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고 밥먹고 커피마시고 산책해요5.0리들리 스콧의 1979년작 <에이리언>은 공포와 SF의 경계를 뛰어넘는 혁신적인 걸작으로 자리매김했었다. 그러나 후속작들은 원작이 세운 높은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채, 번번이 실망스러운 결과를 낳았다. 물론, 제임스 카메론의 <에이리언 2>는 훌륭한 액션 영화로 평가 받았으나, 원작의 심리적 압박감을 통해 구축했던 공포를 대신해 화려한 전투 장면에만 집중해 원작팬들에게는 아쉬움을 남겼다. <에이리언 3>는 다크하고 절망적인 분위기를 재현하려 했지만, 어수선하고 방향성을 잃은 일관성 없는 작품으로 평가되었고, <에이리언 4>는 유전학과 복제를 다루는 흥미로운 주제를 시도했지만 허술하고 난해한 작품으로 리플리 4부작을 마무리 했다. 그리고 다시 리들리 스콧이 메가폰을 잡은 <프로메테우스>는 본인 원작의 기원을 탐구하며 철학적 질문을 던졌으나, 관객들에게 혼돈만 안겨주었고,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원작의 공포 요소를 복원하려 했지만, 마찬가지로 이야기의 존재론적 탐구와 세계관 확장에 지나치게 치중해 원작의 매력을 잃고 평범한 SF 영화로 전락하고 말았다. 반면,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에이리언 원작 팬들에게 단순한 기대 이상을 넘어, 원작의 본질적 장점인 인간의 본능적 공포를 자극하는 연출적 특징을 가장 잘 복원한 작품이였다. 우주선 내부의 폐쇄적인 환경을 이용해 긴박한 서스펜스를 조성하는데 있어 완벽한 타이밍을 보여주며 주인공들이 느끼는 두려움을 그대로 전달하며, 관객에게 극도의 공포와 서스펜스의 정수를 다시금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이전 시리즈를 복습하지 않아도 세계관을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지만 원작 팬들에게는 클래식 시리즈의 자잘한 설정들이 그대로 반영되어 훌륭한 팬서비스가 되기도 한다. 이미 과거의 명성을 잃은 시리즈를 새로운 차원으로 확장시킨 이 작품의 후속작이 벌써부터 기대 된다. 쿠키영상은 없음.Like297Comment5
김현승3.5불쾌와 공포를 구분할 수 있다면 . . . 알람 방송이 요란하게 울리고 ‘잭슨의 별’의 지옥 같은 하루가 반복된다. 레인(케일리 스페이니)은 ‘웨이랜드 유타니’ 회사에 점령당한 이곳에 징용된 하급 농부다. 전염병으로 부모를 잃은 그녀가 의지할 데라곤 아버지가 남겨놓은 인조인간 앤디(데이비드 존슨)뿐이다. 간신히 할당 시간을 채운 기쁨도 잠시, 회사는 자유를 꿈꾸던 그녀에게 할당량이 추가로 배정됐다는 절망적인 소식을 전한다. 억울해하던 그녀는 또 다른 피지배층 타일러(아치 르노)의 연락을 받는다. 우주에 표류 중인 퇴역 함선을 발견했으니 함께 고향 ‘이바가’로 돌아가자는 은밀하고도 거절할 수 없는 제안. 기약 없는 이동 허가를 기다리다 지친 여섯 청춘들은 끝내 버려진 함선에 도달하는 데 성공한다. 고향에 도달하기 위해 9년 동안 동면이 필요한 것을 알게 된 그들은 근처 냉각실에서 부족한 연료를 찾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오랜 시간 잠들어 있던 난폭한 고지능 생명체를 깨우고 만다. 이어 생존을 위한 처절한 사투가 벌어지고, 탈출을 꿈꾸는 레인과 크루원들은 인조인간 과학 장교 룩(대니얼 베츠)에게 감춰왔던 함선의 비밀을 듣게 된다. 시리즈의 일곱 번째 작품인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연출한 첫 번째 <에이리언>과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작품 사이 시간대를 다룬다. 광활한 우주의 이미지로 막을 올린 영화는 웅장하고 영험한 음악을 가로질러 ‘완벽한 유기체’의 새로운 희생양이 될 인물들에 도달한다. <맨 인 더 다크>를 연출한 페드 알바레스 감독은 오랜 시리즈의 팬임을 증명하듯 방대한 세계관의 작은 요소 하나하나까지 충실히 계승한다. 인류는 과학이 그들 자신과 망가진 지구를 구원해주리라는 낙관주의에 사로잡혀 있다. 그리고 매 시리즈가 그러했듯, 기술 발전을 맹신하는 과욕은 돌이킬 수 없는 재앙으로 이어진다. 이 아비규환 속에서 손쉽게 딜레마를 헤쳐나가는 인조인간에 비해 인간은 “합리적인 선택조차 많은 감정을 거쳐야 하는” 나약한 존재로 그려진다. 영화는 비교적 평탄한 연출로 안전한 길을 택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감독의 주특기인 숨 막히는 정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우주공간과 폐쇄된 우주선 내부에 긴장감을 조성한 것이 인상적이다. 다만 감독의 전작 <맨 인 더 다크>에서 느꼈던 당혹스러울 정도의 불쾌감이 이번 작품에서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알을 깨듯 숙주의 배를 가르고 깨어나는 괴수의 형상은 영화 역사상 가장 끔찍하고도 매혹적인 복통의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잉태’의 공포에 사로잡혀 온몸을 파르르 떠는 여성 피해자와 그녀 앞에서 흉측한 미소를 보이며 포효하는 포식자를 보고 있노라면 이것이 정말 마음 편히 보고 즐길 수 있는 바람직한 엔터테인먼트의 모습이 맞는가 하는 의문도 든다. 불쾌감을 공포의 일종으로 받아들인다면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분명 팬들이 고대했던 시리즈의 다음 발자국에 걸맞은 작품임이 틀림없다. 불쾌감과 공포를 구분할 수 있다면, 생존 욕구가 가져다주는 박진감보다 왜곡된 욕구의 분출에 가까운 감독의 악취미가 반영되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원문 : 씨네21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105686Like224Comment11
신상훈남4.5크리처 장르가 선사할 수 있는 극한의 자극 이 영화는 오리지널 에일리언 작품의 상징과도 같던 신비로운 미지의 공포, 탄탄한 스토리라인보다는, 서스펜스에 의존한 자극에 올인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사실 난 이 영화를 기존 에일리언 시리즈와 상반된 재미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맨 인 더 다크>로 강렬한 서스펜스를 입증했던 감독의 탄탄한 연출력에 힘입어, 정말 숨 쉴 틈 없이 눈을 질끈 감고 싶어도 그러지 못 하고 내 몸엔 상처 하나 없지만 헛구역질이 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 영화는 관객들을 압도하는 힘이 엄청나다. 한번 몰입을 시작하면 쉽게 그 흐름이 끊기지 않았으며 중간중간 관객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각인될지도 모르는 끔찍한 장면의 잔상이 드라마틱한 작품이다. 또, 중간중간 삽입되어 있는 사운드트랙과 영화 내내 등장하는 크리처들은 원작에도 등장하는 것들인 점을 감안하면 내용과 전개 자체는 완전히 다르지만 그 동안 에일리언 시리즈를 사랑한 관객들에게는 헌사가 되어주는 작품으로 볼 수도 있겠다. “저 생명체가 총을 위협으로 본다면 공격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짐작이잖아.” “큰 짐작이죠.” 이 영화는 '호러'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사실 에일리언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인 이것만을 앞세우는 것은 꽤 꺼려지는 일이다. 영화 작품성에서 필요로 하는 서사, 전개, 개연성 같은 부분들은 관객의 몰입을 좌지우지하는 필수적인 것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것들에는 일절 신경쓰고 있지 않다. 이 영화의 스토리를 얘기해보라고 하면 갸우뚱해진다. 우주선 안에서의 비교적 짧은 시간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사건들이기 때문이다. 이 부분이 아마 기존 에일리언 시리즈와 제일 상반되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서사구조가 정교한 영화가 아니다. 단지, 관객들의 감정을 극한으로 몰아세우고 있는 강렬한 영화다. 이 정도로 서스펜스와 호러를 잘 입력시켜 어느 지점에서 숨을 쉬어야 하는지 가늠이 안 되는 스릴러는 간만이다. “당신들은 이 위대한 우주에서 미미한 존재예요.” 하지만 아쉬운 것은, 너무 호러로 치우쳐져 있다는 점이었다. SF의 신비로움과 캐릭터들의 매력, 영화가 끝나고 짙어지는 여운의 부재 같은 부분들은 '내가 이 영화를 좋아한다고 말하기엔' 어딘가 아쉬웠고 이 부분은 에일리언 시리즈 중에서도 극찬을 받고 있는 리들리 스콧의 에일리언 3부작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영화 자체가 굉장히 고어하고 자극적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관객들의 머릿속에 각인시키려는 의도' 자체는 좋았지만 사실 그런 식으로 영화의 인상을 강렬하게 만드는 것은 난이도가 비교적 쉽다는 말을 하고 싶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재미없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근래 개봉한 영화 중 가장 수월한 몰입력을 갖고 있는 작품이다. [이 영화의 명장면] 1. 페이스허거 다른 크리처 장르의 영화들은 몬스터 물량이 많을수록 그 위압감이 심해지는데 이상하게 이번 작품에서의 물량으로 공세하는 페이스허거는 어딘가 긴장감이 떨어졌다. 하지만 에일리언 시리즈의 긴장감의 축포 상징과도 같은 이 페이스허거의 등장에 '아, 비로소 에일리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구나' 내 기대감을 증폭시켰고 역시나 숙주의 몸을 뚫고 나오는 끔찍한 시퀀스는 작중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눈살이 찌푸러졌으며 이내 벌어지는 서스펜스 역시 보통이 아니었다. 잔인한 영화에 열광하는 관객들은 정확히 이 장면부터 이 영화를 흥미롭게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나, 죽기 싫어.” 2. 오프스프링 관객들 모두 괴랄한 소리를 입으로 냈던 장면. 그 누구도 옆 관객의 소음에 불쾌해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도 그 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그 정도로 이 장면의 잔상은 아직도 눈앞에 생생히 보일 정도로 끔찍하고 역대 에일리언 시리즈 최고의 아웃풋 장면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굉장했다. 더 이상 어떠한 얘기도 하지 않겠다. 이 장면은 그냥 극장 가서 두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이 답이다. “저것 좀 제발 치워줘!” 너무너무 끔찍한 만큼 굉장히 흥미롭게 본 작품 기존 에일리언 시리즈에서 볼 수 없었던 고어호러 면에 있어서는 가히 최고였던 영화 “어떤 운명이 기다리는지 모른 채로 있었지만 무엇이 기다리더라도 맞설 것이다.”Like191Comment3
창민
4.0
"인간은 아무리 합리적이려 노력해도 결정적 순간에는 수많은 감정들을 거치는 습성이 있다."
E열표
3.5
This may contain spoiler!!
이동진 평론가
3.5
야심찬 도약 대신 성실한 행진을 택한 속편이 거둔 낙승.
하리
4.0
This may contain spoiler!!
STONE
4.0
호러를 이식한 <스페이스 오디세이>. 시리즈의 최고작 사이로 적절하게 침입했다.
영화보고 밥먹고 커피마시고 산책해요
5.0
리들리 스콧의 1979년작 <에이리언>은 공포와 SF의 경계를 뛰어넘는 혁신적인 걸작으로 자리매김했었다. 그러나 후속작들은 원작이 세운 높은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채, 번번이 실망스러운 결과를 낳았다. 물론, 제임스 카메론의 <에이리언 2>는 훌륭한 액션 영화로 평가 받았으나, 원작의 심리적 압박감을 통해 구축했던 공포를 대신해 화려한 전투 장면에만 집중해 원작팬들에게는 아쉬움을 남겼다. <에이리언 3>는 다크하고 절망적인 분위기를 재현하려 했지만, 어수선하고 방향성을 잃은 일관성 없는 작품으로 평가되었고, <에이리언 4>는 유전학과 복제를 다루는 흥미로운 주제를 시도했지만 허술하고 난해한 작품으로 리플리 4부작을 마무리 했다. 그리고 다시 리들리 스콧이 메가폰을 잡은 <프로메테우스>는 본인 원작의 기원을 탐구하며 철학적 질문을 던졌으나, 관객들에게 혼돈만 안겨주었고,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원작의 공포 요소를 복원하려 했지만, 마찬가지로 이야기의 존재론적 탐구와 세계관 확장에 지나치게 치중해 원작의 매력을 잃고 평범한 SF 영화로 전락하고 말았다. 반면,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에이리언 원작 팬들에게 단순한 기대 이상을 넘어, 원작의 본질적 장점인 인간의 본능적 공포를 자극하는 연출적 특징을 가장 잘 복원한 작품이였다. 우주선 내부의 폐쇄적인 환경을 이용해 긴박한 서스펜스를 조성하는데 있어 완벽한 타이밍을 보여주며 주인공들이 느끼는 두려움을 그대로 전달하며, 관객에게 극도의 공포와 서스펜스의 정수를 다시금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이전 시리즈를 복습하지 않아도 세계관을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지만 원작 팬들에게는 클래식 시리즈의 자잘한 설정들이 그대로 반영되어 훌륭한 팬서비스가 되기도 한다. 이미 과거의 명성을 잃은 시리즈를 새로운 차원으로 확장시킨 이 작품의 후속작이 벌써부터 기대 된다. 쿠키영상은 없음.
김현승
3.5
불쾌와 공포를 구분할 수 있다면 . . . 알람 방송이 요란하게 울리고 ‘잭슨의 별’의 지옥 같은 하루가 반복된다. 레인(케일리 스페이니)은 ‘웨이랜드 유타니’ 회사에 점령당한 이곳에 징용된 하급 농부다. 전염병으로 부모를 잃은 그녀가 의지할 데라곤 아버지가 남겨놓은 인조인간 앤디(데이비드 존슨)뿐이다. 간신히 할당 시간을 채운 기쁨도 잠시, 회사는 자유를 꿈꾸던 그녀에게 할당량이 추가로 배정됐다는 절망적인 소식을 전한다. 억울해하던 그녀는 또 다른 피지배층 타일러(아치 르노)의 연락을 받는다. 우주에 표류 중인 퇴역 함선을 발견했으니 함께 고향 ‘이바가’로 돌아가자는 은밀하고도 거절할 수 없는 제안. 기약 없는 이동 허가를 기다리다 지친 여섯 청춘들은 끝내 버려진 함선에 도달하는 데 성공한다. 고향에 도달하기 위해 9년 동안 동면이 필요한 것을 알게 된 그들은 근처 냉각실에서 부족한 연료를 찾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오랜 시간 잠들어 있던 난폭한 고지능 생명체를 깨우고 만다. 이어 생존을 위한 처절한 사투가 벌어지고, 탈출을 꿈꾸는 레인과 크루원들은 인조인간 과학 장교 룩(대니얼 베츠)에게 감춰왔던 함선의 비밀을 듣게 된다. 시리즈의 일곱 번째 작품인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연출한 첫 번째 <에이리언>과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작품 사이 시간대를 다룬다. 광활한 우주의 이미지로 막을 올린 영화는 웅장하고 영험한 음악을 가로질러 ‘완벽한 유기체’의 새로운 희생양이 될 인물들에 도달한다. <맨 인 더 다크>를 연출한 페드 알바레스 감독은 오랜 시리즈의 팬임을 증명하듯 방대한 세계관의 작은 요소 하나하나까지 충실히 계승한다. 인류는 과학이 그들 자신과 망가진 지구를 구원해주리라는 낙관주의에 사로잡혀 있다. 그리고 매 시리즈가 그러했듯, 기술 발전을 맹신하는 과욕은 돌이킬 수 없는 재앙으로 이어진다. 이 아비규환 속에서 손쉽게 딜레마를 헤쳐나가는 인조인간에 비해 인간은 “합리적인 선택조차 많은 감정을 거쳐야 하는” 나약한 존재로 그려진다. 영화는 비교적 평탄한 연출로 안전한 길을 택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감독의 주특기인 숨 막히는 정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우주공간과 폐쇄된 우주선 내부에 긴장감을 조성한 것이 인상적이다. 다만 감독의 전작 <맨 인 더 다크>에서 느꼈던 당혹스러울 정도의 불쾌감이 이번 작품에서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알을 깨듯 숙주의 배를 가르고 깨어나는 괴수의 형상은 영화 역사상 가장 끔찍하고도 매혹적인 복통의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잉태’의 공포에 사로잡혀 온몸을 파르르 떠는 여성 피해자와 그녀 앞에서 흉측한 미소를 보이며 포효하는 포식자를 보고 있노라면 이것이 정말 마음 편히 보고 즐길 수 있는 바람직한 엔터테인먼트의 모습이 맞는가 하는 의문도 든다. 불쾌감을 공포의 일종으로 받아들인다면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분명 팬들이 고대했던 시리즈의 다음 발자국에 걸맞은 작품임이 틀림없다. 불쾌감과 공포를 구분할 수 있다면, 생존 욕구가 가져다주는 박진감보다 왜곡된 욕구의 분출에 가까운 감독의 악취미가 반영되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원문 : 씨네21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105686
신상훈남
4.5
크리처 장르가 선사할 수 있는 극한의 자극 이 영화는 오리지널 에일리언 작품의 상징과도 같던 신비로운 미지의 공포, 탄탄한 스토리라인보다는, 서스펜스에 의존한 자극에 올인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사실 난 이 영화를 기존 에일리언 시리즈와 상반된 재미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맨 인 더 다크>로 강렬한 서스펜스를 입증했던 감독의 탄탄한 연출력에 힘입어, 정말 숨 쉴 틈 없이 눈을 질끈 감고 싶어도 그러지 못 하고 내 몸엔 상처 하나 없지만 헛구역질이 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 영화는 관객들을 압도하는 힘이 엄청나다. 한번 몰입을 시작하면 쉽게 그 흐름이 끊기지 않았으며 중간중간 관객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각인될지도 모르는 끔찍한 장면의 잔상이 드라마틱한 작품이다. 또, 중간중간 삽입되어 있는 사운드트랙과 영화 내내 등장하는 크리처들은 원작에도 등장하는 것들인 점을 감안하면 내용과 전개 자체는 완전히 다르지만 그 동안 에일리언 시리즈를 사랑한 관객들에게는 헌사가 되어주는 작품으로 볼 수도 있겠다. “저 생명체가 총을 위협으로 본다면 공격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짐작이잖아.” “큰 짐작이죠.” 이 영화는 '호러'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사실 에일리언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인 이것만을 앞세우는 것은 꽤 꺼려지는 일이다. 영화 작품성에서 필요로 하는 서사, 전개, 개연성 같은 부분들은 관객의 몰입을 좌지우지하는 필수적인 것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것들에는 일절 신경쓰고 있지 않다. 이 영화의 스토리를 얘기해보라고 하면 갸우뚱해진다. 우주선 안에서의 비교적 짧은 시간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사건들이기 때문이다. 이 부분이 아마 기존 에일리언 시리즈와 제일 상반되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서사구조가 정교한 영화가 아니다. 단지, 관객들의 감정을 극한으로 몰아세우고 있는 강렬한 영화다. 이 정도로 서스펜스와 호러를 잘 입력시켜 어느 지점에서 숨을 쉬어야 하는지 가늠이 안 되는 스릴러는 간만이다. “당신들은 이 위대한 우주에서 미미한 존재예요.” 하지만 아쉬운 것은, 너무 호러로 치우쳐져 있다는 점이었다. SF의 신비로움과 캐릭터들의 매력, 영화가 끝나고 짙어지는 여운의 부재 같은 부분들은 '내가 이 영화를 좋아한다고 말하기엔' 어딘가 아쉬웠고 이 부분은 에일리언 시리즈 중에서도 극찬을 받고 있는 리들리 스콧의 에일리언 3부작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영화 자체가 굉장히 고어하고 자극적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관객들의 머릿속에 각인시키려는 의도' 자체는 좋았지만 사실 그런 식으로 영화의 인상을 강렬하게 만드는 것은 난이도가 비교적 쉽다는 말을 하고 싶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재미없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근래 개봉한 영화 중 가장 수월한 몰입력을 갖고 있는 작품이다. [이 영화의 명장면] 1. 페이스허거 다른 크리처 장르의 영화들은 몬스터 물량이 많을수록 그 위압감이 심해지는데 이상하게 이번 작품에서의 물량으로 공세하는 페이스허거는 어딘가 긴장감이 떨어졌다. 하지만 에일리언 시리즈의 긴장감의 축포 상징과도 같은 이 페이스허거의 등장에 '아, 비로소 에일리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구나' 내 기대감을 증폭시켰고 역시나 숙주의 몸을 뚫고 나오는 끔찍한 시퀀스는 작중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눈살이 찌푸러졌으며 이내 벌어지는 서스펜스 역시 보통이 아니었다. 잔인한 영화에 열광하는 관객들은 정확히 이 장면부터 이 영화를 흥미롭게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나, 죽기 싫어.” 2. 오프스프링 관객들 모두 괴랄한 소리를 입으로 냈던 장면. 그 누구도 옆 관객의 소음에 불쾌해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도 그 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그 정도로 이 장면의 잔상은 아직도 눈앞에 생생히 보일 정도로 끔찍하고 역대 에일리언 시리즈 최고의 아웃풋 장면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굉장했다. 더 이상 어떠한 얘기도 하지 않겠다. 이 장면은 그냥 극장 가서 두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이 답이다. “저것 좀 제발 치워줘!” 너무너무 끔찍한 만큼 굉장히 흥미롭게 본 작품 기존 에일리언 시리즈에서 볼 수 없었던 고어호러 면에 있어서는 가히 최고였던 영화 “어떤 운명이 기다리는지 모른 채로 있었지만 무엇이 기다리더라도 맞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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