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동안, 나는 남편의 새장 속에 갇힌 어여쁜 인형이었다. 간신히 도망쳤지만 결국 아이마저 빼앗기고, 불길 속에서 마지막 순간을 맞이해야 했던 그날. 온몸을 집어삼키는 불꽃 속에서, 나는 간절히 소원을 빌었다. "한 번만, 딱 한 번만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눈을 뜬 순간, 나는 그날로 돌아와 있었다. 남편과 그의 두 번째 아내가 결혼식을 올리는 바로 그날. 이번엔 다르다. 이번엔 도망치지 않을 것이다. 새장을 부수고 날아오르겠다. 그리고, 그의 삶을 나보다 더 처참히 무너뜨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