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나브로
1 year ago

Harvest (原題)
平均 3.1
자신들과 동조하지 않는 이를 손쉽게 적대자로 간주하는 이분법적 논리는, 정과 반 사이의 중간지대를 인지하지 못하는 빈곤한 상상력에서 기인한다. 그렇기에 월터는 서로에게 배타적인 양 진영의 사이에 놓여있을 절충안을 필사적으로 탐색한다. 카메라 또한 핸드헬드, 스테디캠, 오블리크 앵글 등을 자유로이 오가며, 마치 토지를 하나의 지도로 축소시켜버리는 버즈 아이 뷰 이외의 대안적인 관점이 있다는 듯이 호소하는 것만 같다.허나 형국은 양측이 토지에 부여하는 기표들간의 힘겨루기로 변모해간다. 자신의 고향땅에서 경작과 약초의 가능성을 보았던 월터와 토착민들의 비전은, 이를 양모와 대규모 거주지로 환원시키고자 하는 지주 측의 기표들로 뒤덮일 위기에 처한다. 결국 중재안은 마련되지 못하였기에 중간자들은 엄벌을 받게 된다. 얼은 영지를 기표덩어리로 더럽힌 죄로 인해 규탄받고, 내내 중재자로서 무력했던 우유부단한 켄트는 결국 암묵적으로 사촌의 편에 동조함에 따라 고향친구를 잃어버린다. 누구보다도 가혹한 운명에 처하게 되는 것은 월터인데, 그는 황폐화된 토양이 기름질때까지 고향땅에 예속되는 시지프스와도 같은 운명에 놓인다. 하지만 반대로 양 진영이 후퇴한 토지 위에 홀로 남은 그만이 회색지대의 수호자였음을 역설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오프닝부터 발로되었던 땅에 대한 고집스런 애정은, 되려 월터를 가장 포용력 있는 자로 화하게 하였다.