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훈남4.5한순간도 주인공이 실의에서 벗어나지 않게 하는 못된 영화 이 영화의 매력 포인트는 뭐니뭐니 해도 모든 것이 무너져 내려가는 도박꾼의 심리 묘사를 관객들의 감정선에 밀착시켰다는 점이다. 이 영화의 장르가 스릴러인 것도 다 이 때문. 딱히 칼 든 사람이 쫓아오는 것도 아니고, 지금 당장 어디론가 납치당하는 것도 아니지만, 스크린 너머의 우리들은 이미 알고 있다. 돈이 있을 때의 안정감, 그리고 죽기보다 싫은, 초라한 자기 자신을 바라만 보고 있을 때의 고통, 누군가에게 귀족처럼 보여지는 것의 중요성. 사치스럽고 신분을 중요시 여기는 현대사회를 겨냥한, 명품 내적 스릴러 영화. "고고한 척하지 말아요. 고급 카지노 브로커라면 수수료로 먹고 살겠지만 아니잖아요. 수입원은 수상쩍은 신용 대출과 불법 사이드 베팅이죠. 가라면 갈게요, 죽어요. 근데 우월한 척은 하지 말라고요. 내가 과일로인지는 몰라도 영혼은 남아 있어요. 내가 보기에 당신만큼 길을 잃지도 않았고요." 주인공의 감정선이 와닿는다고 해서, 그에게 깊숙이 이입할 수 있는 건 또 아니었다. 우선 도박에 빠져 쉽사리 그곳으로부터 헤어나오지 못 하는 주인공의 초반 모습은 한심해 보일 뿐더러 '나였으면 절대 저러지 않았을 텐데'라는 감상을 야기하게 된다. 이는 배경 설명이 부족한 탓이다. '이 인물이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되었는가'이 아닌, '이 인물의 내면은 이렇게나 썩어 있습니다'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다소 완성도 높은 캐릭터 구현은 실패하지 않았나 싶다. 이 때문에 영화가 진행될수록 도일이 겪는 기묘한 일들이 '제발 꿈이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보기에 당신은 속속들이 범죄자일 뿐이에요. 더 끔찍한 건 유치한 자존심 때문에 구제 불능 상태로 걸어 들어갔다는 거죠. 도일 경 행세하는 거? 정말 가관이에요. 조잡하고 어설프죠. 도일? 그건 상류층 이름도 아니에요. 이름도 제대로 못 골랐잖아요." 장면장면이 화려하고 몽환적이다. 어느 장면 하나 '대충 만들었네...'라는 생각이 일절 들지 않는다. 사운드트랙 또한 과감하고 아름답다. 베르거 감독의 전작 <콘클라베>에서 나올 법한 웅장한 음향들이 멋스럽게 이 영화의 장면들과 어우러지며, 특히 일품인 건 카드를 들춰볼 때 소상하게 들리는 ASMR이라든가 중간중간 들리는 물 위의 나무배 소리..(이것이 위태롭게 들리며 점점 파멸해 가는 주인공의 모습과 딱 맞아 떨어진다) 걸신 들린 것마냥 밥을 먹을 때 나는 소리 역시(나조차 배고파지게 만드는) 섬세했고 이런 센스 하나하나 놓치지 않은 디테일이 뛰어난 작품이다. "저승에서 깨어난 도박꾼 얘기 들어봤지? 호화로운 카지노에서 깼는데 차가운 샴페인에, 사방에는 여자들. 몇 판이고 하는 족족 다 이겼어. 지려야 질 수가 없었지. 결국, 옆에 있던 사람한테 말했어. '내가 천국에 올 줄은 몰랐어요. 지옥에 갈 줄 알았거든요' 그러자 옆 사람이 대답했지. '여기가 지옥이에요' 기운 좀 내. 따는 게 잃는 것보다 사람을 빨리 망가뜨리니까." [이 영화의 명장면] 1. 보드카 뭔지 알 것만 같다. 정오가 되면 이제 자신은 체포될 것이고 그 직전까지 배부르게 먹기라도 하자는, 일종의 발악. 하지만 고급 요리들은 하나도 맛있지가 않고 곧 들이닥칠 자신의 초라한 운명이 두려울 뿐이다. 직원은 계속해서 계산을 재촉하고 자신은 정오가 되어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자 안심하기는커녕 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머리를 굴린다. 계산서 앞에서 작아지는 남자의 모습은 그 어떤 잔인한 장면보다도 끔찍했다. 실제로 난 이 장면이 제일 충격적이며, 도일의 무기력함과 공허함이 극에 달했던 시점으로 보기도 했다. "손님, 술을 더 주문하시기 전에 계산부터 해주셔야겠습니다." "보드카를 가져다주면 그때 계산하는 건 어때요?" 2. 엔딩 결국 그는 자신의 돈을 태워버린다. 중간중간 나지막이 들렸던 '아직 늦지 않았다'는 말이, 이제서야 선명하게 들렸을 것. 그 동안 라일리는 무엇을 위해 그렇게 자신을 화려한 재킷으로 치장하고 진짜 이름을 감추었는가. 나는 이 장면을 이렇게 해석한다. 그제서야 진짜 사랑하는 것이 뭔지 찾은 것이다. 그가 늘 쥐고 있었던 건 카드패였지만, 다오밍을 만나면서,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만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사랑을 해요?' 싶을 수 있지만, 사실 그 사랑조차 이 장면에서 완성된다. 자신의 뒤에 늘 그녀가 있었던 것처럼, 그녀의 삶을, 이제 라일리가 짊어지게 된 것이다. 그래서 더는 뛰어내리는 상상도, 도박판 위의 자신도, 더 이상 떠올리지 않았던 것이다. 영화 내내 슬픔을 담고 있던 그의 표정은 결국 마지막 장면 불꽃놀이를 보며 아주 미세하게 미소가 지어지게 된다 아직 늦지 않았다고 말해주는 사람 이 인물에게는 그런 존재가 필요했을 뿐이다.. "내가 바라는 건, 딱 한 번만이라도 부끄럽지 않게 사는 거예요."Like27Comment0
크리스 X 엔터테인먼트2.0그냥 마카오 관광홍보영화인가? 무슨 장르인지도 모르겠다. 두편 연속 수작을 만든 감독과 명배우가 나오고 아름다운 영상미까지 더해졌는데 이렇게 영화의 내용은 피상적일수도 있구나. 후반부에 이야기의 전환점이 되는 중요한 순간은 이미 복선을 깔아 주긴 했지만 관객 입장에서 전혀 감을 못잡았다가 깨닫게되더라도 딱히 놀랍지는 않다. 이미 다른 작품들에서 많이 시도했던 전개방식이다. 콜린 파렐이 최선을 다해도 캐릭터가 깊이가 없어서 딱히 매력적이지 않고 틸다 스윈튼의 캐릭터는 뭘 보여줄 시간도 적어보였다. 오늘만 사는 주인공의 절망적인 내면을 표현하기 위해서였다면 좀 더 긴 호흡의 시리즈로 갔다면 조금은 볼만했을것 같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불분명하게 시각적으로 강하게 밀어붙였더라면 영화의 톤도 더 살고 얕은 스토리가 조금은 커버됐을것 같다.Like21Comment0
Riverman3.5마지막 장면쯤 탄식을 내뱉으며 안타깝게 쳐다보고 있는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활활 타오르는 불꽃에서 ‘아직 기회는 있어요’라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 습도와 심장박동 소리마저 전해지는 콜린 파렐의 연기 차력쇼가 흥미진진함Like18Comment0
김호진 펠릭스
3.0
모든 장면이 중국에 인수된 하이엔드 명품 브랜드 광고 같다
망고무비
2.5
콜린 파렐의 베팅 실패.
신상훈남
4.5
한순간도 주인공이 실의에서 벗어나지 않게 하는 못된 영화 이 영화의 매력 포인트는 뭐니뭐니 해도 모든 것이 무너져 내려가는 도박꾼의 심리 묘사를 관객들의 감정선에 밀착시켰다는 점이다. 이 영화의 장르가 스릴러인 것도 다 이 때문. 딱히 칼 든 사람이 쫓아오는 것도 아니고, 지금 당장 어디론가 납치당하는 것도 아니지만, 스크린 너머의 우리들은 이미 알고 있다. 돈이 있을 때의 안정감, 그리고 죽기보다 싫은, 초라한 자기 자신을 바라만 보고 있을 때의 고통, 누군가에게 귀족처럼 보여지는 것의 중요성. 사치스럽고 신분을 중요시 여기는 현대사회를 겨냥한, 명품 내적 스릴러 영화. "고고한 척하지 말아요. 고급 카지노 브로커라면 수수료로 먹고 살겠지만 아니잖아요. 수입원은 수상쩍은 신용 대출과 불법 사이드 베팅이죠. 가라면 갈게요, 죽어요. 근데 우월한 척은 하지 말라고요. 내가 과일로인지는 몰라도 영혼은 남아 있어요. 내가 보기에 당신만큼 길을 잃지도 않았고요." 주인공의 감정선이 와닿는다고 해서, 그에게 깊숙이 이입할 수 있는 건 또 아니었다. 우선 도박에 빠져 쉽사리 그곳으로부터 헤어나오지 못 하는 주인공의 초반 모습은 한심해 보일 뿐더러 '나였으면 절대 저러지 않았을 텐데'라는 감상을 야기하게 된다. 이는 배경 설명이 부족한 탓이다. '이 인물이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되었는가'이 아닌, '이 인물의 내면은 이렇게나 썩어 있습니다'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다소 완성도 높은 캐릭터 구현은 실패하지 않았나 싶다. 이 때문에 영화가 진행될수록 도일이 겪는 기묘한 일들이 '제발 꿈이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보기에 당신은 속속들이 범죄자일 뿐이에요. 더 끔찍한 건 유치한 자존심 때문에 구제 불능 상태로 걸어 들어갔다는 거죠. 도일 경 행세하는 거? 정말 가관이에요. 조잡하고 어설프죠. 도일? 그건 상류층 이름도 아니에요. 이름도 제대로 못 골랐잖아요." 장면장면이 화려하고 몽환적이다. 어느 장면 하나 '대충 만들었네...'라는 생각이 일절 들지 않는다. 사운드트랙 또한 과감하고 아름답다. 베르거 감독의 전작 <콘클라베>에서 나올 법한 웅장한 음향들이 멋스럽게 이 영화의 장면들과 어우러지며, 특히 일품인 건 카드를 들춰볼 때 소상하게 들리는 ASMR이라든가 중간중간 들리는 물 위의 나무배 소리..(이것이 위태롭게 들리며 점점 파멸해 가는 주인공의 모습과 딱 맞아 떨어진다) 걸신 들린 것마냥 밥을 먹을 때 나는 소리 역시(나조차 배고파지게 만드는) 섬세했고 이런 센스 하나하나 놓치지 않은 디테일이 뛰어난 작품이다. "저승에서 깨어난 도박꾼 얘기 들어봤지? 호화로운 카지노에서 깼는데 차가운 샴페인에, 사방에는 여자들. 몇 판이고 하는 족족 다 이겼어. 지려야 질 수가 없었지. 결국, 옆에 있던 사람한테 말했어. '내가 천국에 올 줄은 몰랐어요. 지옥에 갈 줄 알았거든요' 그러자 옆 사람이 대답했지. '여기가 지옥이에요' 기운 좀 내. 따는 게 잃는 것보다 사람을 빨리 망가뜨리니까." [이 영화의 명장면] 1. 보드카 뭔지 알 것만 같다. 정오가 되면 이제 자신은 체포될 것이고 그 직전까지 배부르게 먹기라도 하자는, 일종의 발악. 하지만 고급 요리들은 하나도 맛있지가 않고 곧 들이닥칠 자신의 초라한 운명이 두려울 뿐이다. 직원은 계속해서 계산을 재촉하고 자신은 정오가 되어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자 안심하기는커녕 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머리를 굴린다. 계산서 앞에서 작아지는 남자의 모습은 그 어떤 잔인한 장면보다도 끔찍했다. 실제로 난 이 장면이 제일 충격적이며, 도일의 무기력함과 공허함이 극에 달했던 시점으로 보기도 했다. "손님, 술을 더 주문하시기 전에 계산부터 해주셔야겠습니다." "보드카를 가져다주면 그때 계산하는 건 어때요?" 2. 엔딩 결국 그는 자신의 돈을 태워버린다. 중간중간 나지막이 들렸던 '아직 늦지 않았다'는 말이, 이제서야 선명하게 들렸을 것. 그 동안 라일리는 무엇을 위해 그렇게 자신을 화려한 재킷으로 치장하고 진짜 이름을 감추었는가. 나는 이 장면을 이렇게 해석한다. 그제서야 진짜 사랑하는 것이 뭔지 찾은 것이다. 그가 늘 쥐고 있었던 건 카드패였지만, 다오밍을 만나면서,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만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사랑을 해요?' 싶을 수 있지만, 사실 그 사랑조차 이 장면에서 완성된다. 자신의 뒤에 늘 그녀가 있었던 것처럼, 그녀의 삶을, 이제 라일리가 짊어지게 된 것이다. 그래서 더는 뛰어내리는 상상도, 도박판 위의 자신도, 더 이상 떠올리지 않았던 것이다. 영화 내내 슬픔을 담고 있던 그의 표정은 결국 마지막 장면 불꽃놀이를 보며 아주 미세하게 미소가 지어지게 된다 아직 늦지 않았다고 말해주는 사람 이 인물에게는 그런 존재가 필요했을 뿐이다.. "내가 바라는 건, 딱 한 번만이라도 부끄럽지 않게 사는 거예요."
Jay Oh
2.5
그 같은 이에게도 구원은 있다. 확률은 낮지만. A bluff and a half.
황재윤
3.0
지옥으로 입회한 자의 전락이 숨멎도록. 🎰 251029 넷플릭스에서.
감성적인너구리
2.5
꾸준한 흡입력에 놀라기도 하지만 결국엔 흐지부지되어버리는 맹맛.
크리스 X 엔터테인먼트
2.0
그냥 마카오 관광홍보영화인가? 무슨 장르인지도 모르겠다. 두편 연속 수작을 만든 감독과 명배우가 나오고 아름다운 영상미까지 더해졌는데 이렇게 영화의 내용은 피상적일수도 있구나. 후반부에 이야기의 전환점이 되는 중요한 순간은 이미 복선을 깔아 주긴 했지만 관객 입장에서 전혀 감을 못잡았다가 깨닫게되더라도 딱히 놀랍지는 않다. 이미 다른 작품들에서 많이 시도했던 전개방식이다. 콜린 파렐이 최선을 다해도 캐릭터가 깊이가 없어서 딱히 매력적이지 않고 틸다 스윈튼의 캐릭터는 뭘 보여줄 시간도 적어보였다. 오늘만 사는 주인공의 절망적인 내면을 표현하기 위해서였다면 좀 더 긴 호흡의 시리즈로 갔다면 조금은 볼만했을것 같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불분명하게 시각적으로 강하게 밀어붙였더라면 영화의 톤도 더 살고 얕은 스토리가 조금은 커버됐을것 같다.
Riverman
3.5
마지막 장면쯤 탄식을 내뱉으며 안타깝게 쳐다보고 있는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활활 타오르는 불꽃에서 ‘아직 기회는 있어요’라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 습도와 심장박동 소리마저 전해지는 콜린 파렐의 연기 차력쇼가 흥미진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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