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도시디자인 탐사

김민수
56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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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청계천을 복원하고, 이어 공공디자인 사업을 시작하며 2010년 세계디자인수도로 지명된 이후 지자체마다 디자인 열풍이 불고 있다. 디자인이 도시 경쟁력이 된다는 경제적 판단 덕분이다. 그러나 디자인에는 삶에 대한 철학이 담겨 있어야 함을 전작 <필로디자인>(그린비, 2007)에서 되새겨 준 김민수 교수는 공공디자인 열풍과 뒤섞여 불어오는 개발주의 광풍 속에 참된 도시정체성은 실종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한국 도시디자인 탐사>에서 김민수 교수는 안정되고 쾌적하게 삶의 질을 높이기보다 부동산 투기판과 스펙터클한 전시행정의 각축장으로 변하고 있는 한국의 도시들을 6대 광역시부터 조명한다. 부산·대구·대전·광주·울산·인천의 과거, 현재, 미래를 축으로 역사적 맥락과 문화적 정체성을 짚어 보았다. 또한 도시디자인 차원에서 도시경관, 건축, 공공디자인, 상징디자인 등의 빛과 그림자를 종합적으로 탐사했다. 여러 차례에 걸친 탐방에 근거한 현장성 있는 설명이 어우러져 도시계획에 왜 역사적 맥락과 사회철학이 필요한지 설득력 있게 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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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머리말 | 도시의 영혼 프롤로그 | 도시는 오늘도 성형수술 중 1부 멀티플렉스 부산 I. 부정형의 다핵 구조 I-1. 부산의 인상, ‘주름’ | I-2. 자갈치시장과 용두산공원 | I-3. 40계단의 추억 II. ‘가마 부산’은 어디에 II-1. 제 그림자를 끊을 만큼 | II-2. 고지도 속의 옛 부산 | II-3. 솥뚜껑 닮은 자성대 III. 근대 부산의 기억 III-1. 박래품 판타지 | III-2. 조선 안의 日·歐·淸 | III-3. 에도의 모형, 초량왜관 | III-4. 제국의 계단 앞에서 | III-5. 역설의 풍경들 IV. 장소의 기억을 찾아서 IV-1. 부산갈매기의 재도약 | IV-2. 욕망의 도시, 부산(釜山)과 부산(浮山) 사이 | IV-3. 지속가능한 부산을 위하여 2부 혼합형 미인 대구 I. 대구의 미학적 정체성 I-1. 미인이 많은 이유 | I-2. 이상한 도시이미지 | I-3. 단핵형 공간 구조 II. 건조한 분지 지형 II-1. 연구산(連龜山) 돌거북 | II-2. 사라진 달서천과 대구천 III. 대구읍성의 식민도시화 III-1. 달성의 역사와 대구읍성의 위용 | III-2. ‘중심점거’로 해체된 성곽도시 IV. 컬러풀 대구 IV-1. 변화하는 대구 | IV-2. 푸른 대구 가꾸기 | IV-3. ‘밀라노 프로젝트’의 실패를 넘어서 3부 진국의 맛을 위하여, 대전 I. 떠나가는 나그네 도시 I-1. 대전 블루스 | I-2. 때를 기다리는 진국의 미학 II. 대를 이어 살 만한 곳 II-1. 보문산 가는 길 | II-2. 살기 좋은 자연 환경 | II-3. 백제의 전략적 요충지 | II-4. 유구한 역사의 흔적 III. 빼앗긴 ‘소제호의 봄’ III-1. 소제동의 새벽 | III-2. 대전신궁과 사라진 소제호 | III-3. 중앙로를 지나 충남도청으로 | III-4. 도청사 문장의 숨은 뜻 | III-5. 역사의식의 부재 | III-6. 역사?문화 벨트 재생 IV. 대전만의 장점을 가꿔 나가길 IV-1. ‘과학로’와 유성 소나타 | IV-2. 첨단연구거점도시 청사진 | IV-3. 아파트밸리의 그림자 | IV-4. 정체성 회복의 가닥들 | IV-5. 중앙시장과 대전천 살리기 | IV-6. 진단과 처방 : 실속 있는 진국 정체성 4부 무등정신, 광주 I. 무등정신의 치열한 삶터 I-1. 수려하고 단정한 | I-2. 무진의 안개와 햇볕 II. 안개처럼 사라진 광주읍성 II-1. 광주역 앞 돌장승 | II-2. 고지도 속 물길 | II-3. 격자형 도로망의 읍성도시 | II-4. 문화전당과 성곽 유허 III. 광주의 식민도시화 III-1. 광주우체국 앞에서 | III-2. 단발령으로 뒤바뀐 운명 | III-3. 유곽과 신사 | III-4. 대광주건설계획 | III-5. 장소성과 ‘접속’하기 IV. 광주, 진실을 디자인하라 IV-1. 경제도시의 빛과 그림자 | IV-2. 문화전당과 맞바꾼 민주광장 | IV-3. 어릿광대 공공디자인 | IV-4. 518버스의 노래 5부 선사와 현대 사이, 울산 I. 태화강변의 근대화 I-1. ‘당신을 위한 울산’ | I-2. 선사유적의 보고 | I-3. 태화강의 추억 II. 표백된 도시, 남은 건 ‘역사의 부스러기’ 뿐 II-1. 희박한 역사의식 | II-2. 성곽도시, 울산 | II-3. 울산읍성지 답사 | II-4. 1917년『울산안내』 | II-5. 울산신사 가는 길 | II-6. 광역시의 조건 III. ‘울산을 위한’ 도시디자인 III-1. 타자들의 도시 | III-2. 공업탑 교차로에서 | III-3.「울산 큰애기」와 도시화 | III-4. 공업도시 나름의 문화 | III-5. 혁신도시 블루스 | III-6. 울산을 위한 진단 IV. 회색도시에 지역색 살리기 6부 21세기 개항장, 인천 I. 다핵형 광역도시의 도약 I-1. 관문도시의 비행 | I-2. 신도시 IFEZ의 날개 | I-3. 광역도시화 | I-4. 구시가지의 오래된 경관 | I-5. 구월동 신시청사 II. 주몽의 축복이 두루 약속된 땅 II-1. 사극「주몽」과 인천 | II-2. 소서노와 두 아들 | II-3. 미추홀과 매소홀 | II-4. 전술적 전진기지, 문학산성 | II-5. 고도(古都) 미추홀의 도시구조 III. 개항 그리고 식민도시화 III-1. 1882, 개항 | III-2. 조선 제2의 무역항 | III-3. 제물포구락부에서 온 편지 | III-4. 각국조계지의 국제성 | III-5. 본정통의 기억 IV. 신개항장 IFEZ와 구도시 재생 IV-1. 개발시대의 그림자 | IV-2. 복원사업, 짝퉁과 진품 사이 | IV-3. 송도국제도시의 겉과 속 | IV-4. IFEZ에 인천만의 건축을 | IV-5. 구도시 재생을 위한 제안 | IV-6. 새로움의 의미 에필로그 | 영혼이 숨쉬는 도시 I. 도시정체성과 상징 디자인 I-1. 역사와 상징 | I-2. 차이의 언어 | I-3. 상징디자인의 현실 | I-4. 캐릭터에서 브랜드로, 그러나…… | I-5. 지자체가 사는 길 II. 장소성과 도심 재생 II-1. 작은 도시 앙굴렘 이야기 | II-2. 장소의 미학 | II-3. 부산·인천·대구의 노력 | II-4. 대전·광주·울산의 경우 | II-5. 특

Description

과시용 명품도시를 넘어서 ‘삶에 대한 약속’을 담은 도시정체성 찾기! —공공디자인 열풍 속에 되묻는 도시디자인의 사회철학 서울시가 청계천을 복원하고, 이어 공공디자인 사업을 시작하며 2010년 세계디자인수도로 지명된 이후 지자체마다 디자인 열풍이 불고 있다. 디자인이 도시 경쟁력이 된다는 경제적 판단 덕분이다. 정부에선 도시공간, 건축물, 가로시설물 등에 대해 총괄 조정체계를 도입하는 ‘디자인 코리아’를 발표하고, 지자체들은 각각 공공디자인 관련 부서를 신설하는 등 디자인 경쟁에 몰입했다. 과연 이 현상이 환영하기만 할 일일까. 공공디자인은 세계화라는 화두 속에 국가 이미지 전략의 최전위로 확실히 자리 잡은 듯싶다. 그러나 디자인에는 삶에 대한 철학이 담겨 있어야 함을 전작『필로디자인』(그린비, 2007)에서 되새겨 준 김민수 교수는 공공디자인 열풍과 뒤섞여 불어오는 개발주의 광풍 속에 참된 도시정체성은 실종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새 책 『한국 도시디자인 탐사』에서 김민수 교수는 안정되고 쾌적하게 삶의 질을 높이기보다 부동산 투기판과 스펙터클한 전시행정의 각축장으로 변하고 있는 한국의 도시들을 6대 광역시부터 조명한다. 부산·대구·대전·광주·울산·인천의 과거, 현재, 미래를 축으로 역사적 맥락과 문화적 정체성을 짚어 보았다. 또한 도시디자인 차원에서 도시경관, 건축, 공공디자인, 상징디자인 등의 빛과 그림자를 종합적으로 탐사했다. 이를 위해 조선 시대와 일제강점기, 근대화 시기를 가리지 않고 각종 문헌과 지도 역시 샅샅이 조사했다. 여기에 여러 차례에 걸친 탐방에 근거한 현장성 있는 설명이 어우러져 도시계획에 왜 역사적 맥락과 사회철학이 필요한지 설득력 있게 제시된다. ‘공동체를 위한 삶의 약속이 담긴’, 함께 치유하고 가꿔 나가야 할 삶의 터전으로서 도시에 관해 성찰하고 소통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행복추구권이기 때문이다. 깊은 내공으로 울리는 도시디자인 현장 가이드 ▶몸으로 파 내려간 도시의 지층 얼마 전 문학평론가 이명원은 김민수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한 적이 있다. “김민수는 매우 명민한 사유와 감성의 소유자다. 디자인의 역사성을 그것에 깃든 철학과 박치기시켜, 그것에서 오늘의 한국 사회를 읽어 내는 작업에 능통하다. 김민수의 유머러스한 화법과 논리적인 언어 사이에서, 선과 색과 형태들은 의미의 맥락 안에 부드럽게 배치된다.”(이명원, 『말과 사람』, 이매진, 2008) 기존에 나와 있는 공공디자인 연구서는 주로 외국의 성공적인 사례를 중심으로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소개에 그쳤다. 국내 도시에 대한 독해는 거의 없었다. 김민수 교수는 한국이라는 현실에 유학 시절 익힌 서구의 학문 체계와 방법론을 접속하기 위해 몸을 움직여 연구를 했다. 서울대 해직 기간에도 신문사의 객원기자로 지방 도시를 직접 취재하며 글을 썼고, YTN에서 1년간 “김민수의 도시문화 탐사”라는 프로그램을 맡기도 했다. 몸으로 한반도를 이해하고 사유와 실천을 결합시키는 과정이었다. 세상에 대한 위치와 생각이 훨씬 더 명징해졌다. 그 경험이 오롯이 『한국 도시디자인 탐사』에 담겼다. 책 제목에 포함된 탐사는 이중적 의미를 띤다. 探査와 探史. 미지의 대상을 샅샅이 탐험하는 탐사(探査)일뿐더러 각 도시가 지닌 시간의 켜를 역사서, 고지도, 일제강점기에 시행된 도시계획, 각 지자체가 발행한 시사(市史)와 홍보자료집까지 문헌이란 문헌은 죄다 연구한, 도시디자인의 탐사(探史)다. 해당 도시를 잠시 방문하고 간단한 역사와 함께 적은 인상비평과는 격이 다른, 깊은 내공이 느껴진다. ▶누구나 읽을 수 있는 도시디자인 안내서 이 책은 지자체 도시디자인과 정체성의 현안을 둘러싸고 고심하고 논의해야 할 도시정책가, 행정가, 디자이너들뿐 아니라 도시에 사는 모든 이들을 위해 쓰였다. 다양한 독자를 위해 여행기에 가까운 형식을 취했다. 마치 독자들이 저자 김민수 교수와 함께 해당 도시를 방문해 현장에서 도시디자인 강의를 듣는 듯한 기분이 느끼게 하려는 선택이었다. 각 도시별로 글은 현재 도시 모습을 조감(鳥瞰)하는 큰 사진들과 함께 시작한다. 공항, 기차역, 고속도로의 나들목 등 도시의 입구에서 시작해서 역 플랫폼의 인파, 역 앞 광장의 ‘노래비’ 등 이방인의 첫 눈길에 다가오는 이미지다. 도판뿐 아니라 일반적인 도시이미지가 무엇인지 제시하고, 그것이 적절한지 검증한다. 이를 위해 겉으로만 보이는 이미지 이면의 장소성을 고문헌과 고지도 등을 꺼내 현재 모습과 겹쳐 놓고 X레이라도 찍듯이 투사한다. 국지적인 장소가 아니라 도시 전체를 하나의 키워드로 형상화하면서 글과 이미지의 흐름이 계속 이어진다. 구석구석 살피면 볼 게 많지만, 전체적으로는 편안한 느낌을 주는 도서관처럼 잘 정리된 디자인이 되도록 배려했다. 책의 왼편에 도판을, 오른쪽에는 텍스트를 배치해 때로는 사진만, 때로는 텍스트만, 때로는 두 가지를 함께 따라가면서 읽을 수 있게 했다. 그저 멋지기만 한 건축사진보다는 거칠고 어지럽더라도 우리 도시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 줄 수 있는 사진을 선택했다. 세월 속에 손상되었더라도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사진들을 삽입했다. 듣기에만 그럴 듯한 말이 아니라 진실을 전달하고자 하는 저자의 의도대로. 여기에다 전문 분과 영역(역사, 건축, 디자인 등)에만 머물러 있던 자료들이 가세해서 이 이미지들을 읽는 법을 알려준다. 바로 도시이미지를 읽는 방법이다. 도시공간에 축적된 역사에 관심 있는 인문학자에게도, DSLR 카메라를 들고 낯선 골목길을 헤맬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에게도 이 책은 특별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역사․문화의식이 담긴 광역시 정체성 찾기 ▶타자의 시선과 과거에 사로잡힌 삶 한강의 기적 이후 30년,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OECD 가입국이 된 한국 사회는 비주체성이라는 대가를 치르고 있다. 남이 만들어 놓은 설정 속에서 살아가려는 의식이 강해졌다. 요즘 아파트 광고를 보면, 사람들이 일상을 살아가는 공간이라기보다는 매일 밤 와인 파티만 벌이는 사교 클럽 같다. 거기에 삶은 없다. 오직 남에게 어떻게 보일까 하는 불안감을 럭셔리로 감싼 명품아파트만이 있을 뿐. 이런 과시적인 럭셔리가 우리의 삶을 디자인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고 있다. 비주체적 인간은 끊임없이 타인의 시선을 필요로 한다. 그럴수록 겉모습에 집착하게 되고, 심한 경우 성형수술 중독에 빠진다. 비주체적 사회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잘살던 장소가 갑자기 허름하게만 보인다. 모두 재개발 대상이다. 청계천 일원의 황학동이 그러했고 지금은 동대문운동장과 피맛골, 낙원상가가 그러하다. 이런 강박 속에 도시의 문맥은 사라지고, 도시디자인은 ‘외관’이 지배하는 이벤트로 전락해 버린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한국의 근대에서, 과학기술과 디자인은 일제 식민지배를 가시화하는 볼거리, 즉 스펙터클로 이식되었다. 오래된 읍성은 일본 거류민들의 이익을 위해 파괴되었고, 식민화를 가속화하는 현대적 도시계획에 의해 변형되었다. 각 대도시마다 제국의 위용을 뽐내는 의양풍(유사-서양풍) 식민건물들이 세워졌다. 그 건물들마다 다양한 형태로 새겨진 총독부 문장은 일제의 지배의식이 얼마나 철저했는지를 보여 준다. 타자의 시선에 묶인 채 형성된 근대로부터 자기 자신을 늘 추하게 인식하는 추형장애가 형성된 것이다. 그렇다고 식민지배 속에 타자의 시선으로 형성된 우리의 과거를 무조건 부정만 할 것인가. 바로 그 청산의 강박이 ‘재개발이 최고’라는 또 다른 인지장애를 앓게 하는 건 아닌가. 쉽지 않은 문제다. 시각이론가 존 버거(John Berger)는 “우리가 볼 수 있을 때, 우리 또한 보여질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주체적 시각이 존재할 때 비로소 자신의 정체성이 발현된다는 말이다. 한국 도시디자인에서도 근대란 무엇이었는지 제대로 봐야 한다. 그럴 때만이 우리 삶의 내용이 담긴, 주체적인 도시공간도 가꿀 수 있을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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