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선주

20대 여자
Mar 02, 2022.
통계에 기반한 내용들이 재밌었다. 흥미로운 이야기가 꽤나 많이 들어있어서 신나게, 그러나 동시에 조금은 슬프게 책을 읽었다. - 선호하는 정치세력을 물었다. '법과 사회질서 우선시', '정부개입의 최소화 우선시', '경제적 재분배 우선시', '사회적 소수자 차별금지와 다양성 우선시'의 보기를 두고 어떤 것을 우선시하는 정치세력을 지지하냐고 했을 때 20대 여성은 전체 집단 중 유일하게 '법과 사회질서 우선시' 세력에게 1등을 내어주지 않았다. 그들은 '사회적 소수자 차별금지와 다양성 우선시' 세력에게 1등을 내어주었는데 어떤 경로로 소수자에 대한 공감이 높아졌는지 궁금했다. 또한 20대 남성의 2등 지지 세력이 '정부개입의 최소화 우선시' 세력인 것도 흥미로웠다. - 많은 논란을 낳았던 '오조오억'이라는 표현에 관해 20대 남성의 70%가 이 표현을 모르거나 혐오 표현이 아니라고 응답했다. 대다수 시민이 의미도 알지 못하는 단어를 둘러싸고 공격과 사과가 거듭되었다. 여초 사이트에서 많이 사용되었다는 이유였다. 이러한 일부 남초 사이트 이용자들의 주장은 별다른 검증을 거치지 않고 힘을 얻었다. - 20대 남성의 61.1%는 한국 여자들이 성범죄를 당할 위험을 '실제보다 과장한다'고 인식했다(전체 남성은 52.4%, 전체 여성은 16.6%). 성범죄 인식 항목 중 20대 남성들이 가장 높게 '불안하다'고 답한 항목은 '무고'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항목이었다. - 미국 여론조사에서 바이든과 트럼프 지지자를 가장 잘 구분할 수 있는 질문은 '오늘날 미국에서 흑인은 얼마나 많은 차별을 경험하고 있는가?'다. (•••) 중국에서 수입하는 양이 1% 증가할수록(미국의 제조업 쇠퇴 및 경제 위기) 인종적 적대감을 측정하는 질문에 적대적인 응답을 할 확률이 10%씩 증가한다. 이 외에 정체성 정치, 무임승차, 부유하는 심판자 등 적잖이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았다. 마지막으로 '20대 남자 담론이 차고 넘치는 세상에서 아무도 설명해주지 않던 20대 여자를 말한' 이 책에서 프롤로그의 문장을 발췌해서 옮겨놓는다.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것 자체가 권력이었다. 설명해야 하는 삶과 설명해주는 삶이 가진 권력의 크기는 다르다. 알아서 설명하고 해석해주는 데에서 권력이 작동한다. 정치적 주체로서 20대 여성에 대한 담론이 적은 까닭도 이 같은 권력의 속성과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