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AI와 로봇 혁명은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세계 최고의 컴퓨터과학 연구센터 CSAIL의 수장
다니엘라 루스가 들려주는 로봇의 미래
MIT CSAIL 역대 최장기, 최초의 여성 소장
2025 IEEE 에디슨 메달, 2024 존 스콧상 수상자
기발하고 매혹적인 로봇의 세계
세상은 이미 마법과 구분할 수 없는 기술로 가득 차 있다. 기계가 화성 위를 날아다니고, 자율주행차가 복잡한 도시에서 길을 찾으며, 로봇이 카페에서 커피를 내리거나 주방에서 빵을 굽는 모습도 낯설지 않다. 이 마법 같은 기술은 사람이 설계한 수학적 모델, 알고리즘, 신소재를 결합한 결과물이다. AI 혁명이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지금, MIT 공학자들은 어떤 로봇을 만들고 있을까?
≪MIT 로봇 수업≫은 MIT 컴퓨터과학 및 인공지능연구소(CSAIL)의 소장이자, 오늘날 로봇공학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독보적인 연구자인 다니엘라 루스가 쓴 첫 대중서다. 로봇공학, 인공지능, 기계학습이라는 서로 연결된 분야들을 알기 쉽게 해설하며, 하늘을 나는 제트슈트, 에펠탑을 오르는 전자 자벌레, 건물 외벽을 따라 이동하는 광합성 로봇, 시각장애인을 위한 진동내비게이션 시스템 등 독자들을 기발하고 매혹적인 로봇의 세계로 안내한다.
로봇이라고 하면 흔히 금속 몸에 투박하게 움직이는 기계를 떠올리지만, 루스의 실험실에서는 섬유, 플라스틱 같은 가벼운 재질에 민첩하고 유연한 몸을 가진 덜 ‘로봇’ 같은 로봇을 연구한다. 종이처럼 접히는 초소형 오리가미 로봇(캡슐에 담아 삼키면 장기를 치료하는 데 쓸 수 있다), 부드러운 피부에 진짜 물고기들처럼 헤엄치는 로봇 ‘소피’, 스스로 형태를 재구성하는 ‘M-블록’, 암스테르담 운하를 가로지르는 자율주행 보트 등 그녀의 연구팀이 개발한 로봇들은 언론에 공개될 때마다 큰 주목을 받았다.
루스는 이 책에서 로봇공학자로서의 전문성과 다양한 경험에서 비롯한 통찰을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전달해주며, AI 혁명의 아찔한 파도 속에서 불안감을 느끼는 독자들에게 로봇 기술이 가져올 변화에 대해 희망을 심어준다. 그녀는 로봇의 부상이 기계의 지배로 이어진다거나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에 맞서, 로봇이 우리를 더 유능하고 생산적이고 정확한 존재로, 인간다운 삶으로 이끌 것이라고 단언한다. 독자들은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을 통해, 전 세계에서 어떤 로봇들이 만들어지고 현재의 로봇 기술이 어디쯤 와 있는지(1부), 로봇은 어떻게 설계되고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2부), 로봇공학자는 이 사회에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3부) 세계적인 로봇공학자의 목소리로 직접 들을 수 있다.
시대를 앞서간 로봇공학자
로봇공학 분야에 밝은 사람이라면 긴 설명이 필요 없겠지만, CSAIL이나 다니엘라 루스에 대해 생소한 독자도 있겠다. CSAIL은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컴퓨터과학 연구센터로서 규모나 활동 면에서 MIT를 대표하는 연구소 중 하나다. 115명의 수석 연구원, 수백 명의 과학자와 학생이 소속되어, 800개 이상의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해외 연구기관과의 공동연구도 활발한데, 한국의 광주과학기술원(GIST)과도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루스는 2012년에 CSAIL 소장에 부임했고, 설립 이래 최장수 소장이라는 타이틀을 얻고 있다. 그녀의 이력이 독특하다. 루마니아 출생으로, 고등학교 졸업 무렵이던 1982년(차우셰스쿠 공산독재 정권 시기)에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아버지는 루마니아에서 선구적인 컴퓨터과학자였고, 어머니는 물리학자였다. 책에는 루스의 학창 시절 에피소드가 일부 소개되고 있는데, 특히 루마니아 정부의 지침에 따라 기차 부품을 만드는 공장에서 일했다는 일화가 흥미롭다. 여고생으로서는 고역 같은 일이었지만, 그녀는 그때 선반(旋盤) 같은 장비를 다룬 경험이 훗날 로봇공학자로서 진로를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회고한다.
대학 졸업 후, 루스는 본격적으로 로봇연구자로서 이력을 쌓았다. 이후 모듈식/재구성 가능 로봇, 다중로봇 시스템(여러 대의 로봇이 협력하여 특정 작업을 수행하는 시스템) 및 제어 알고리즘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고, 공학 분야 최고의 상들(2025 IEEE 에디슨 메달, 2024 존 스콧상 등)을 잇달아 수상하며 ‘시대를 앞서가는’ 로봇공학자라는 찬사를 받았다. 지금도 그녀는 전 세계 연구기관들과 협업하면서 “기고, 걷고, 뛰고, 운전하고, 치료하고, 변신하고, 하늘을 나는 온갖 지능형 기계”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로봇, 불가능은 없다
그럼, 로봇이란 ‘정확히’ 무엇일까? 우리 주변의 흔한 기계 장치와는 뭐가 다를까? 루스가 정의하는 로봇은 한마디로 “주변 환경으로부터 입력을 받아 그 정보를 처리한 후, 입력에 반응해서 물리적 행동을 취하는 프로그래밍 가능한 기계 장치”이다. 로봇을 ‘지능형 기계’라고도 부른다.
‘종이누르개(문진)’를 예로 들어보자. 종이누르개는 자체적인 무게로 종이 더미 아래쪽으로 힘을 가해서 종이를 고정하지만(행동), 그렇다고 해서 로봇은 아니다. 만약 이 종이누르개에 카메라와 처리장치, 기계식 다리를 추가한다면 어떨까? 이제 바람이 불어 종이가 펄럭이면, 새롭게 개조된 종이누르개는 장치 안에 접혀 있던 기계 다리가 펼쳐지면서 종이 쪽으로 걸어갈 것이다. 그리고 그 위에 앉아 종이를 제자리에 고정시킨다. 자, 이제 종이누르개는 ‘데스크봇’이 되었다! 그러니까 로봇은 ‘감지-생각-행동’ 주기를 실행할 수 있는 기계 장치다. 이 세 조건 중 하나라도 채우지 못한다면 로봇이 될 수 없다(마찬가지로 자명종은 그 자체로 로봇이 아니지만, 스스로 시간을 감지하고 잠든 주인의 침대를 향해 뛰어들도록 개조하면 ‘자명종 로봇’이 된다).
루스는 이 책에서 인간의 힘을 증강하고, 물리적 도달 범위와 감각을 확장해주는 다양한 로봇들을 소개한다. 예를 들면, 옷도 지능형 기계로 만들 수 있다. 부드러운 인공근육을 피복으로 삼고, 센서를 부착해서 사용자의 신체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체온 조절, 근력 향상 등의 명령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루스가 상상하는 이 슈트는 근력이 약해진 노인들에게는 독립적인 활동성을, 운동선수에게는 정교한 자세 교정을, 육체노동자에게는 지속적이고 안전한 작업에 도움이 되는 더 강한 근력과 지구력을 제공한다. 한편 시각의 범위를 넓혀주는 로봇도 가능하다. 현재 모퉁이 너머를 볼 수 있도록 자율주행차에서 띄워서 사용하는 드론을 개발 중이다. 이 드론은 자동차보다 앞서서 날아가 모퉁이를 돈 뒤, 복잡한 지하주차장 내부를 스캔한 다음 그 동영상을 자동차 내비게이션 시스템으로 전달한다. 자동차에 딸린 또 하나의 ‘눈’이다. 상상력을 더 밀고 나가보자. 루스가 구상하는 ‘미래의 해외여행’은 매우 특별하다. 그녀는 파리 등 유명 관광지에 공용 모바일 로봇을 배치해 두고 해외에서 원격으로 이 로봇에 접속해, 파리의 유명 빵집을 찾아가 음식의 맛과 향을 즐길 수도 있지 않을까 상상한다. 물론 빵집 주인이 로봇에게 음식을 팔도록 허락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젊은 로봇공학자를 위한 도전과제
이런 로봇 이야기는 듣고만 있어도 즐겁지만, 아직 기술적으로 넘어야 할 장벽들이 많다. 로봇은 일반적으로 1) 뼈대, 2) 전자기계적 구성요소(센서, 작동기, 케이블, 전원 장치), 3) 컴퓨팅 하드웨어(프로세서와 저장 장치), 4) 통신기판, 5) 두뇌(지각, 계획, 학습, 추론, 조정, 제어를 관리) 로 구성된다. 센서는 외부 환경의 정보를 감지하며 수집된 정보를 제어 장치로 전달한다. 제어 장치(로봇의 두뇌)는 센서로부터 받은 데이터를 분석하여 적절한 명령을 내리는데, 정교한 로봇은 기계학습을 통해 복잡한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 뼈대와 작동기(로봇의 팔과 다리, 손, 바퀴 등)는 제어 명령에 따라 로봇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