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중심으로 블루레이, 도서, 음반 등을 기획/제작하는 플레인아카이브의 영화 에세이집 시리즈 ‘PA CAT BOOKS’의 두 번째 책이다. 영화 저널리스트 차한비 작가가 인터뷰, 비평, 글쓰기 모임과 GV 등 영화를 쓰고 말했던 경험을 여성이자 프리랜서의 시선으로 내밀하고 친밀하게 써내려 간다. 영화를 보고 인터뷰를 하며 원고를 쓰고 글쓰기를 가르치는 차한비 작가는 책 속에서 세 종류의 마감에 시달린다. 첫 번째 마감은 책상 앞에 앉아 밤이 깊고 새벽이 밝도록 빈 노트북 화면을 노려보는 원고 마감의 시간이다. 고단한 글쓰기 노동을 견디게 하는 것은 ‘엎치락뒤치락하면서도 기어코 사랑에 다다르는’ 인터뷰어라는 정체성이다. 에세이를 통해 상세하게 소개되는 ‘인터뷰 기사의 제작 공정’은 영화를 사이에 두고 배우라는 인터뷰이와 마주 앉는 한 영화 저널리스트가 겪는 고통과 기쁨을 잘 보여준다. 두 번째 마감은 여성이기에 마주해야 했던 경험과 그로부터 피어난 불안, 두려움을 정리 정돈하는 시간에 관한 것이다. 선배 영화인이자 여성인 배우들이 들려준 나이듦와 외로움에 관한 통찰, 예전에 공감하지 못했던 영화 속 여성 캐릭터를 보며 돌아보게 된 엄마라는 여성과 딸인 나의 역사, 새로운 삶의 방식을 가능하게 한 우정에 대한 믿음 등은 혼란스럽고 우울한 시대를 통과하는 많은 독자들에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응원을 건넨다. 마지막 마감은 젊은 프리랜서로서 경험한 불안정 노동의 기록이다. 영화제도, 개봉 영화도 드문 ‘프리랜서 비수기’부터 팬데믹이라는 엄혹한 시기를 새벽엔 청소 노동으로, 낮엔 영화 글을 쓰며 버텼던 경험, 원고료라는 빠듯한 수입을 운용하기, 영화 글쓰기 강의와 관객과의 대화 진행자로서 겪은 에피소드 등을 진솔하게 털어놓는다.
'그부호' 잇는 독보적 감성
비주얼 마스터 웨스 앤더슨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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