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석범

People and Meat (英題)
平均 3.8
2025年10月09日に見ました。
<사람과 고기>를 보며 눈길이 갔던 장면들은 노인 삼인방에게 주변 인물들이 보여주는 호의들이다. 오르막길, 빠른 속도로 달리는 바람에 우식의 리어카와 부딪힐 뻔 하지만 곧이어 내려 뒤에서 밀어주던 퀵기사, 할머니 화진(예수정)의 연금을 사실상 빼앗다시피 했지만 나중에 할머니가 곤란에 빠지자 고깃값을 계산해주고 패악질을 부리는 사장에게 맞서는 손자까지. 이들은 모두 어딘가 이기적으로 보이면서도, 동시에 인간적인 이면을 보여주는 인물들이다.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은 아마 ‘인간의 존엄성‘을 국가가 제도가 복지가 어떻게 유지시키냐에 있다. 복지의 목적은 단순한 생존 보장이 아니라, 그러한 지원을 통해 ‘인간다운 삶’과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데 있다. 이를 잘 드러내는 인물이 바로 ‘우식(장용)‘이다. 그는 극중 상습적으로 행하던 고깃집에서 ‘먹튀’를 중반부 포기할 기회를 얻는다. 하지만 우식은 포기하지 않고 이 범죄를 계속하기 위해 화진과 형준(박근형)을 설득한다. 우식은 ‘먹튀’에서 재미를 느낀다. 아니, 살아있음을 느낀다. 최저수급을 받으며 가족도 없고 생계가 곤란한 세 노인은 이런 범죄 행각을 통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활력을 회복한다. 정작 이런 기능을 제대로 가졌어야 할 복지를 통해서가 아니라. 후반부, 우식이 대한적십자사 직원들과 함께 수의를 받으며 사진을 찍는 장면을 생각해본다. 적십자사 직원들이 가져온 수의를 선물하는 이유는 ‘노인들이 가장 받고 싶어하는 선물 1위’라는 명목 때문이다. 사실상 모욕적인 방식인데 행정기관이 서류 제출을 위해 수행하는 ‘보여주기식 복지’때문에 심지어 사진을 찍기도 한다. 마지막에 화진(예수정)과 손자가 짧게 포옹하는 장면 역시 마음에 남는다. 군 입대를 앞둔 손자에게 뭔가 맛있는 것을 먹이거나 시간을 보내는 대신, 둘은 돈이 없어 짧은 포옹으로 작별을 대신한다. 그 장면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지만, 동시에 씁쓸함이 짙게 깔려 있었다. 영화 속에서 노인 삼인방에게 호의를 베풀었던 조연들이 이기적으로만 보였지만 비난을 하기 어려웠던 이유에는, 이들 역시 각자의 생존 경계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퀵기사는 노동 사각지대에, 손자는 비싼 등록금 때문에 휴학을 하고 군대에 갈 수밖에 없는 처지다. 자원이 한정된 사회에서 이런 개인들이 여유를 잃고 이기적으로 변하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럼에도 그들이 보여준 사소한 호의는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단편적이고 보여주기식의 ‘우리가 해냈습니다, 간병 수당 70만원!’식의 복지 성과를 내세우는 현수막을 걸게 아니라, 정책과 정책 사이의 맥락을 촘촘히 연결하는 지속적으로 복지를 지원하는 체계가 나와야 하지 않을까? 노인, 노동자, 취약계층이 자기 삶의 서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복지 구조말이다. <사람과 고기>는 그 점을 날카롭게 보여주는 영화였다. 관객들이 사회 복지의 맹점을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며, 정책의 문제만이 아니라, 공동체와 개인이 타인의 어려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도 명확히 던지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