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1973년생, 우리 나이로 31살인 저자 김선미는 서태지, 맥도날드 햄버거를 속으로 감춰두고 난곡의 달동네와 탑골공원의 노인들과 줄타기 청소원들을 찾아 나섰을까? 그는 왜 자기만의 안락한 세계에서 한 걸음 걸어나와 바람 불고 추운 세상을 기웃거리고 있을까? <<구경>>은 이기주의, 반사회성, 물신성, 개인주의로 특징지워지는 X세대가 기성세대에게 보내는 소통의 몸짓이다. 신세대 여기자가 고단한 삶의 현장을 찾아다니면서 때로는 무심히 관찰하고, 때로는 깊은 감정이입을 경험한 기록이다. 그것은 인간에 대한 관심의 표현이고 연민의 투영이다. 세상은 그가 내미는 손을 잡고 희망을 보게 된다. <<구경>>의 탄생은 연민에서 시작되었다. 그는 그 마음을 이렇게 표현한다. “저널리즘의 핵심은 현장성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넷이 발달한 매체 환경에서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원동력은 기자가 직접 발로 뛰어 발견하고 느낀 사회현상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철저한 관찰자의 입장에서 사물과 사람을 바라보다가도 때로는 깊이 감정이입이 되기도 하고, 연민을 느끼기도 한다. 세상에는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며 사는 사람들, 비록 돈이 많지는 않아도 희망을 품고 사는 사람들,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예전에 취재한 현장을 다시 가보면 뭔가 달라져 있는 것이 있다. 우리는 그렇게 나이가 들고 세상은 조금씩 움직인다. 힘들고 팍팍한 세상살이에서 우리 모두가 서로 돕고 양보하고 의지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을 꿈꾼다.“ 그리하여 이 책은 희망에서 끝을 맺는다. <<구경>>은 그가 연재했던 문화일보와 동아일보 칼럼의 기사들을 모아 엮은 것이다. 신문 수필인 피처기사에 해당하는 이 글들은 유명인에 대한 것도, 화려하고 특이한 현상에 대한 것도 아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평범하게 마주치는 풍경과 사람들에 대한 잔잔한 관찰기이다. 젊은 그는 단순히 젊기만 한 글을 쓰지 않았다. 그의 글에는 우리가 늘 익숙한 사물과 사람에 대한 성찰과 아련한 향수가 관통하고 있다. 서울 종로 탑골공원의 노인들, 청계천과 난곡 풍경, 목욕탕 목욕관리사, 대역배우 너훈아와 이엉자, 서울의 여자 택시운전사, 구세군 자선냄비, 흰 달걀이 사라진 사연 등을 다룬 글에는 진한 휴머니즘이 배어 있고, 때로 명랑한 유머도 있다. 가장 투명한 눈과 마음으로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본 그의 글에는 얼마 전에 우리가 잃어버렸고 지금은 미치도록 다시 찾고 싶은 감성 또한 빠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