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ru5.0작품 몇 편 본 걸로 어설프게 감독론적인 분석을 내리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은 여러 작품을 통해 끊임없이 다양한 형태의 '같이 살기'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카모메 식당>이나 <안경>의 인물들은 각자의 집을 떠난 낯선 환경 속에서 서로에게 의지하며 잠시 연결되었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 <그들이 진심으로 엮을 때>의 인물들은 그보다는 보다 분명하게 '엮인다.' <강변의 무코리타>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은 <무코리타 하이츠>라는 아파트(맨션)의 주민들이다. 그러나 이들이 단순히 근린에 위치한다는 이유 때문에만 엮이게 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을 엮는 것은 죽음이다. 이들을 엮는 것은 가족의 죽음을 경험했다는 공통된 경험이며 완결되지 않은 추모의 과정이다. 추모의 과정이 계속 연장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들이 얼마만큼 간절하게 생(生)의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의미도 찾을 수 없고 아주 작은 행복도 누릴 자격이 없는 것 같은 삶이라도 일단 살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혼자 먹는 밥보다는 둘이 먹는 밥이 맛있다. 그리고 스키야키는 여러 명이서 먹는 게 맛있다. 온기가 남은 욕탕의 물은 한두 명을 더 덥혀도 따뜻할지 모른다. 혼자서도 그럭저럭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은 인생이지만 같이 살면 잠 못 드는 밤을 조금은 줄일 수 있지 않을까. 구구단 칠단을 거꾸로 외우는 바보같은 방식이라도 없으면 밤은 점점 길어진다. 그런 바보 같은 방식이라도 기왕이면 둘이서, 셋이서 외우면 태풍도 지나가는 걸지도 모른다. 내 마음에는 선이 끊어진 주제에 연락을 기다리는 수화기들이 무수히 놓여있다. 내쪽에서 먼저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마음 속 강변에 몸을 웅크리고 있다. 그래도 누군가는 지난 밤의 폭풍우에 내가 휩쓸려 내려가지 않았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지 않을까. 영화를 보고 나오니 흐리던 하늘은 깜짝 놀랄 정도로 맑게 개었다. 이후로도 두 편의 영화를 더 볼 생각이었지만 영화를 보고 나온 여운이 사라지는 게 싫어 모두 취소해버렸다. 영화를 같이 본 친구와 프리미엄 카츠를 추가한 카레우동과 아삭한 숙주가 풍부한 규니쿠동을 먹었다. 숙소에 돌아오니 영화를 보고 나온지 4 무코리타가 지났지만 갓 목욕하고 나온 욕탕처럼 온기는 여전했다. 별 수 없이 해운대 근처 스타벅스에 앉아 이 글을 썼다. 글을 쓰면서 잘 끝내는 일에 대해서 생각했다. 그리고 갑작스러운 죽음에 놀라 현관문 쪽으로 손을 뻗은 이들의 마음을 감히 헤아려 보았다. 그 사이 해가 져서 창 밖으로 얼핏 보이던 바다는 완전히 캄캄해졌다. 부산에 오길 잘 했다, 고 생각했다.Like106Comment7
이동진 평론가
3.0
정성스럽고 소담스럽게 먹는 장면들에 생의 나날들이 담겼다.
Moru
5.0
작품 몇 편 본 걸로 어설프게 감독론적인 분석을 내리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은 여러 작품을 통해 끊임없이 다양한 형태의 '같이 살기'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카모메 식당>이나 <안경>의 인물들은 각자의 집을 떠난 낯선 환경 속에서 서로에게 의지하며 잠시 연결되었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 <그들이 진심으로 엮을 때>의 인물들은 그보다는 보다 분명하게 '엮인다.' <강변의 무코리타>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은 <무코리타 하이츠>라는 아파트(맨션)의 주민들이다. 그러나 이들이 단순히 근린에 위치한다는 이유 때문에만 엮이게 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을 엮는 것은 죽음이다. 이들을 엮는 것은 가족의 죽음을 경험했다는 공통된 경험이며 완결되지 않은 추모의 과정이다. 추모의 과정이 계속 연장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들이 얼마만큼 간절하게 생(生)의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의미도 찾을 수 없고 아주 작은 행복도 누릴 자격이 없는 것 같은 삶이라도 일단 살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혼자 먹는 밥보다는 둘이 먹는 밥이 맛있다. 그리고 스키야키는 여러 명이서 먹는 게 맛있다. 온기가 남은 욕탕의 물은 한두 명을 더 덥혀도 따뜻할지 모른다. 혼자서도 그럭저럭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은 인생이지만 같이 살면 잠 못 드는 밤을 조금은 줄일 수 있지 않을까. 구구단 칠단을 거꾸로 외우는 바보같은 방식이라도 없으면 밤은 점점 길어진다. 그런 바보 같은 방식이라도 기왕이면 둘이서, 셋이서 외우면 태풍도 지나가는 걸지도 모른다. 내 마음에는 선이 끊어진 주제에 연락을 기다리는 수화기들이 무수히 놓여있다. 내쪽에서 먼저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마음 속 강변에 몸을 웅크리고 있다. 그래도 누군가는 지난 밤의 폭풍우에 내가 휩쓸려 내려가지 않았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지 않을까. 영화를 보고 나오니 흐리던 하늘은 깜짝 놀랄 정도로 맑게 개었다. 이후로도 두 편의 영화를 더 볼 생각이었지만 영화를 보고 나온 여운이 사라지는 게 싫어 모두 취소해버렸다. 영화를 같이 본 친구와 프리미엄 카츠를 추가한 카레우동과 아삭한 숙주가 풍부한 규니쿠동을 먹었다. 숙소에 돌아오니 영화를 보고 나온지 4 무코리타가 지났지만 갓 목욕하고 나온 욕탕처럼 온기는 여전했다. 별 수 없이 해운대 근처 스타벅스에 앉아 이 글을 썼다. 글을 쓰면서 잘 끝내는 일에 대해서 생각했다. 그리고 갑작스러운 죽음에 놀라 현관문 쪽으로 손을 뻗은 이들의 마음을 감히 헤아려 보았다. 그 사이 해가 져서 창 밖으로 얼핏 보이던 바다는 완전히 캄캄해졌다. 부산에 오길 잘 했다, 고 생각했다.
망고무비
4.0
무덥기만했던 여름의 매미 소리도 정겨워지는 사소한 행복.
뭅먼트
2.0
작은 것들을 위한 진심, 죽은 것들을 위한 노래, 살게 된 것들을 위한 음식.
조조무비
3.5
#🦑 변변찮은 인생이라도 없었던 사람으로 만들진 않겠다는 따뜻한 마음.
Dh
3.0
심플하고도 심플하지 않은 세상에서 작별의 의미를 묻다 #🙏 #CGV
황재윤
3.0
마음이 뒤숭숭할 때 들러서 무코리타들과 함께 밥 한 끼 하고 싶다. 🍚 🦑
JY
3.0
밥 한 숟가락 꼬옥 꼬옥 씹어삼키며 느껴지는 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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