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 언어를 향한 꿈

에이드리언 리치 · Po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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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통해 여성이 서로 연대해 힘을 기르고 그 힘으로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기 바라는 소망을 꿈꾼, 레즈비언 페미니즘 운동가 에이드리언 리치의 시집 <공통 언어를 향한 꿈>이 국내 최초로 완역되어 '민음사 세계시인선' 37번으로 출간되었다. 리치는 여성의 권리를 대변하는 시를 주로 썼으나, 클린턴 행정부의 무능한 사회 보장 정책을 비판하며 국가예술훈장 수여를 거부하고 부시 정부가 일으킨 이라크 전쟁에 반기를 드는 등 반전 운동과 인권 운동에도 앞장선 운동가이기도 했다. 그 자신이 레즈비언임을 숨기지 않았던 리치는 특히 인종 차별과 성 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억압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하며, 자신의 시 안에 정치적 메시지와 미학적 언어를 동시에 담아내기 위해 노력해 왔다. <공통 언어를 향한 꿈>은 리치가 1974년부터 1977년까지 발표한 총 서른아홉 편의 시를 한데 모은 작품집이다.(1부 '힘', 2부 '스물한 편의 사랑 시', 3부 '다른 곳 아닌, 바로 이곳') 1부 여덟 편의 시 작품에서 리치는 다른 여성 존재가 지닌 한계를 진단하고 그것을 극복하는 방식에 대해 제안한다. 레즈비언 여성의 사랑 노래로 읽을 수 있는 2부 '스물한 편의 사랑 시'에서는 여성 스스로 자신의 삶을 인식하여 남성의 언어가 아닌 여성의 언어로 서로 연대하자고 강조한다. 3부에 실린 열 편의 시에서 리치는 다른 곳이 아닌 바로 이곳, 즉 남성이 아닌 여성의 자리에서, 흩어진 방언을 모아 여성의 목소리와 열망이 담긴 '공통 언어'를 향해 나아가자고 노래한다.

"우리가 사랑한 마법의 공간"

35주년 기념 재개봉, 극장에서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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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1부 힘 힘 13 엘비라 샤타예브를 위한 환상곡 15 의식의 기원과 역사 23 분열 31 굶주림 37 어느 시인에게 45 침묵의 도면 49 암사자 63 2부 스물한 편의 사랑 시 이 도시 어디에서든 69 나는 네 침대에서 잠을 깨지 71 우리는 젊지 않으니 73 너와 헤어져 집으로 돌아온다 75 책으로 가득한 이 아파트는 79 너의 작은 손, 꼭 내 것과 같아 83 어떤 짐승이 그 생명을 언어로 바꾸겠는가? 85 나는 수년 전 수니온에서의 나 자신을 볼 수 있어 87 오늘 너의 침묵은 물에 빠진 것들이 사는 연못이야 89 너의 개는, 조용하고 순진하게, 졸고 있어 91 각 봉우리는 분화구다 93 잠자며, 행성들처럼 궤도를 돌며 95 규칙들은 온도계처럼 깨지고 97 너에 대한 나의 환상을 확인해 준 것은 99 만일 내가 멕시코 만류로 데워진 103 도시 맞은편 너로부터 떨어져 105 어느 누구도 누군가를 사랑할 운명이거나 그런 비운을 타고나지 않아 107 웨스트사이드 고속도로에 내리는 비 109 내가 다시 나 자신을 어루만지고 111 우리가 나누면서 늘 주변에 머물렀던 대화가 113 검은색의 가로대, 돌 도구로 잔물결이 진 115 3부 다른 곳 아닌, 바로 이곳 다른 곳 아닌, 바로 이곳 119 어퍼 브로드웨이 123 파울라 베커가 클라라 베스토프에게 127 밤과 낮 137 자매의 수수께끼 143 사십 대에 죽은 어떤 여자 161 어머니 권리 179 천연 자원 181 지점을 향하여 207 초절기교 연습곡 219 주(註) 237 작가 연보 241 옮긴이의 말: 여성의 목소리로 부르는 사랑 노래 247

Description

시는 여성의 자리에서 쓰인다. 에이드리언 리치의 문학은 혁명이다! ● 시문학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온 여성 시인들의 계보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에밀리 브론테의 『상상력에게』와 에이드리언 리치의 『공통의 언어를 향한 꿈』이 출간되었다. 브론테와 리치는 각각 19세기 영국과 20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시인들 가운데 한 명이다. 시대와 문화적 환경은 상반되지만, 이들은 모두 시 쓰기를 통해 삶의 의미를 최대한 가치 있게 가꿔 나간 영웅들이다. 브론테는 『폭풍의 언덕』이라는 한 권의 걸작으로 국내에서는 소설가로만 알려져 있으나, 영미권 대학 커리큘럼에서는 중요한 시인으로 연구되는 작가다. 요크셔 고원의 좁은 집을 떠나지 않고 독학했지만, 오히려 자연의 경이로움을 빌려 무거운 주제들을 노래했다. 특히 그는 죽음의 경험에서 놀라운 생명력을 불러냄으로써 우리에게 시적 상상력의 힘을 보여 준다. 에이드리언 리치는 20세기 미국 시문학사에서 앤 섹스턴 등과 더불어 여성의 이야기를 대범하게 그린 시인으로 평가받는다. 반전 운동과 여성 운동 활동가로서 특히 정치와 예술이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신념 아래 끊임없이 문학적 노력을 거듭한 작가이며, 그러한 공로로 미국 시인 아카데미 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처럼 삶의 조건은 매우 대조적이지만, 두 시인 모두 각자에게 주어진 현실적 한계를 문학의 힘으로 최대한 극복하고자 했다. 그들 노력의 결실은 지금 우리의 삶 속에서도 매우 큰 희망이 될 것이다. 민음사 세계시인선은 페르난도 페소아나 찰스 부코스키처럼 시인으로서는 낯선 작가들에게 시인으로서의 문학적 위상을 찾아 주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여성 시인들의 문학적 자리매김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오고 있다. 최초의 여성 시인으로 언급되는 사포의 시를 『고대 그리스 서정시』에 희랍어 원전 번역으로 담았고, 전기 영화 「조용한 열정」의 주인공이자 19세기 미국 대표 시인 가운데 한 명인 에밀리 디킨슨의 시선집 『고독은 잴 수 없는 것』을 출간했다. 추후로는 실비아 플래스와 더불어 미국 ‘고백시파’로 평가되는 앤 섹스턴, 캐나다 대표 시인이자 소설가인 마거릿 애트우드 등의 시집이 출간될 예정이다. ● 시 안에서 정치와 예술이 함께 발화하며 변화를 꿈꾸다 “글을 쓰는 모든 여성은 생존자라고 명명했던 에이드리언 리치. 그는 특출한 힘이 없어도 세상을 재구성할 사람들을 위한 언어를 발명했다. 에이드리언 리치의 시는 혁명이다.” - 장영은(『쓰고 싸우고 살아남다』 저자) 시를 통해 여성이 서로 연대해 힘을 기르고 그 힘으로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기 바라는 소망을 꿈꾼, 레즈비언 페미니즘 운동가 에이드리언 리치의 시집 『공통 언어를 향한 꿈(The Dream Of A Common Language)』이 국내 최초로 완역되어 민음사 세계시인선 37번으로 출간되었다. 리치는 여성의 권리를 대변하는 시를 주로 썼으나, 클린턴 행정부의 무능한 사회 보장 정책을 비판하며 국가예술훈장 수여를 거부하고 부시 정부가 일으킨 이라크 전쟁에 반기를 드는 등 반전 운동과 인권 운동에도 앞장선 운동가이기도 했다. 그 자신이 레즈비언임을 숨기지 않았던 리치는 특히 인종 차별과 성 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억압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하며, 자신의 시 안에 정치적 메시지와 미학적 언어를 동시에 담아내기 위해 노력해 왔다. 『공통 언어를 향한 꿈』은 리치가 1974년부터 1977년까지 발표한 총 서른아홉 편의 시를 한데 모은 작품집이다.(1부 ‘힘’, 2부 ‘스물한 편의 사랑 시’, 3부 ‘다른 곳 아닌, 바로 이곳’) 1부 여덟 편의 시 작품에서 리치는 다른 여성 존재가 지닌 한계를 진단하고 그것을 극복하는 방식에 대해 제안한다. 레즈비언 여성의 사랑 노래로 읽을 수 있는 2부 ‘스물한 편의 사랑 시’에서는 여성 스스로 자신의 삶을 인식하여 남성의 언어가 아닌 여성의 언어로 서로 연대하자고 강조한다. 3부에 실린 열 편의 시에서 리치는 다른 곳이 아닌 바로 이곳, 즉 남성이 아닌 여성의 자리에서, 흩어진 방언을 모아 여성의 목소리와 열망이 담긴 ‘공통 언어’를 향해 나아가자고 노래한다. 밤의 인생. 편지, 일기, 잔 속에서 찰랑거리는 버번. 벽에 십자가로 못 박힌 시, 절개된, 새 날개 마치 전리품처럼 잘린. 이 방에서는 누구도 위기를 겪지 않고 사는 사람 없다. 이 방에서는 누구도 살아가지 않는다 시, 책 선반, 죽은 영웅들 사진들 뒤 하얀 벽을 마주하지 않고. 최근 그리고 이즈음의 진정한 시의 본질을 생각지 않고. 연결하려는 욕구. 공통 언어를 향한 꿈. (……) 그러나 온혈 동물은 계속 꿈을 꾼다 드문드문 눈 내린 연못 아래에서 헤엄치는 다른 동물을, 그러다 깨어나, 다시 잠든다. 이 방에서는 공통 언어를 꿈꾸지 않고 잠자는 사람 아무도 없다. ― 「의식의 기원과 역사」에서 세상을 먹여 살리겠다는 결정은 현실적인 결정이다. 어떤 혁명도 그것을 택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 결정은 여성이 자유로워야 함을 요구하므로. 나는 북미 지역의 빵 맛에 숨이 막히지만 북미에서의 굶주림의 맛은 나를 독살시킨다. 그렇다, 나는 살아서 이 말들을 쓰며, 다친 아이들을 다친 팔로 안은 콜비츠의 여성들을 넘겨본다 젖이 말라 버린 ‘어머니들’, 스스로 임신 중절을 행하도록, 스스로 굶어 죽도록, 지독하고, 생생한, 그러나 말 없는 광경에 내몰린 ‘생존자들’. 나는 살면서 삶 이상을 원하며 굶주리는 다른 사람들과 아직 태어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나의 의지, 나의 사랑 속으로, 정신의 폭력주의자들의 십자 포화를 고스란히 받고 있는 딸과 자매들, 연인들의 뇌 속으로, 뚫고 들어온 헐벗음에 이름 지어 주고 싶다. ― 「굶주림」에서 평생 스무 권 가까운 시집을 발표한 리치의 시에는 특출한 힘이 없는 이들이 세상을 재구성할 거라는 강한 믿음이 담겨 있다. 리치는 그러기 위해서는 낯설고도 친밀한 이웃, 언제나 서로에게 타자인 우리가 서로를 인식하고 연대해야 하며, 무엇보다 여성들 사이의 연대는 삶을 지탱시키는 강인한 힘이 되는 동시에 세상을 변화시키는 불꽃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리치에게 시와 사회, 시와 정치는 외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시는 곧 정치이자 혁명이다. 리치의 시에서 미완의 것, 미처 헤아리지 못한 존재를 인식하여 더 이상 개인적이지 않은 목소리로 모으는 작업은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계율과 같이 정언적 선언과 같지만, 동시에 형용할 수 없는 사랑의 언어, 아름다움을 열망하는 사랑의 노래로 공명한다. 낯선 이와 함께 잠에서 깨어나 옷을 입고, 외출하고, 커피를 마시고, 다시 삶으로 들어가는 것은 간단하다. 잠에서 깨어 우리가 믿기로 한 낯설지도 않고 친숙하지도 않은 이웃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 믿고, 믿지 않으며 우리는 우리 자신을 이 상태로 낮추어, 손 위에 손을 내려놓도록 스스로 허용한다, 마치 발견되지 않은 자들 위에서 흔들리는 밧줄처럼…… 우리는 이렇게 했다. 서로를 인식했다, 내 기억으로는 빛 속에 잠긴 어둠 속에서 서로를 인식했다. 나는 이것을, 인생이라고 부르고 싶다. 그러나 나는 우리의 몸이 벽에 걸린 거대한 그림자가 되고 밤이 우리 내면의 어둠이 되어, 마치 구석에서, 머리를 발 위에 놓고 있는, 말 못하는 짐승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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