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출간 의의 죽고 죽이는 야만의 시대를 고민한 정치철학의 정수, 관중과 공자를 다시 읽는다. “관중, 공자부터 한비자에 이르기까지, 국가의 번영이나 사회의 평화라는 정치철학적 주제를 숙고하지 않았던 철학자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제자백가로 통칭되는 중국의 모든 고대 철학자들의 일차적 관심사는 항상 정치철학이나 사회철학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후대에 만들어진 공자의 후광을 지우고, 제자백가 철학사를 다시 시작한다. 우리 시대 대표 인문학자 강신주의 본격 인문 저작 <제자백가의 귀환> 시리즈 2권은 『관중과 공자』다. 프롤로그 격인 1권 『철학의 시대』에서 제자백가 철학이 태동했던 시대적 사상사적 배경을 살펴보고 2권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제자백가와의 대화를 시작한다. 그 첫 번째는 관중과 공자다. 일반적으로 제자백가에 대한 통념은 공자를 제자백가의 시작, 나아가 중국철학의 시작으로 간주한다. 강신주는 이런 통념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다.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재상의 한 사람으로 평가된 관중의 정치철학적 통찰을 높이 평가하고 공자의 철학은 관중으로부터의 영향과 관중 정치철학에 대한 오독으로부터 탄생했다고 평가한다. 또 관중과 공자는 춘추전국시대를 양분한 두 가지 사유 경향, 법가 계열의 현실주의적 사유 경향과 유가 계열의 보수주의적 사유 경향의 원류로 평가된다. 강신주에 이르러 관중과 공자의 위상은 역전되고 이제 제자백가에 대한 긴 이야기가 시작된다. 정치철학의 정수, 관중의 국가주의 철학 수많은 제후국이 패권을 다투던 춘추전국시대, 제나라를 춘추시대의 첫 번째 패권 국가로 만든 관중은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재상이자 출중한 정치가로 기억된다. 입신양명을 꿈꾸던 당시의 지식인들은 관중의 성공을 선망했고 관중을 롤모델로 삼았다. 강신주는 관중에게 단순한 정치가가 아니라, 급변하는 당시 정국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과 국가과 민생에 대한 냉철한 현실주의 철학을 보여준 정치철학자로서의 위상을 부여한다. 상인과 군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치의 비밀을 꿰뚫고, 피지배계급인 민중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국가의 역량으로 조직해나갔다는 점에서 관중 정치철학의 힘이 평가된다. 패업을 꿈꾸던 제자백가 지식인들에게 관중의 정치철학은 숙고하고 넘어서야 할 필수 과목이었다. 다만 강신주는 관중이 보여준 국가주의 철학을 민중을 착취하고 억압하는 ‘목민牧民’의 논리로 비판하며 관중의 반대편에서 자유를 옹호하며 반국가주의 철학을 펼친 양주와 장자 등 아나키즘 계열의 철학자들을 부각시킨다. 내면의 철학자 공자의 맨얼굴 동양철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공자는 강신주에게 불운하고 시대착오적인 한 명의 사상가일 뿐이다. 강신주는 공자가 춘추시대에 아무런 정치적 사상적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으며 춘추전국시대 이후 한 제국에 이르러서야 후대의 역사가들에 의해 공자의 사상이 통치 이데올로기로 동원되면서 지금의 위상이 만들어졌다고 평가한다. 공자의 철학은 관중의 성공에 대한 선망과 정치적 좌절로부터 승화된 것이고, 당시 격동하던 정치경제적 현실과 유리된 관념의 세계를 구축하면서 완성되었다. 공자 철학의 핵심인 ‘예’는 과거 서주 시대의 전통을 복원하려는 복고적인 시도였고, 입신양명을 기대하고 공자의 문하에 모여든 수많은 제자들은 공자의 관념 철학에 빠져들게 된다. 강신주는 공자 철학의 핵심 개념인 ‘예’와 ‘인’의 핵심적 내용과 사상사적 맥락을 짚어내며 공자 철학의 보편성과 한계를 설명한다. 또 공자 철학의 자기 재판의 이미지, 타자를 배제하는 유아론적인 사유를 비판하고, 현실 정치에 개입하려던 철학적 의도가 수양론이라는 현실 초월의 논리로 왜곡되어 발전하는 것을 지적하며 공자와 유학 사상의 맨얼굴을 보여준다. 『관중과 공자』 주요 내용 1부 ― 관중: 패자가 되는 방법 1부는 춘추시대 최초의 패권국가가 되었던 제나라의 역사와 관중의 개인사가 관중 정치철학의 핵심적 내용들과 맞물리며 전개된다. 주나라에 의해 축출당했던 강족의 제나라를 중심으로 춘추시대 역사가 흥미진진하게 전개되고, ‘관포지교’라는 고사성어가 나오게 된 관중의 파란만장했던 개인사를 설명하며 관중의 현실주의적 정치철학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보여준다. 시대를 평정한 관중의 정치 행위 속에 담겨있는 정치철학적 통찰력과 그 한계를 되짚어보며, 춘추전국시대를 선도한 관중 정치철학의 의의를 평가한다. 2부 ― 공자: 중국철학의 시작 2부는 평생 예를 받들고 살았던 공자의 출생 비화부터 시작해 공자가 활동하던 시대의 사회상과 공자 철학의 핵심 개념을 연계하여 설명한다. 성공한 지식인이었던 관중에 대해 선망과 부정이라는 양가감정을 지녔던 공자는 관중과 마찬가지로 패업의 꿈을 꾸며 천하를 주유한다. 공자는 과거 시대인 서주 시대 귀족층의 가족 질서의 논리이자 사회 체제였던 ‘주례’를 뼛속 깊이 내면화하고 그것을 체계화하고 완성하는 데 평생을 바친다. 전쟁과 혼란으로 현실주의 정치철학이 지배하던 시대에 뒤떨어진 ‘예’의 현실 적용이 좌절되자 공자 사상은 내면의 논리를 세우는 철학으로 승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