レビュー
ithilien

ithilien

3 years ago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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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과 머저리

本 ・ 2010

平均 3.6

어릴 적 이청준을 읽었을 때는 머저리보단 병신이 낫지 않느냐. 나는 병신이 되련다는 구절을 머리속으로 되뇌었다. 뭔가 머저리보단 병신이 나아 보여 그랬던 것 같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동생에 동일시 하기에는 그 공허함이 너무 견디기 어려웠던 것 같다. 형의 분명한 고통과 죄는 글쓰기로 스스로를 구원하려 할 수 있는 선명한 것이지만, 동생의 그것은 뿌연 담배 연기 같아서 잠깐 등장 했다 잔상도 없이 사라지는 요사스러운 것이다. 존재의 팔이 잘린 형은 자신의 잘린 팔을 봉합할 수 있지만, 존재의 심부가 텅하니 비어있는 동생의 영혼은 회복할 길이 없다. 왜냐면 그건 애초에 상처가 아니기 때문에다. 텅빈 자기는 그저 채워야 하는 구멍 같은 것이다. 세상의 모든 머저리들이 조금씩 자신을 채워나가는 삶을 가만히 상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