그 뒤를 이어 대리양육자, 친인척 순이었다. 그런데 이보다 더 안타까운 사실은 한 해 학대로 사망한 아동이 42명에 이른다는 것이다. 올해는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사회적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 아동 학대가 증가해 우리시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지난 9월까지 1693건에 이르고 있다. 원격수업과 재택근무로 좁은 주거공간에서 부모와 아이가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경기침체로 인한 실직이나 폐업으로 경제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아동학대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반해 교사나 방과 후 돌봄교사 등 외부인과의 교류가 단절되는 상황에서 피해 아동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은 데에 문제가 있다. 아동 학대의 특성상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밖으로 드러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삼자의 관심과 신고가 더욱 절실하다. 출처 : 충청투데이(http://www.cctoday.co.kr) 아동학대 사실이 발견되면, 아이들은 어떤 보호를 받을까요? 세희처럼 부모에게 학대당하더라도 '원가정 보호', 즉 집에 남는 경우가 절대다수였습니다. 2018년 통계에서 원가정에 남은 경우는 초기 조치 기준으로 84%였는데, 잠시라도 격리조치됐다가 집으로 돌아간 2%를 제외하고도 82%는 학대 이후 한 번도 집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원가정 보호' 비율은 갈수록 늘어서 7년 사이 13%포인트 높아졌습니다. 반대로 분리돼 보호받는 아동의 비율은 비슷한 정도로 줄었습니다. 특히 ‘일시보호', 즉 친족이나 연고자의 보호가 아닌 시설에서 일시적으로 보호받는 아동의 비율이 2012년 15.2%에서 2017년에는 8.1%까지 떨어졌습니다. 보호시설 부족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됩니다. 대표적인 보호시설인 학대피해아동쉼터의 경우, 매년 4~8곳이 꾸준히 늘었지만 이미 과포화 상태라 피해 아동을 수용하는 데 한계가 많습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전체 아동학대 피해가 만 천여 건에서 2만 4천여 건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난 데 비해, 쉼터의 수는 46개에서 65개로 1.4배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현재는 전국 72곳입니다. 황은희 전국학대피해아동쉼터협의회장은 "원래 정원은 한 쉼터당 7명이지만, 워낙 쉼터가 부족하다 보니 대도시에서는 한 쉼터당 10명씩 아이들을 데리고 있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자리가 비기 무섭게 아이들이 들어오고, 입소를 기다리는 아이들도 누적되고 있어 정원 초과를 피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운이 좋아 쉼터에 머물 수 있었던 아이들도 보통 3~9개월이 지나면 갈 곳을 정해야 합니다. 퇴소 후 집으로 다시 돌아가는 아이들이 가장 많았습니다. 2014년부터 5년간, 쉼터 퇴소 아동들의 원가정 복귀율은 46~60%로 다른 시설에 맡겨지는 비율보다 높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