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을 위한 두 번째 선언

알랭 바디우 · Huma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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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과 실천, 제한 없는 낙관과 끝없는 가능성의 철학자이자 진리와 주체의 철학자인 알랭 바디우(Alain Badiou, 1937~)는 지난 세기의 1989년에 『철학을 위한 선언』을 공표한 바 있다. 그 책은 ‘철학의 종말’이라는 당시의 철학적 정세에 대한 개입이었다. ‘철학의 종말’이라는 지배적인 테마에 맞서 철학의 새로운 출발을 ‘선언’한 것이다. 그 선언으로부터 20년이 지나고 세기가 바뀐 2009년, 바디우는 다시 한 번 철학을 위한 선언, 즉 두 번째 선언을 내놓았다. 이 책은 그 두 번째 선언을 한국어로 옮긴 것이다. 첫 번째 선언이 철학의 종말이라는 위협에 맞선 것이었다면, 이 두 번째 선언은 어떤 배경에서 공표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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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0 서론 0-1 기획 1 의견 2 출현 3 구별 4 실존 4-1 철학의 실존 5 변동 6 합체 7 주체화 8 이념화 결론 도식들 옮긴이 후기

Description

철학을 위한 첫 번째 선언 이후 20년, 도덕의 모조품이 되어버린 철학의 고유한 실존을 되찾아야 한다 이념의 긍정적인 힘이 복귀할 것이고, 이미 복귀했다는 확신 이 책은 그러한 복귀를 향한 헌사이다 혁신과 실천, 제한 없는 낙관과 끝없는 가능성의 철학자이자 진리와 주체의 철학자인 알랭 바디우(Alain Badiou, 1937~)는 지난 세기의 1989년에 『철학을 위한 선언』(한국어 판 도서출판 길, 2010)을 공표한 바 있다. 그 책은 ‘철학의 종말’이라는 당시의 철학적 정세에 대한 개입이었다. 이른바 거대 담론이 해체되고, 전통적인 철학의 영역이었던 진리와 주체의 문제는 더 이상 제기되지 않았다. 그것은 포스트-근대 철학의 유행과 더불어 일반화된 경향이었다. 그러나 바디우에게 존재, 진리, 주체는 포기될 수 없는 철학의 테마였다. 그는 1989년의 선언에서 진리와 주체의 범주를 전통 철학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개작했다. ‘철학의 종말’이라는 지배적인 테마에 맞서 철학의 새로운 출발을 ‘선언’한 것이다. 그 선언으로부터 20년이 지나고 세기가 바뀐 2009년, 바디우는 다시 한 번 철학을 위한 선언, 즉 두 번째 선언을 내놓았다. 이 책은 그 두 번째 선언을 한국어로 옮긴 것이다. 첫 번째 선언이 철학의 종말이라는 위협에 맞선 것이었다면, 이 두 번째 선언은 어떤 배경에서 공표된 것일까. 바디우가 진단하는 철학의 현재는 다음과 같다. “20년 전 철학을 위한 나의 첫 번째 선언은 도처에 퍼진 철학의 ‘종말’이라는 언표에 반대했다. 나는 이 ‘종말’이라는 문제틀을 ‘한 걸음 더’라는 모토로 교체할 것을 제안했다. 상황은 상당히 바뀌었다. 당시 철학이 그 실존을 위협받는 시대에 있었다면, 오늘날에는 정반대의 이유로 위협받고 있다. 이를테면, 철학에 작위적으로 과도한 실존이 부여되고 있는 것이다. ‘철학’은 어디에나 있다. 철학은 다양한 미디어의 협객들에게 사회적인 근거로 쓰인다. 철학은 카페와 헬스클럽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철학을 가르치는 잡지들과 스승들이 있다. 전적으로 문제는, 우리가 지금 ‘철학’이라는 말로 철학의 가장 오래된 적을 의미한다는 점이다. 바로 보수적인 도덕 말이다.” 과잉실존에 의해 더럽혀지고 도덕적 모조품이 된 철학 철학이 본래의 실존을 되찾기 위한 관건, 탈도덕화 “오늘날 철학은 보수적인 도덕에 얽매여 공허한 과잉실존에 의해 더럽혀지고 있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철학을 그 도덕적 모조품과 구별하기 위해 철학이 출현의 세계 내에 제 모습을 드러내는 그 본질을 정돈하는 것이다.” 철학은 더 이상 종말이 아니라 오히려 과잉실존으로 위협받고 있다. 미디어 스타들이 철학의 이름을 자신의 브랜드처럼 가져다 쓰고, 카페나 헬스클럽, 금융권 등에서까지도 철학이 호명되고 있는데, 거기서 철학은 도덕이나 윤리 혹은 일상적인 삶에 대한 교훈 같은 것으로 취급된다. 고대의 소피스트들이 바랐던 것처럼, 다른 담론들과 다를 바 없는 여러 담론들 중 하나로, 도덕의 모조품으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또한 이로써 철학은 견딜 수 없는 전 지구적 현상태에 대한 도덕적 묵인에 동원된다.(두 번째 선언이 쓰일 당시 프랑스에서는 사르코지 정부가 들어섰고, 무분별한 다국적 자본의 세계화가 맹위를 떨쳤으며, 미국의 군사주의 및 테러와의 전쟁이 펼쳐지는 것을 목도해야 했다.) 이런 진단을 바탕으로 바디우는 철학의 고유한 실존, 소명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변한다. 따라서 이 두 번째 선언에서 중요한 것은 철학의 ‘탈도덕화’이다. “오늘날 중요한 것은 철학을 탈도덕화(de-moraliser)하는 일이다. 철학을 도처에 편재하는 만큼이나 예속적인 ‘철학들’의 공허함에 빠뜨리는 평결을 뒤집어야 한다. 철학은 보편적인 진리들의 활동을 조명하는 무언가의 최대 실존을 획득할 때 출현한다. 이러한 조명은 철학을 인간의 형상과 ‘인권들’ 너머로, 모든 도덕주의 너머로 이끈다.”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도덕과 법이, 지배적인 사회들과 그 야만적인 경제 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 더 단지 ‘자본의 대리인’일 뿐인 국가들이 세계에 부과한 터무니없는 불평등의 폭력의 지배 아래 놓여 있는 이상, 철학은 모든 도덕과 모든 법에 대해 고유한 비실존으로 나타날 것이다. 혹은 보다 정확히 말해서, 철학은 모든 윤리와 모든 법에 대해 비실존의 지위에서 벗어날 때 우리 세계 내에 출현한다.” 철학의 실천적이며 혁명적인 정당성에 대한 선언인 동시에 바디우의 주저 『세계의 논리』의 압축판이자 현실적용판 바디우가 세계적 철학자의 반열에 오른 것은 진리 철학의 새로운 전망을 열었던 저술 『존재와 사건』(1988)을 발표하면서였다. 이 책에서 그는 수학의 집합론을 통해 존재와 진리와 주체의 혁신을 꾀했는데, 그 이듬해에 출간한 『철학을 위한 선언』은 이 작업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이를 바탕으로 당대의 철학적 정세에 개입하는 책이었다. 『존재와 사건』과 『철학을 위한 선언』의 이러한 관계는 『존재와 사건』의 2권인 『세계의 논리』(2006)와 『철학을 위한 두 번째 선언』에서도 똑같이 반복된다. “이 『철학을 위한 두 번째 선언』과 2006년에 『세계의 논리』(Logiques des mondes)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존재와 사건’ 2권 사이의 관계는 첫 번째 선언과 1988년에 출간된 ‘존재와 사건’ 1권 사이의 관계와 분명히 동일하다고 말할 수 있다. 이를테면 ‘큰 작품’이 완결적이며 정식화되고 예시를 들며 상세한 형태로 제시하는 주제들을 단순하고 즉각 가동할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한다고 말이다. 그러나 더 넓게 볼 때, 1988년의 간결하고 명료한 형식은 또한 사유가 암중에서 지속되고 있음을 증명하고자 하며, 2008년의 형식은 틀림없이 사유가 거기서 빠져나올 능력이 있음을 증명하고자 한다고도 역시 말할 수 있다.” 즉 『철학을 위한 두 번째 선언』은 ‘존재와 사건’ 3부작 중 2권인 『세계의 논리』의 주제를 가지고 당대 철학의 현실을 비판하고 넘어서고자 한 것이다. “『존재와 사건』이 존재-로서의-존재를 비일관적이고 다분히 중성적인 다수로 파악하고 그 안에서 진리의 존재를 긍정했다면, 『세계의 논리』는 그러한 진리가 세계 속에서 어떻게 출현하는지를 보여준다. 이는 진리의 출현에 대한 논리학이다. 바디우는 이 책에서 진리의 출현 과정과 더불어 진리의 가시적이고 객관적인 동체(몸, corps)가 무엇인지에 대해 말한다.”(서용순, 『철학을 위한 선언』의 「옮긴이 해제」) 『존재와 사건』이 순수 존재론을 재정립했다면, 『세계의 논리』는 그 이론적 작업들을 현실 세계에 적용하는 실천이론적 성격을 갖는다. 그런 연유에서 『두 번째 선언』에서는 철학의 실천적 성격에 대한 강조가 두드러진다. 다시 말해, 반동적 정치과 자본주의의 야만성이 판을 치는 세계에서 진리와 존재와 주체가 출현할 수 있는 혁명적인 과정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는 철학의 혁명적 타당성에 바쳐진 선언이다. “결국 1988년에 『존재와 사건』의 중심 문제가 유(類)적인 다수성 개념을 통해 사유된 진리들의 존재에 관한 문제였다는 점은 확실히 우연이 아니다. 다른 한편으로, 2006년에 『세계의 논리』에서, 문제는 진리의 몸(corps de verite) 혹은 주체화 가능한 몸이라는 개념을 통해 발견되는 출현(apparaitre)에 관한 것이 된다. 20년 전에 선언을 쓴다는 것은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으로 귀착되었다. ‘철학은 사람들이 철학이란 무엇이다라고 말하는 것과는 전적으로 다른 것이다. 그러니 당신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도록 노력하라.’ 오늘날 두 번째 선언을 쓴다는 것은 오히려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 철학은 당신이 바라는 그것이 될 수 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을 실제로 보도록 노력하라.’ “내가 언제나 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