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람처럼 자유롭다

최인호
31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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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의 문학을 품은 여행에세이. 여행지에서 보고 듣고 먹고 체험하는 경험의 회상이라는 기존의 여행에세이와는 달리, 여행지에서 겪는 에피소드들 가운데 저자의 느낌과 인상을 시, 소설, 전기, 노래, 영화, 음악, 미술 등 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코드로 풀어냈다. 남미의 아르헨티나에서 탱고 공연을 관람하고, 길에서 관광객들과 탱고를 추는 여인들과 만나는 가운데 저자는 영화 [여인의 향기]에서 주인공 프랭크가 한 대사를 떠올리기도 하고,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이 인간의 몸에 대해 말한 명제를 곱씹기도 한다. 샹제리제 거리에서 저자는 피카소가 즐겨 찾던 노천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발자크의 <커피에 대하여>의 한 대목을 떠올리기도 한다. 9개의 주제로 책의 내용을 구성하였다. 1부 떠난다는 것에 관하여, 2부 보고 체험하는 것들에 관하여, 3부 하룻밤 머무는 곳에 관하여, 4부 만남에 관하여, 5부 이동하는 것들에 관하여, 6부 먹는 것에 관하여, 7부 죽음과 삶의 공간에 관하여, 8부, 일요일과 게으름에 관하여, 9부 돌아옴에 관하여 등 여행에서만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서도 생각해 볼만한 주제들로 전체 이야기를 구성하였다.

Author/Translator

Table of Contents

1. 떠난다는 것에 관하여 에피소드 1. 무의식적 충동과 떠남 (서울, 대한민국) 에피소드 2. 고독의 즐거움 (바르셀로나, 스페인) 2. 보는 것들에 관하여 에피소드 1. 검은 개와 나 (바라나시, 인도) 에피소드 2. 우울한 구경꾼과 카페 (파리, 프랑스) 에피소드 3. 뜨겁거나 혹은 너무나 슬픈 탱고 (부에노스아이레스, 아르헨티나) 에피소드 4. 탯줄, 마추픽추로 가는 길 (마추픽추, 페루) 3. 하룻밤 머무는 곳에 관하여 에피소드 1. 불편한 곳의 진실 (자이뿌르 행 기차, 인도) 에피소드 2. 밤과 몽상 (리옹 외곽, 프랑스) 4. 만남에 관하여 에피소드 1. 오아시스와 친구 (사막, 이집트) 에피소드 2. 침묵을 횡단하는 사람 (히말라야, 티베트) 에피소드 3. 투박하고 따뜻한 손 (낙안, 중국) 5. 이동하는 것들에 관하여 에피소드 1. 릭샤꾼의 눈물 (델리, 인도) 에피소드 2. 하늘의 꽃이 되어 날다 (리오데자네이루, 브라질) 에피소드 3. 기차는 인생이다. (로렐라이, 티티카카 호수, 융프라우) 6. 먹는 것에 관하여 에피소드 1. 낯선 곳에서의 친숙한 음식 (델리, 인도) 에피소드 2. 라면과 소통의 방식 (인터라켄, 스위스) 7 죽음, 삶, 신들의 공간에 관하여 에피소드1. 돌아오지 못한 죽음, 타지마할 (타지마할, 인도) 에피소드2. 광장과 디오니소스 (빰쁠로나, 스페인) 에피소드3. 언어에 갇힌 신들 (에기나, 그리스) 8. 일요일과 게으름에 관하여 에피소드1. 나의 여행, 일요일과 이방인 (부다페스트, 헝가리) 9. 돌아옴에 관하여

Description

아르헨티나(탱고의 고장 보카), 브라질(이과수 폭포), 이집트(사막 낙타트래킹), 페루(마지막 잉카 공중도시 마추피추, 갈대 원주민 마을 띠띠카까 호수), 인도(화장터 바라나시. 거대한 무덤 타지마할) 스페인(투우 축제) 등 우리가 늘 꿈꾸지만 갈 수 없는 곳들을 작가는 서슴없이 떠났다. 그리고 그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하나 되어 그들의 모습에 눈물 흘리거나 혹은 뜨거운 열정을 느끼고 돌아온다. 그리고 작가는 우리가 꿈꾸던 너무나 낯선 그곳의 모습들을 다양한 철학과 낯설지만 아름다운 세계 문학 작품들을 통해 풀어냈다. 아마도 우리는 그곳에 영원히 갈 수 없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충분히 우리가 꿈꾼 곳으로 녹아들어갈 수 있을 것이며, 낯선 거리들 위에 서 있을 수 있을 것이다. ■ 여행에 대한 인식을 전환 - 낯섦과의 짜릿한 만남 여행은 낯선 것을 만나기 위하여 떠나는 것이다. 낯선 풍경, 낯선 사람, 낯선 숙소, 낯선 음식…. 낯섦을 두려워하면 여행을 떠날 수 없고, 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적다. 저자는 일상과 다른 것, 그것이 무엇이든 낯섦만 가지고 있다면 그것과의 짜릿한 만남을 즐기고 헤어짐의 아쉬움을 만들어가는 것이 여행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저자는 홀로 낯섦 속으로 뛰어든다. 고작 이틀을 준비한 여행. 짧은 준비 기간은 여기저기서 의외의 사건들이 저자를 기다리고 있다. 적은 여비, 불편한 잠자리, 낯선 사람들…. 이러한 것들은 여행의 속도를 늦추어 주며, 그의 영혼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가장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다. 또한 그는 사막에서 어린 왕자를, 중국 외지에서 어머니의 따뜻함을, 인도의 식당에서 친숙한 음식을 만난다. 저자는 홀로 낯섦을 만나지 않고는 겪을 수 없는 것들을 진솔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그 글을 읽는 독자들은 어느덧 자신도 낯섦과의 짜릿한 만남을 위해 떠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 ■ 여행을 통한 자기 성찰 - 여행을 하면서 끊임없이 만나는 과거의 선인과 영화 속 주인공 저자는 책을 소화해낸다. 밥먹듯 좋아한다는 책읽기라면 그 소화의 여부가 중요하다고 보일 때, 책을 소화해내어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장기에 골고루 영양소를 배치시킬 줄 안다. 비단 책뿐 만이 아니다. 영화도, 음악도, 시도 고루고루 소화해내어 자신만의 영양분으로 만들어냈다. 그렇기에 여행에 대한 유혹에 못 이겨 떠나는 여행 속에서 자신이 읽어 소화시킨 책을, 영화를 음악 등을 호출해낼 줄 안다. 이것은 작가에게 큰 역량이 아닐 수 없다. 여행서를 만들기 위해 그 상황에 맞는 책의 인용과 영화의 인용을 짜 맞추기 위해 수고를 해왔던 경우와 달리, 저자는 이미 자신의 여행노트에 바람이 속삭여준 이야기를 자신의 소화시킨 영양소로 담아내었다 저자는 인도의 바라나시에서 죽음에 대한 사색을 한다. 나는 이곳에 왜 왔는가? 나는 진정 무엇을 만나고 무엇을 보고 싶어 하는가? 죽음일까 아니면 죽어가는 사람일까? 이러한 생각 끝에 그는 죽음이 아닌 자신의 미래를 보고 싶었기 때문에 바라나시를 갔다고 생각한다. 화장을 하는 시신을 보며, 타오르는 장작을 옆에 있는 검은 개들을 보며 그는 죽음보다 하얀 이빨을 가진 검은 개들이 더 두렵다고 느낀다. 죽음은 관념이기 때문에 공포를 유발시킬 만한 형상이 없기 때문이다. 이때 그는 소크라테스를 만난다. 소크라테스가 어느 누구도 죽음이 인간에게 올 수 있는 축복 중에 가장 큰 것이 아닌지를 알지 못하는데, 그들은 죽음이 인간에게 닥칠 수 있는 최악의 것처럼 두려워하는 것은 알지 못하면서 아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장 비난할 만한 태도라고 말한 것이 저자의 생각과 같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저자는 여행을 하면서 느낀 순간의 감성을 과거의 선인들의 글귀, 자신이 보았던 영화 속 주인공들을 통해 보여주면서 그들과 독자와의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독자는 저자가 보고 있는 여행 속 풍경과 함께 저자가 생각하는 또 다른 세계로의 여행을 하게 된다. 이과수 폭포에서 <해피투게더>의 아휘와 보영, 파리의 카페에서 헤밍웨이, 사르트르와 그의 연인, 광활한 중국에서 연암 박지원을 만나고, 로렐라이에서 하이네의 시, 타지마할에서 천상병 시인의 시, 이집트의 사막에서 류시화 시인의 시를 노래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