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적 상상력

오태민 · Humanities
25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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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 대한 성찰이 없는 사람은 위태롭다. 인간과 인간의 문명 그 자체를 돌아보는 인문학이 질주하는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더욱 절실한 이유는 그 때문이다. 이 책은 개인에서 시작해 일이관지(一以貫之)한 원리를 바탕으로 국가를 설명하려고 한다. 국가는 누구나 소속된 직접적인 사회이며 평생에 걸쳐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력도 강력하지만 교양 대중 사이에서 국가를 성찰하는 노력은 부족하다고 저자는 생각했다. 벌린은 말한다. “모든 갈등, 그리고 그로 말미암아 벌어지는 모든 비극은 오로지 이성과 비이성적인 것 내지 충분히 이성적이지 못한 것 사이의 충돌의 결과다.” 국가의 역할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최근의 갈등도 벌린의 말대로 지와 무지의 충돌이지 않을까 싶다. 프랑스의 철학자 미셀 푸코는 어떤 것의 실체를 보다 쉽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때로 반대편에서 그것을 바라보는 방법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푸코의 방법론은 국가를 성찰하는 거울이다. 국가가 없을 때를 전제로 국가의 형태적 기원과 제도적 의미를 되짚어 나아가다 보면 현실 국가의 기본적인 골격을 이해할 수 있다. 인문학적 상상력은 일상을 새롭게 보는 눈이다. 평상복 차림의 성찰은 인문학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다. 인문학의 장점이다. 자기 자신을 포함하여 주변의 낯익은 사물들을 낯설게 보면서 인문학적 상상력은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문학은 상상력이자 동시에 습관이라고도 할 수 있다. 개인과 국가라는 일상의 사물을 낯설게 보는 데서 이 책의 여정은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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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1. 합리적인 개인 왜 박태환의 금메달이 기쁠까? 이기심은 미덕이다 이성적 인간 VS 충동적 인간 정신 분열증은 가장 오래된 인간관 최후통첩게임 2. 식인방지협회 영화 더로드와 식인의 추억 폭력적인 원시인 식인방지협회 개인의 최선 전체의 최악 인질 협상의 딜레마 중국의 미래는 알박기에 달렸다 민주주의는 고민하는 체제 공익과 사익 3. 무임승차 방지 위선이라는 본능 무임승차를 막는 방법 빼앗기기 위해 사냥하는 사람들 응징의 본능 법과 윤리 두 도시 이야기 계속거래 인간사회를 가장 많이 닮은 박쥐 공동체 사람은 협력자를 구별한다 시장은 본성이다 계속 거래라면 믿을 수 있다 공해상의 참치와 양식장의 광어 시장은 사람도 보호한다 4. 거대 규모로의 도약 개미가 너무해 협회의 어려움 큰 사회가 못하는 것 어떻게 한 줌의 스페인 군대가 한 제국을 넘어뜨렸는가? 규모의 경제 모르는게 많은 거대 조직 이방인을 싫어하는 이유 아저씨네 떡도 커야 사먹는다 오바마보다 60년 앞선 재키 로빈슨 5. 공동체와 신뢰의 문제 얼굴인식 능력의 미스터리 언제부터 낯선사람도 ‘우리’가 되었을까 미국 대선에 긴장했던 케냐인들 맹약의 어려움 복수할 수 있어야 믿을 수 있다 긴 꼬리라면 믿을 수 있다 성형외과 병원의 인테리어가 화려한 이유 명품의 기원 지방대 출신을 돕는 것 직업윤리라는 전략 보부상이 산적을 피하는 방법 추상적 신뢰 소금같은 사람들이 필요하다 종교가 떠받치는 현실 6. 국가의 폭력과 거래 비용 국가, 폭력의 원인일까 폭력의 해결책일까 조폭들의 완벽한 사업 유비는 건달이었다 울타리는 누가 쳐야 하는가? 합법적 권리의 의미 한강다리 위에서의 협상의 실패 조직의 힘 강제력의 합리성 민주주의는 얍삽한 국민이 필요하다 승자 독식 순록의 뿔 길이 값비싼 민주주의의 협객과 국가의 차이 로빈후드와 마그나 카르타(Magna Carta) 재량권의 비극 절대권력을 봉인하라 예측 가능성의 힘 관료제도의 미덕 관료의 인간

Description

인문학적 상상력이 요구되는 시대, 거울을 들여다 보듯 자신과 일상을 성찰하는 데서 아이디어를 시작하라! 거울 앞에서 던지는 질문 저자는 학생들에게 동물과 인간의 차이를 생각나는 대로 말해 보라고 한다. 털이 없고, 걷고, 말하고, 옷을 입고, 도구를 사용한다까지 많은 이야기가 술술 나오지만 원하는 대답 하나는 끝내 나오지 않는다. ‘거울을 즐기는 인간’ 인간은 거울을 즐긴다. 그러나 유인원을 제외한 거의 대다수 동물들은 거울에 비친 상이 자신이라는 것조차 알지 못한다. 원숭이는 영특하지만 거울에 익숙해져도 거울에 비친 상이 자신이라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다고 한다. 침팬지, 오랑우탄은 잠들어 있는 사이에 얼굴에 낙서를 해놓고 깨운 뒤 거울을 보여 주면 얼굴의 낙서를 지우려고 한다. 거울 속의 자아를 인지한다. 그러나 거울의 자신을 알아보는 유인원의 특별함도 인간과는 차이가 난다. 침팬지는 거울의 자신을 알아보지만 즐기지는 않는다. 다른 동물들은 거울을 비추면 화를 내고 달려든다. 웬 흉측한 놈이 감히 앞을 가로막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학생들에게 거울을 얼마나 보는지 물어보았다. 아침에 나오기 전에 보고 화장실에서 보고 그 이외에는 기억을 하지 못한다. 하루 두세 차례를 넘지 않는다고 대답한다. 간단한 실험을 해보면 이 기억이 얼마나 왜곡되었는지 알 수 있다. 대로변에는 백화점 쇼윈도처럼 전신이 반사되는 유리창이 많다. 그 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고 행인들의 반응을 관찰한다. 지나가는 행인들은 유리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위아래로 한번 훑어본다. 예외가 거의 없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그 짧은 순간에 자신의 모습이 비치는 지점을 정확하게 찾아 시선이 아래에서 위로 위에서 아래로 정확히 한 번 이상 왕복한다. 거울이나 반사되는 유리에 둘러싸인 현대인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자주 거울 속의 자신을 찾는다. 거울을 본다는 건 은유적인 표현이기도 하다. 그것도 두 개의 서로 상반된 은유이다. 하나는 반성이다. 반성이란 자신의 모습을 제3자적 시각에서 보는 것이다.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이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과 남이 보는 자신의 모습 사이에는 괴리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거울을 통해 이 괴리를 수정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생긴다. 거울이 상징하는 반성이란 단지 흐트러진 머리카락이나 넥타이에 붙은 밥풀을 찾는 것만은 아니다. 겉모습을 비추어 옷매무새를 바로잡듯이 성찰을 통해 마음의 매무새를 바로잡아야만 정상적인 사회활동이 가능하다. 거울은 허영을 상징하기도 한다. 나르시시즘도 물 위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반한 인간의 허영심을 표현하는 말이다. ‘인간은 자기 자신을 숭배하는 경향이 있다.’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지 않는 한 사람들은 자신을 사랑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미남이나 미녀라고 주장하지 않는 사람들도 거울을 보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설명할 방법이 별로 없다. 남에게는 말하지 않지만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어떤 모습을 좋아하기 때문일 터. 인문학은 자연과학과 달리 인간 자신을 관찰의 대상으로 삼는다. 인간이 인간을 사유하는 것, 인문학의 부인할 수 없는 기본 구조이다. 자신에 대한 성찰과 자신에 대한 숭배는 어쩌면 그다지 멀지 않을지도 모른다. 자신에 대한 성찰이 없는 사람은 위태롭다. 인간과 인간의 문명 그 자체를 돌아보는 인문학이 질주하는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더욱 절실한 이유는 그 때문이다. 이 책은 개인에서 시작해 일이관지한 원리를 바탕으로 국가를 설명하려고 한다. 국가는 누구나 소속된 직접적인 사회이며 평생에 걸쳐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력도 강력하지만 교양 대중 사이에서 국가를 성찰하는 노력은 부족하다고 저자는 생각했다. 벌린은 말한다. “모든 갈등, 그리고 그로 말미암아 벌어지는 모든 비극은 오로지 이성과 비이성적인 것 내지 충분히 이성적이지 못한 것 사이의 충돌의 결과다.” 국가의 역할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최근의 갈등도 벌린의 말대로 지와 무지의 충돌이지 않을까 싶다. 프랑스의 철학자 미셀 푸코는 어떤 것의 실체를 보다 쉽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때로 반대편에서 그것을 바라보는 방법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푸코의 방법론은 국가를 성찰하는 거울이다. 국가가 없을 때를 전제로 국가의 형태적 기원과 제도적 의미를 되짚어 나아가다 보면 현실 국가의 기본적인 골격을 이해할 수 있다. 인문학자는 흰 가운을 입을 필요가 없다. 인문학적 상상력은 일상을 새롭게 보는 눈이다. 평상복 차림의 성찰은 인문학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다. 인문학의 장점이다. 자기 자신을 포함하여 주변의 낯익은 사물들을 낯설게 보면서 인문학적 상상력은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문학은 상상력이자 동시에 습관이라고도 할 수 있다. 개인과 국가라는 일상의 사물을 낯설게 보는 데서 이 책의 여정은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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