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했다.
맨 정신으로 하기엔 자신이 없어서 딱 한 잔만 걸치고.
"좋아해요."
"......왜?"
"...그냥, 모든 게 좋아요."
"......이해가, 되지 않는데."
뭔가 이상했다.
목소리가 낮았고, 키도 조금 달랐고, 체형도 꽤 달랐다.
심지어 이제야 보이는, 달빛에 비치는 머리칼의 색 조차.
......이런 미친. 다른 사람이잖아.
그것도 죽음의 전장귀라고 불리는 카베르 윌라드 공작.
"카베르."
"......네?"
"앞으로 이상한 칭호 붙이지 말고, 이름으로 불러라."
언제나 딱딱하게 굳어있던 그의 입매가 끝내 미소를 그려 냈다.
내가 잘못 고백했단 걸 들키면 당장에 죽여버릴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