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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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35개국 출간, 20세기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소설 아릿한 어린 시절을 수채화처럼 그려낸 성장소설의 고전 갓 초등학교에 입학한 토토는 수업시간에 창가에 서서 지나가는 사람과 까치에게 말을 걸다 혼나는 일이 부지기수다. 결국 교실 밖으로 쫓겨나지만 복도를 지나가는 선생님에게 “선생님, 나 왜 여기 서 있어야 돼요?”, “내가 나쁜 짓 했어요?” 라고 물을 정도로 천진하다. 하지만 학교 안 어른들은 토토를 참아줄 수 없었다.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퇴학을 당한 토토가 간 학교는 고바야시 선생님이 세운 도모에 학교였다. 전교생 50명에 정해진 시간표도 없이 전철로 된 교실에서 공부를 하고, 수업시간에 산책을 가거나 강당 바닥을 오선지 삼아 음표를 그리는 학교. 수업이 끝나 집으로 돌아가는 게 아쉬워 다음 날 아침을 기다리게 하는 학교. 이곳에서만큼은 자신을 훼손하거나 지어내지 않아도 되는 아이들과 존재를 있는 그대로 보듬는 어른의 순하고 투명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따님을 다른 학교로 데려가주세요!” 소외와 배제, 창가에 서 있던 아이의 성장 이 책의 제목이 《창가의 토토》가 된 건 일본 출간 당시(1980년대) 한직으로 쫓겨난 직장인들을 가리키던 ‘창가족(族)’이라는 말이 유행해서다. 수업시간에 언제나 창가에 서 있었던 토토는 퇴학은 물론 주위 어른들이 자기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도 알지 못했지만, 다른 아이들과 달리 자기만 차가운 시선을 받는다는 걸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첫 번째 학교에서는어딘지 모르게 소외감도 느꼈다. 그런 토토는 도모에 학교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아이가 된다. 수업시간 내내 책상을 뒤적거리던 토토가 자기 책상에 똑바로 앉아 공부를 하고, 다른 아이들과 함께 얌전히 앉아 소풍을 갈 수도 있게 된다. “도모에 학교 이야기는 아직도 쓸 게 잔뜩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쨌든 하나는 알아줬으면 합니다. 학교에서 퇴학을 당한 토토 같은 여자아이도 주위 어른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모두와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이 될 수 있다는 걸요.” _ 작가의 글 중에서 지금도 주위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에 소외감을 느끼며 불안한 마음으로 창가에 서 있는 수많은 토토가 있을 것이다. 그들은 모두 축복받으며 태어났고,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는 사람들이다. 《창가의 토토》는 퇴학을 당한 아이건, 집단에서 배제된 사람이건 주위 사람들의 사랑과 배려가 사람을 성장하게 한다는 이야기다. 독자들은 책에 나오는 인물들 특유의 순수함과 다정함, 그리고 사람에 대한 애정에 큰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대체 무슨 짓을 하는 거냐?” “도와줄까?” 하지 않는 선생님 좋은 어른을 다시 정의하다 “책을 쓰다 보니, “아하, 고바야시 선생님은 그때 이런 생각이셨구나!” “선생님은 이런 것까지 배려해주셨구나” 하는 걸 알게 되었고, 그때마다 놀라고 감동하며 새삼스럽게 고마웠습니다. 저한테 계속 해주셨던 “너는 사실은 참 착한 아이야”라는 말이, 지금까지 저를 얼마나 지탱해줬는지 모릅니다. 만약 도모에 학교에 들어가지 않았고, 고바야시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제가 뭘 하든 제게는 ‘나쁜 아이’라는 꼬리표가 달렸을 겁니다. 저는 콤플렉스에 시달렸을 테고, 어떻게 살아야 좋을지 모르는 채 어른이 되었겠죠.“ _ 작가의 글 중에서 《창가의 토토》에 나오는 고바야시 선생님은 아이들을 개성 있는 사람으로 키우기 위해 도모에 학교를 설립했다. 고바야시 선생님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아이들이 자신을 긍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고바야시 선생님은 아이들을 어리다고 무시하지 않으며, 아이들의 행동을 쉽게 판단하지도 않는다. 명백하게 옳지 않은 행동을 한 것처럼 보여도 일단 아이가 하는 말을 끝까지 들어준다. 토토를 처음 만난 날, 고바야시 선생님은 토토의 이야기를 무려 네 시간 동안이나 들어주었다. 그때, 토토는 “처음으로 정말 좋아하는 사람을 만난 기분이 들었다. (중략) 그전에도 그 후에도 얘기를 이렇게 제대로 들어준 어른은 없었다”(35쪽)고 생각한다. 조금만 달라도 유별난 아이 취급을 하고, 다름 대신 획일을 강조하는 학교 같은 사회에 지친 독자들은 이 작품에 나오는 고바야시 선생님에게서 바라고 꿈꾸던 좋은 어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은 무엇이 좋은 어른인지, 어떻게 하면 나쁜 어른이 되지 않을 수 있을지 고민하던 독자들에게 답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