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사비쌈무

당신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
프로이트에 대해 읽은 후 자연스럽게 이어진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찾은 융에 관한 책. 융의 관점에 대해 대략적으로나마 파악해보고 싶어 개론으로 활용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 얇은 책을 집어들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기대한 방향과는 다른 책이었다. 저자는 그림자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주장을 펼쳐나가며, 누구나 가지고 있는 어두운 부분은 반대 부분과 떨어질 수 없으며 계속 쌓이면 큰 반향으로 드러나는 부작용이 크다고 말한다. 이러한 자신의 그림자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타인에게 투사하게 된다면 이는 큰 다툼과 분쟁의 원인이 되며 많은 비극들이 이로 인해 발생하였고 앞으로도 그러할 수 있으니 이를 잘 조절하고 받아들이며 양 극단을 서로 융합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저자는 짧은 분량 안에 넣기 위해서인지 본인이 활용하는 여러 단어들을 제대로 된 정의도 않고 마구 집어넣는다. 모순과 역설이 큰 차이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정작 각각이 무슨 의미로 쓰였는지에 대해선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다거나, 역설을 통한 양 극단의 융합으로의 해결이 중요하다고 하면서도 예시에 너무 묶이면 안된다며 아무 추가 설명도 없이 그냥 중요하니까 중요하단 식으로 어영부영 넘어가는 부분은 전체적인 책의 논지와 그에 따른 설득력을 적어도 나에게 있어선 더 잃게 만들었다. 융에 대한 초심자가 읽기엔 너무 설명이 부족하고, 어느 정도 아는 사람이 읽기엔 원론적인 내용을 간단히 언급하는 데에서 그친다. 어떤 독자에게 무엇에 대하여 말하고 싶었는지 아리송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