レビュー
이 드라마의 남자주인공이 '마초적'이어서 문제가 있다는 비평을 여럿봤다. 오히려 반대다. 남자주인공의 여성을 무시하는 발언, 다소 폭력적인 행동들은 나중에 그를 바꾸기 위한 작가의 장치였다. 드라마는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아니 어쩌면 초반부부터 남자주인공의 '마초적 모습이 누구에 의해 어떻게 붕괴되는가'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고 있다. (그는 여성만이 걸리는 유방암에 걸린다거나, 여성의 감정으로 여겨졌던 질투를 하면서, 조금씩변하게 된다.) 화신의 폭언은 로맨틱한 분위기를 만들거나 미화되지도 않는다. 젠더적 문제를 굉장히 섬세하게 다룬 드라마인데, 작가의 의도를 완전히 반대로 해석하는 기사를 쓰다니... 이건 마치 내부자들과 같은 영화에 부패한 인물이 나온다고 해서 정치도덕적 감수성이 떨어지는 영화라고 비판하는 것과 같은 격이다. 다음은 14화까지 본 기준에서, 내가 느낀 이 드라마가 젠더적 문제를 다뤘던 지점들이다. 길고, 스포일러도 있음! 1. 표나리따위는 개무시하고 마초같이 굴던 이화신이( 남자다움 강조함, 여성들에게 소리지름, "계집애들"이라며 무시함) '유방암'에 걸림. 화신은 자기가 유방암 걸린걸 알면 남들이 (여성에게 그러했듯) 자신을 개무시를 할 것이라며 두려워한다. 그는 여성병원을 드나드는 일이 '남자로써' 쪽팔리다는 둥 유난히 소란스레 수치심을 느낀다. 여성을 상징하는 핑크빛 여성의학 병동에서 괴로워하고 몸부림치는 화신이의 모습은.. 화신이가 갖고 있던 남성성이 여성성에 의해 붕괴되는 모습을 유머러스하게 상징한 것이다. 화신이의 마초성이 변화하는 것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다. 2. 당시 화신은 많은 사람들에게 외면당하는데 그 중 하나가 표나리다. 삼년간이나 화신을 짝사랑 하던 표나리는 화신의 거만하고 이기적인 모습에 온갖 자존심이 다 무너진 이후 더 이상 그를 사랑하지 않기로 마음먹는다. 그녀는 이제 사랑받고싶은것이다. 반면 오히려 화신은 유방암병동에서 표나리에게 마음이 열리기 시작한다. 이제 마음이 열리려고하는데, 그녀는 등을돌린다. 자신의 행동이 초래한 일이다. 그는 괴로워한다. 마초적 모습으로 인한 주변으로부터의 외면과, 남성성이 붕괴되는 모습이 병동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 더불어, 화신에게 욕을 하고, 화신을 외면한 등장인물은 모두 여성이다. 그의 어머니, 그의 조카인 빨강이, 형수 두명, 표나리. 3. 나리가 화신을 외면하고 사랑에 빠진 인물은 부드럽고 자상한 고정원씨. 즉 화신의 기존 성격과 정확히 반대되는 인물. 13화 나리의 대사에서도, "고정원씨는 이런 점 이런 점이 멋지다. 기자님은 딱 그 반대"라는 내용이 나온다. 끊임없이 무너지는 화신.. 4. 드라마 속에 나오는 여성 캐릭터들이 다 좀 세다. 반면 남성들(도 만만치 않지만)은 상대적으로 고분한 편이다. 고루한 일일 드라마에서 남편이 반말로 소리 치면 아내는 존대말로 죄송하다 머리를 조아리는 보수적인 풍경(70년대가 아닌 지금도 이런 드라마가 종종 있다지....)을 마치 미러링처럼 일부러 뒤바꿔 풍자를 하려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어떤 식이냐면, (1) 이성재가 연기하는 락셰프는 무성애자다. 남성은 성적욕망이 강하다는 속설을 부숴주는 캐릭터다. 여기에, 아주 드센(?) 여성캐릭터인 계기자와 방자영이 락셰프에게 아주 적극적으로 대시를 하다가, 그가 무성욕자인 것을 알고나자 둘 다 그에 대한 대시를 과감히 멈춘다. 중년배우의 분위기를 힘입어 자신의 성적욕구를 이해하고 중요시하고, 주체적으로 사고하는 여성들의 모습이 매우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반면 락셰프는 꼭 스킨쉽이나 관계가 중요하냐, 마음만으로도 아름다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기존 남성 캐릭터와 좀 다르다. (2) 계기자와 방자영 아나운서는 둘다 방송국에서 자신의 실력으로 높은 자리까지 올라 인정받은 여성들이다. 뉴스관련 회의를하다보면 남성 보도국장 캐릭터나 이화신기자와 부딪히는 씬들이 나오는데, 절대 꿇리지 않는다. 여성이라서 말을 무시당하거나 하는 모습이 없다. 기억에 남는 씬이, 계기자가 방송중 사고로 방송국 사장의 전화를 받는데, 단순히 죄송합니다를 하는게 아니라, 사장에게 따박따박 논리적으로 자신의 할말을 다 하며, 사장님이 왜 나에게 화를 내냐는 식으로 오히려 뭐라고 한다. 그리고 시어머니에게도 할말 다 한다. 참신한 장면이었다 (3) 여고생 빨강이는 남자들에게 의존하거나 휘둘리지 않는다. 사랑을 갈구하긴 하나 꽤 능동적인 방식이다. 애교도 없다. 여느 드라마에서 처럼 귀엽거나 어리광부리는 방식으로 사랑스럽게 그려지는 여고생 캐릭터가 아니다. 그럼에도 친구인 남자들은 빨강이를 사랑한다. (4) 자기 쪼가 매우 강한 이화신 기자가 막말을 하거나 성질을 내면, 홍혜원 아나운서는 더 되받아친다. 방송에 내보낼수없는 쌍욕으로 화답한다. 절대 꿇리지 않는다. 5. 표나리는 사랑만 생각하는 여자주인공이 아니다. 보다 자신의 커리어에 관해 계속 고민하고 갈등하고 꾸준히 노력한다. 그녀는 부모님이 안계서 동생을 챙기는 가장이기도하다. 그녀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바로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이기도 하다. 6. 그러나 이런 여성 캐릭터들이 꽤나 강하다고 해서 현실의 모든 젠더 차별을 이겨내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캐릭터들이 많다. 그런 점이 이 드라마에서 이런 연출이 가장 흥미롭고 맘에 든다. 이런 여성과 저런 여성이 공존하고 있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 뭐가 지향이고 뭐가 지양인지도 가려서 보여주기 때문이다. 가령 (1)재벌에 시집을 가 남편의 사랑을 받지도 못하는데 아들에겐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는 최화정 역할은, 주체적 여성상이 아니다. 보수적 가치관과 젠더차별적 생각을 그대로 갖고있는 인물인데, 드라마에서 입지가 좋지못하다 다들 싫어하니까. 그녀는 젠더 이데올로기의 피해자이자, 동시에 이를 되물림하는 가해자인 캐릭터다. 금수정 아나운서도 비슷하다. (2) 기상캐스터에게 몸매를 강조하는 남성 직원들, 미스코리아출신을 예뻐하는 남성직원이 있다. 어떤 기사에서는 이런 장면이 나오기 때문에 이 드라마가 젠더감수성이 부족하다는데.. 그랗지는않다 누가봐도 얼간이같은 캐릭터들로 나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일단 여성 기상캐스터들은 몸매를 강조하는 연출에 동조할 수밖에 없다. (이때 계기자 등은 이를 비판한다) (3) 계기자와 방자영은 성공한 여성 커리어우먼이지만, 엄마로서는 실패했음이 이 드라마에서 매우 강조되어 나온다. 딸을 정말 사랑하지만 일때문에 혹은 시어머니때문에 혹은 이화신때문에 엄마 역할을 하지 못하고, 직장에서는 큰 소리 뻥뻥 자기 의견을 이야기하지만, 딸 앞에서는 울먹이는 바보가 된다. 아직까지 우리사회에서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란 미션임파서블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7. 이화신 기자가 변한다. 드라마의 컨셉 상으로는 '질투'라는 감정때문에 화신이가 변하는데, 실은 더욱 복잡미묘한 과정이다. 일단 '질투'도 보통 드라마에서 여성들이 자주 채택했던 감정이라는 점에서 화신에게 질투를 씌운 작가님의 의도도 있고, 나아가 화신은 자신을 챙기는 표나리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감정 따위를 느낀다), 동시에 자신의 커리어를 꾸준히 추구하는 표나리, 그리고 자신에게 더이상 굽신(?)대지 않고 따박따박 자기 생각을 말하는 표나리에게 매력을 느낀다. 그를 외면한 그녀를 사랑하게 되면서, 화신은 꾸준히 과거에 자기가했던 행동을 되뇌이고, 후회한다. 남성의 변화다. 자신의 거만함과 주변에 대한 무지를 인정하고, 변화함으로써 화신은 행복해질 것이다. 아니, 현재 화신은 변화해야만 행복해질 수가 있다. 변화 중인 화신은, (그에 대한 결실로?) 14화에서는 나리와 키스를 했다. 이제는 여성병원도 혼자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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