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서 날아온 회고록

앨리스 웡 · Essay/Social Science
500p

Author/Translator

Table of Contents

서문 9 기원 Origins 27 크립턴 행성에서 온 뮤턴트: 기원 29 한문 교실 열등생이 알려주는 한문 34 트러블메이커 44 1인칭 당사자 정치운동: 어느 화난 아시아계 이민자 장애 소녀로부터의 고찰 60 먀오미, 편히 잠들렴 76 미국장애인법 77 《타임》에 보낸 독자 편지 84 고등학교 시절에 쓴 제목 없는 시 85 고등학교 때 학교 좋아하셨어요? 98 운동 Activism 103 나의 메디케이드, 나의 생명 105 변화의 정치(리자티스트리 작품) 111 군것질 선언 112 옴스테드 판결과 나 114 해시태그 운동 & # 크립더보트(리자티스트리 작품) 122 #크립더보트: 그때와 지금 123 포용적 정치 & 장애인 커뮤니티(리자티스트리 작품) 137 베이 에어리어 애도의 날 138 딱 잘라 말해. ‘아뇨’라고. 142 활동가의 지혜 143 접근성 Access 147 ‘아하!’의 순간 149 장애인은 왜 자퇴하는가: 2019년 4월 24일의 트위터 타래 157 로봇으로 지낸 나의 하루 160 망 중립성, 접근성, 장애인 커뮤니티 166 참을 수 없는 빨대의 무거움 170 타구에 바치는 송가 183 골수의 맛을 향해 190 먹거리 천국(펠리시아 량 작품) 198 왜 ‘#접근성은사랑’인지 깨닫자 200 시금치 퓨레와 버섯 수프 204 문화 Culture 207 장애인계의 상위 1퍼센트 209 고양이의 삶(샘 셰이퍼 작품) 230 집에서 보내는 나의 캣요일 일과 236 장애의 얼굴들 246 가세, 서쪽으로, 호! 256 낱말 퀴즈 267 음력설의 기억 268 프루스트적인 앙케이트: 앨리스 웡이 하는 앨리스 웡 독점 인터뷰 295 스토리텔링 Storytelling 301 운동으로서의 스토리텔링 303 장애의 목소리들로 라디오의 다양성을 높이자 312 돌봄의 안무 326 호랑이가 알려주는 인터뷰 요령 333 스토리텔링으로서의 팟캐스트 339 아시아계 이민자 장애 여성과 장애 소녀들에게 보내는 편지 349 시간에 대하여 355 팬데믹 Pandemic 363 저는 호흡기가 없으면 살지 못하는 장애인인데요, 그러면 이번 팬데믹에서 그냥 처분되어도 되는 존재인 건가요? 365 일부를 위한 자유는 모두를 위한 자유가 아니다 370 팬데믹 요리: 자택 격리 죽 375 이건 내 몸이고, 내가 원한다면 나도 살 수 있어야 해 380 고위험자 앨리스 웡의 타임라인: 신탁 예언의 원형 388 복숭아 예찬 403 정상으로 돌아가지 말자 409 미래 Futu

Description

돌봄과 취약성, 상호의존에 관한 이야기는 우리의 과거이자 현재이자 미래이자 영원하다 견고한 비장애중심주의를 뚫고 비로소 당도한 통렬하고도 유쾌하며, 진중하고도 난삽한 삶의 진실, 그리고 지혜 ‘나’를 위해 지어지지 않은 적대적인 세계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 2023 노던캘리포니아 도서상 크리에이티브 논픽션 부문 수상작 ※ 영국 바벨리온 문학상 최종 후보작 ※ NPR(미국 공영라디오) 및 《커커스 리뷰》 선정 2022년 최고의 책 장애인권 활동가이자 장애 가시화 프로젝트의 창립자로 여러 매체를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앨리스 웡의 첫 단독저작.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소통과 협업, 팟캐스트, 동료 활동가들과 함께 작업한 에세이집 등을 통해 장애인 당사자들의 다양한 삶을 아카이빙하고, 장애 관련 문화 콘텐츠를 창조해왔다. 요컨대 이런 식의 스토리텔링은 그가 지향하는 운동 그 자체이자 그것의 중요한 도구다. 첫 저서인 《미래에서 날아온 회고록》 역시 바로 그 스토리텔링 중 하나로, 일기와 에세이, 매체 기고글, 대화 및 팟캐스트, 사진, 그래픽, 그리고 여러 예술가들에게 의뢰해 받은 다채로운 작품들을 획기적이고 독창적인 방식으로 엮어냈다. 이 책에서 앨리스 웡은 정상성과 비장애중심주의에 대한 저항의식을 일관되게 견지하면서, 활동가의 삶을 꿈꾸지 않았던 자신을 그 길로 들어서게 한 무수한 계기들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 모든 이야기는 ‘모범적 소수자 서사’를 한참 벗어나 있고, 음식과 대중문화, 소셜미디어에 대한 못 말리는 애정과 덕후력, 팬데믹, 돌봄, 취약성, 상호의존, 미래, 권력, 창조성, 접근성, 필멸성, 미래 등 예상을 뛰어넘는 여러 화두들이 거침없이 펼쳐진다. 이 촘촘한 이야기망은 장애인의 온전한 삶을 가로막는 이 세계의 모든 미세 장벽들을 포획하는 거미줄과도 같다. 이 탁월하면서도 난삽하고, 진중하면서도 호쾌한 회고록에서 독자들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다. 또한 일상을 조직하는 힘이 어떻게 운동이 되며, 그 운동이 어떻게 다시 삶을 바꿔내는지도. 무엇보다, 앨리스 웡의 이야기는 우리를 방구석에서, 침대에서, 주방에서, 화장실에서, 카페에서, TV 프로그램과 영화에서, 팟캐스트에서, 소셜미디어에서, 심지어 글쓰기에서 펼쳐지는 장애운동의 현장으로 데려다줄 것이다. ‘어쩌다’ 활동가가 된 뮤턴트의 기원 설화: 내가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1974년, 크립턴Cripton 행성에서 온 한 아기가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 교외에 당도했다. 여자 아기였고 중국계 이민자인 엄마 웡씨와 아빠 웡씨 부부의 소생처럼 보였다. …… 지구 중력의 힘 때문에 아기는 고개를 잘 들지 못했다. 그래서 네 발로 길 수 없었던 아기는 앉아 있는 단계에서 [기는 단계 없이] 걷는 단계로 직행했다. 어리둥절해진 엄마 웡씨와 아빠 웡씨는 아기를 데리고 병원에 갔고, 아기가 크립턴 행성에서 온 뮤턴트mutant라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29쪽) 근육장애의 일종인 선천성 근위축증을 가지고 태어난 앨리스 웡은 자신의 출생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이는 SF 덕후인 그가 직접 쓴 ‘기원 설화’로, 이 설화에서 그는 돌연변이를 뜻하는 ‘뮤턴트’나 불구를 뜻하는 영어 단어 ‘crip’에 착안한 ‘크립턴’이라는 언어를 통해 스스로를 발견하고 설명한다. 여느 아기들과 달리 기는 단계 없이 앉아 있다가 곧바로 걷는 단계로 넘어갔던 것은, 그 자신이 말하듯 네 발로 있을 때 목이 머리를 받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는 예후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유형의 근위축증을 진단받게 된다. 선천적인 장애 때문에 앨리스 웡은 약함, 결함, 병리, 비정상 같은 단어들과 늘 결부되어 살았다. 그것이 자신의 인간성을 어떻게 해치고 공격하는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어린 시절에도, 그런 단어들이 차차 힘과 저항의 원천으로 바뀌어가던 시절에도. 시간이 지날수록 장애는 점차 진전되었고, 여러 기계들을 주렁주렁 매달게 된 그의 신체는 점점 더 “사이보그로서” 진화해간다. 그는 걷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고관절 이형성증이 생겨 수술을 받았고, 그 때문에 수술 이후에는 뒤뚱뒤뚱 불완전하게 걸을 수밖에 없었다. 열네 살 때는 심각한 척추측만증으로 폐가 압박되어 척추유합술을 받았고, 수술 내내, 그리고 수술이 끝난 뒤에도 계속해서 기계식 호흡기에 연결되어 있어야 했다. 결국 그는 횡격막이 크게 약해져 영구적으로 호흡기를 쓰게 된다. “코끼리처럼 긴 코를 가진 앨리스 웡의 모습”,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보는 [이중형 양압기인] 바이팹BiPap을 착용하고 있는 그의 모습에는 이처럼 오랜 시간에 걸쳐 지속되어온 ‘호흡 투쟁’의 역사가 깃들어 있다. 그는 평생 기계식 호흡기(바이팹)를 착용해야 한다는 ‘판정’을 받았던 그 순간을 자신의 삶에 닥쳤던 또 한 번의 변곡점으로 기억한다. 난생처음으로 휠체어 이용자가 되었던 때처럼. 활동가나 사회운동가가 되는 것은 결코 꿈이나 장래희망일 수 없었다. 장애로 인해 여러 가지의 존재론적 위협을 중층적으로 안고 살아가야 했던 그에게 운동이란 자신이 선택하기도 전부터 삶에 이미 존재했던, 필연적인 ‘모드’였다. 장애에 적대적인 비장애중심주의적 세계가 그를 사회운동의 세계로 ‘징집’한 셈이다.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저는 늘 활동가였다고 생각해요. 비장애인의 세계에서 그저 살아가고 존재하기 위해서 말이에요.” 그의 이 말은 장애인차별과 장애인혐오가 만연한 이 사회에 대해 많은 것을 시사한다. 이런 세계에서 누군가의 삶은 삶 그 자체로 운동이며, 살아가는 매 순간들이 투쟁이다. 활동가가 되기도 전부터 장착되어 있던 활동가 모드는 그가 삶에서 유의미한 변화를 일굴 수 있도록 해주고,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고 그 존재에 충실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원동력이다. 앨리스 웡이 이 회고록에서 나누고자 하는 것은 아주 어릴 적부터 자신의 삶에서 길어 올려온 그런 지혜들이다. 접근성, 공동체와 사랑의 실천: 미국장애인법ADA을 넘어서 “제가 비장애인들에게 나눌 수 있는 메시지가 있다면, 접근성은 단지 미국장애인법을 준수하느냐의 문제를 훨씬 넘어선다는 걸 말하고 싶어요. 접근성은 우리 모두가 책임을 가져야만 하는 무언가예요. 그리고 접근성은 우리 모두가 이런저런 방식으로 서로에게 제공할 역량이 있는 것이기도 해요. …… 공식적인 기관만 책임이 있는 게 아니에요. 우리가 정말 진지하게 우리의 공동체를 소중히 생각한다면 서로에게 접근성을 제공할 수 있어요.” (82쪽) 장애인은 매 순간 “나를 위해 지어지지 않은 적대적인 세상”에 산다. 굳이 대중교통 접근성까지 논할 필요도 없이, 무언가를 먹고 마시는 아주 사소하고 평범한 행위를 할 때조차 그렇다. 이런 작은 접근성 하나조차 귀하고 힘들게 싸워서 획득해야만 한다. 앨리스 웡은 자신이 대학에 다니기 위해서만도 얼마나 많은 부침을 겪어야 했는지 이야기한다. 요컨대 첫 사회생활과 다름없었던 캠퍼스 라이프는 그가 접근성의 문제를 몸으로 직접 부딪히며 겪어나간 최초의 계기였다. 그가 대학에 입학했던 1992년은 고용, 공공서비스, 편의시설, 통신 및 교통수단 이용 등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고 장애인의 사회참여 권리를 보장하는 미국장애인법ADA(1990)이 통과된 지 2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그러나 장애인 당사자의 세세한 필요를 충족하기에 법은 듬성듬성했다. 심지어 사립학교들은 법을 느슨하게 적용할 수 있는 유연성을 허용받았다. “기본적으로 캠퍼스 전체에 내가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딱 하나뿐이었던 거야. 건물들도 휠체어 접근성이 없는 곳들이 있어서, 내가 수업을 들어야 할 건물들이 어디여야 할지에 대해 학교 측은 의식적으로 신경을 써야 했어. 내가 장애인 기니피그 역할을 하는 셈이었지. 어디를 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