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ugust Virgin
La virgen de agosto
2019 · Drama · Spain
2h 5m · R



Young Eva makes her decision to stay in Madrid for the month of August an act of faith. She needs to feel things differently and think of summer as a time of opportunity. On days of festivities and verbenas, while events and encounters take place, Eva will discover that she still has time, that an opportunity can still be given.
이동진 평론가
3.5
계절처럼 흐르다가 머물러 풍경이 된 나를 골똘히 들여다보다.
황재윤
3.5
잠시 머물러서 나를 알아가는 것만큼의 신비로운 여정이 또 어딨을까.
JY
3.0
막판에 툭 던지듯 내려놓은 그 말로 인해 감상의 여정인것 같던 것들이 돌아보고 들여다보는 과정으로 재정립된다
Jay Oh
4.0
'나'를 찾는데 걸리는 시간은? 함께 일상과 시간의 흐름을 따라가게끔, 내면을 파고들어 탐구하게끔 한다. 더 나아가 우리가 능동적으로 시간을 역행하게끔 하기까지. Having us go through the "self-discovery" alongside is brilliant. Forwards, inwards, backwards.
뭅먼트
1.5
나다움으로 수놓인 8월 어느 여름날의 여정.
simple이스
4.0
도시를 방랑하며 무겁지 않게 나에 대해 물어보다.
백준
3.0
바보 같은 나는 내가 될 수 없단 걸 눈을 뜨고야 그걸 알게 됐죠 - <어른> sondia
천수경
4.0
나는 동네 산책을 좋아한다. 형광 조끼를 입고 쓰레기를 줍는 열댓 명의 사람들을 보면서 어떻게 저렇게 다양한 연령대의 인간들이 한 무리로 묶일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해한다. 뉴스에서 보던 ‘사회 봉사 명령’을 받은 범죄자들인가 싶고, 그렇게 보기 시작하니 확실히 다들 범죄자처럼 생겼다. 또 다시 보면 유순하게들 생겼지만. 저녁쯤엔 세탁소 아저씨 아들이 (세탁소에선 항상 폰만 보더니) 세탁물들을 배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올리브영 마감 알바생 두 명은 밤늦게 문을 잠그고 어색하게 인사하고 각자 반대 방향으로 귀가한다. 포장마차 사장님들은 서로 라이벌이긴 해도 새벽 한두 시쯤엔 다같이 한 가게에 모여서 수다를 떨기도 한다. 집 근처에 터미널이 있어서 군인들도 많이 보인다. 과자를 한 사바리씩 산 군인들은 PX에 없는 과자들을 산 것인지 궁금하고, 군인은 다 아저씨처럼 보이던 게 엊그제 같은데 그들이 이제는 앳된 동생들로 보이는 게 신기하다. 평일 오전에 가끔 동네 산책을 하는 유치원생들은 왜 짝꿍의 손을 잡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 넘어질 때 같이 넘어지겠다는 건가. 이전에 살았던 동네엔 손주를 유치원에 등하교시키던 백발의 할아버지가 있었다. 내가 ‘서커스 단장처럼 옷을 입는 할아버지’라고 했을 때 가족들은 단박에 알아들었다. 우리는 그 할아버지 직업이 무엇이었을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그런 보라색 양복 세트는 어디서 사신 걸까. 이제는 그 손주가 컸을 테니 혼자 등하교를 하려나 싶다. 하지만 밤 열 시에 학생들로 북적이던 학원가의 버스 정류장은 지금도 북적이고 있겠지. 거기는 버스가 오면 애들이 다 탈 때까지 어른들이 타지 않았다. 그 어린 애들이 그 시간에 거기 있는 게 안쓰러워서 절로 양보하게 되는 거였다. 어차피 애들도 대다수는 만원 버스에 서서 가야 했지만. 간혹 중고등학생도 아닌 초등학생이 보이면 더 눈길이 갔다. 자기 상체만 한 백팩을 메고 수학 문제를 풀던 여자애를 지켜본 나와 어떤 아주머니는 눈이 마주쳤고, 우리는 쓰린 미소를 주고받았다. 그 여자애가 너무 어려 보였고, 두꺼운 안경도 무거워 보였기 때문이리라. 바로 그런 순간들이 다 내가 된다는 걸 알아서 집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걸 안다. 특히 상실에 허우적대고 있을 때, 내가 나를 잃어가는 것 같을 때, 집 밖으로 나가기 싫을 때. 그럴 때 쓰레기봉투를 사러 나갔다가 우연히 마주친 재수 때 친구랑 "우리 5년 만이다," 라며 서로 반가워하고, 또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그런 우리의 상황을 흐뭇하게 지켜보는 게 느껴지면, 역시 인생은 0.3치 앞도 알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 사소한 사실로 인해 내가 조금은 더 내가 될 힘이 생긴다. 얼마 전에는 어떤 애기가 인사하길래 너무 당황해서 “응 안녕,”이라고 해야 하는 걸 “앗, 고, 고마워,” 라고 했다. 그 애기는 엘리베이터를 탔고, 내 등에다 대고 “똥은 똥인데 안 매운 똥은?!” 이라고 외쳤다. 나는 뒤돌아본 후 답을 망설이다가 아무 말도 못 했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그 애기는 떠나버렸다. 세상 찝찝했지만 그날 하루 중 제일 많이 웃었다. 집 밖으로 나간 것에 대해 상을 받은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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