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댠댠
9 months ago

우는 나와 우는 우는
'우리의 삶이 다른 사람들의 일상과 미묘한 어긋남을 지니고 있다'고 할 때, 장애를 가지고 있는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은 그 역시 장애인으로 이 세상을 헤쳐나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렇기 때문에 여타 연인처럼 다름을 가진 사람들이 만나 묶이는 것과 달리 함께 손을 잡고 사회적 약자로 전락해야 한다는 점에서 여느 관계와도 다른 어려움을 지니게 된다는 걸 뜻한다. 보통의 관계처럼 자신의 약점을 서로 보완하며 상쇄할 수 있는 기회 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랑이 약점으로 전락하는 현실이 미울 만 했다. 한편으론 부당한 사회를 직면하고 있는 '우'가 존재하는데 그와 함께 했기 때문에 저자를 안쓰럽게 봐야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어떻게 보면 '우'는 그의 목소리를 잃어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 당사자성이 빠진 이야기이지 않나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러다 책을 덮을 때 즈음엔 그녀의 삶이 누군가를 사랑함으로 무너졌는데도 이 부당함을 타파하기 위해 누구보다 애썼고 최선을 다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만큼 장애인 인권을 신경쓴 사람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기에서 그녀는 우의 이야기를 의도적으로 많이 지우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당사자성이 지워졌다는건 의도한 것이었다. 그녀의 생각이자 그녀의 솔직한 회고라는 점에서 나는 이토록 솔직할 수 있을까 싶어서 그 전의 찝찝함은 사라지고 이 글이 좋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