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lice
4.5

アーケイン シーズン1
テレビ ・ 2021
平均 4.2
게임 원작 영상물의 ‘징크스’를 깨다. 올해 최고의 애니메이션. 1. 카툰 랜더링 기법을 사용하는 애니메이션이되, 전통적 영화 기법의 장점들을 두루 수용하였다. 인물들의 움직임, 표정이나 무대 활용, 카메라의 보편적인 움직임은 전통적인 영화 기법을 주로 따르고 있다. 일부 감정묘사나 이팩트(타격효과), 전투 장면 등 박진감 넘치는 묘사가 필요한 부분들에서는 애니메이션적인 과장법과 특수효과를 적절하게 활용하였다. 2. 이 작품의 영화적 연출법은 상당히, 아니 대놓고 세련되었다. 첫화의 패싸움 액션만 보아도 슬로우 모션의 사용이나 카메라 앵글과 이동, 줌인 줌아웃을 쓰는 방식, 구도 잡는 법 등 이전까지의 만화 원작 영상물이 보여주었던 조잡한 영상미와는 궤를 달리하는 완성도를 보여준다. 2화 중반부 집행관의 아지트 침입부터 도망치기까지의 장면도 대단하다. 3화의 액션은 말할 것도 없다…. 액션씬을 제외, 전반적인 자연스러운 컷 전환이나 구도 설정에서도 노련미가 느껴진다. 3. 사운드와 비주얼 역시 뛰어나다. 완성도 높은 사운드 트랙들, 특히 이전부터 LOL이 테마곡에서 즐겨 사용했던 헤비한 일렉튠 사운드가 종종 등장해서 귀를 즐겁게 해준다. 게임 일러스트에서 보여졌던 환상적인 배경 묘사는 상상 이상으로 세밀하고 조화롭게 그려져 있다. 장면 장면을 멈추고 살펴보면 로케이션 구성에 정말 많은 공을 쏟았다는게 느껴진다. 단순히 예쁘고 멋있는 풍경을 넘어, 실제 주민들의 생활을 반영하는 것 같은 독창적이면서 디테일한 소품 구성까지 몰입을 도와준다. 비주얼에서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강렬한 네온 컬러의 활용이다. 이는 K/DA 뮤직비디오에서 보여준 바 있는 라이엇의 장기로, 과감한 색 선택+ 컴퓨터 그래픽을 통한 형광 이팩트를 사용하여 신선하면서도 대체불가능한 LOL 세계관만의 이미지를 각인시킨다. 이런 미래지향적인 색상들로 지하도시라는 음침하고 낙후된 공간을 묘사하는 방식은 블레이드 러너나 공각기동대가 떠오르는 동시에 둘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4. 이야기를 펼쳐내는 방식인 내러티브도 원숙하다. 한편 한편 안에서도 충분히 효과적인 기승전결을 가지면서 기가 막힌 완급 조절을 보여주면서 전체를 놓고 보았을 때도 막간의 질적인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다. 5. 각 인물들의 분명한 가치관(이를 드러내는… 대사!)과 그들 간의 뚜렷한 관계성은 모에 없이도 개개인을 대단히 매력적으로 만들었다. 자매 (바이 - 파우더) / 숙적이 된 동지(밴더 - 실코) / 아버지와 딸 (밴더 - 바이, 실코 -징크스) / 우정 (제이스 - 빅토르) / 선현과 젊은 천재의 대립 (제이스 - 하이머딩거) / 이상과 현실 (제이스 - 멜) 등등….. 신념이 뚜렷한 인물들이 서로 협력하고 충돌하며 일으키는 갈등의 양상은 첨예하고 입체적이다. 상황의 변화가 입장의 차이를 만들고, 이것이 인물 사이의 관계를 변형시켜 결과적으로 전체 서사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가는지 너무나도 잘 그려져있다. 6. 허나 원작을 모르는 채로 작품을 보았을 때 인물들의 행동 동기나 사건의 개연성이 설득력 있게 다가올지는 의문이 든다. 2막의 케이틀린과 바이의 관계에서 이러한 흠을 단적으로 드러난다. 9화 분량의 애니메이션 치고는 알아야할 등장인물들도 많고 각각의 행동 동기가 제각각이라 다소 산만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반대로 원작 팬이라면 거의 반드시 보기를 추천한다. 캐릭터들의 가치관과 후사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 상상 이상의 감동과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1, 2, 3에서 어린 아나킨의 모습을 보며 느낀 설렘과 불안이 공존하는 그 미묘하면서 충격적인 감상을 이 작품에서도 파우더를 통해 느낄 수 있다. + 단점을 하나 더 덧붙이자면 의외로 무겁고 잔인하다. 19금 작품들 만큼 서슴없는 폭력성은 아니지만, 피 정도는 거침없이 튀고 살점에 박힌 유리파편, 철골에 관통상을 입은 인물 등이 미화 없이 비춰진다. 갈등은 심오하고 인물들의 퇴장에도 가차없는 편이다. 12.3.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